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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말만 계속하던 친구가 있었다
게시물ID : lol_4216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민서아빠뉨
추천 : 14
조회수 : 870회
댓글수 : 33개
등록시간 : 2013/12/27 16:26:40
30대 중반인 우리 나이에 게임을 한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 눈에 그리 좋은 광경은 아니라는걸 우리 역시 알고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참 게임을 좋아했다
 
대학시절 와우부터 지금 롤에 이르기까지..
 
나이가 있으니 결혼 역시 하였고 퇴근시간 후에 롤을 한다고 해도 저녁을 먹은 후 아이들과 놀아주고
 
빨리 잠을 재운후에야 할수 있었고 또 게임에 집중한다고 아내와 대화가 없어지면 용돈삭감의 기적을 맛보기에
 
아내가 드라마를 보는 11시까지 모든게임을 마무리하여야 하였다
 
고로 게임을 할수 있는시간은  기껏해야 하루에 2~3판이었다
 
그래도 친구 두녀석과 보이스를 연결해 낄낄대며 노말을 돌리는것은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리는 아주 좋은 원동력이 되었다
 
게임은 게임으로 끝나야 한다는게 우리의 평소 지론이었고 게임도중 '아 머 좀 하지' 이정도의 투정은 있었으나
 
게임으로 인해 다툼이 있거나 한적은 없었기에 항상 웃으며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한녀석이 랭겜을 해보고 싶다더니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는게 아닌가
 
그러더니 자기가 실버4로 배치를 받았다고 우리에게 자랑을 시작하였다.
 
우린 축하해 주었고 그녀석은 '아직 난 늙지않았어' 라며 뿌듯해하였다
 
녀석은 랭겜에 재미를 들린듯 하였지만 우리와 함께하는 노말게임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하였고 우리의 일상은 계속 되는듯 하였다
 
하지만 노말과 랭겜의 차이를 느낀것인지 점점 우리에게 지시를 하기 시작하였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랭겜에 맛을 본녀석은 롤을 시작한지 6개월이 안되었고
 
지적을 당하고 있는 나와 내친구는 2년째 노말에서만 살고 있는 노말충이었다.
 
노말보다는 랭겜이 수준이 높다고 알고있던 우리였기에 그녀석의 지적을 왠만하면 다 받아주려고 했지만
 
날이갈수록 심해지는 지적질에 점점 가슴속에 무엇인가가 쌓여만 갔다.
 
그러던 어느날 계속 되는 지적질에 폭팔한 친구녀석이 한동안 따로 하자며 토크온에서 일방적으로 나가버렸고
 
지적을 하던 녀석은 무안했지만 알량한 랭부심으로 아무말을 하지않고 그렇게 우리의 그날 노말은 끝이났다
 
다음날 친구녀석 둘다 접속을 하였지만 둘다 나의 게임초대는 받지않고 그냥 따로 하자는 메세지만 보내는걸로 보아
 
한동안 이 냉전의 기세는 계속 될것같았다
 
그리고 난 2주에 걸쳐 다른 지방의 교육과 출장으로 롤에 접속조차 하지못하고 그때의 일을 잊어가고 있었다
 
길었던 교육과 출장의 끝에 난 친구들과의 소주한잔이 간절히 생각났고 바쁘다니 피곤하다니 하며 자리를 빼는 친구들에게
 
3분짜리 욕을 처먹여주고선 자리를 함께할수 있었다.
 
14년이 된 친구들이었기에 그때의 일같은건 까맣게 잊고 함께 곰장어와 소주 반병씩을 들이부었고
 
기분이 좋아진 우리는 2차를 어디로 갈까 하며 궁리를 하다가 오랜만에 롤이나 하자하며 피씨방을 찾아갔다
 
부팅을 시작하며 랭겜을 하던 녀석은 '야 이제 너희도 랭겜좀 해라'하며 또 속을 긁어댔지만 숙취해소 음료나 사와라 하며 무시하였고
 
녀석이 나간 사이 나의 노말친구는 내어깨를 두드리며 자신의 개인정보창을 보여주며 환하게 웃었고 나또한 그것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음료를 사러간 녀석이 왔고 노말친구의 개인정보창을 보며 똥씹은 표정을 지을때
 
난 느낄수 있었다 '오늘은 참 기분좋은 게임을 할 수 있겠구나'라며..
 
 
나의 노말친구의 개인정보창에는 배치고사 10전 10승에 빛나는 금장뱃지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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