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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사랑의 시 - 여든 번째 이야기
게시물ID : lovestory_703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7
조회수 : 131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11/24 16:35:54
출처 : http://www.poemlove.co.kr/bbs/board.php?bo_table=tb01&wr_id=406&page=2987
BGM 출처 : http://bgmstore.net/view/HX5vQ



6.gif

김재진, 따뜻한 그리움



찻잔을 싸안듯 그리움도
따뜻한 그리움이라면 좋겠네
생각하면 촉촉이 가슴 적셔오는
눈물이라도 그렇게 따뜻한 눈물이라면 좋겠네
내가 너에게 기대고 또 네가
나에게 기대는
풍경이라도 그렇게 흐뭇한 풍경이라면 좋겠네
성에 낀 세상이 바깥에 매달리고
조그만 입김 불어 창문을 닦는
그리움이라도 모락모락
김 오르는 그리움이라면 좋겠네






7.gif

이형기, 낙화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8.gif

김광규, 달팽이의 사랑



장독대 앞뜰
이끼 낀 시멘트 바닥에서
달팽이 두 마리
얼굴 비비고 있다

요란한 천둥 번개
장대 같은 빗줄기 뚫고
여기까지 기어오는데
얼마나 오래 걸렸을까

멀리서 그 그리움에 몸이 달아
그들은 아마 뛰어왔을 것이다
들리지 않는 이름 서로 부르며
움직이지 않는 속도로
숨가쁘게 달려와 그들은
이제 몸을 맞대고
기나긴 사랑 속삭인다

짤막한 사랑 담아둘
집 한칸 마련하기 위하여
십년을 바둥거린 나에게
날 때부터 집을 가진
달팽이의 사랑은
얼마나 멀고 긴 것일까






9.gif

서정윤, 꽃에게



내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을 때
그는 생명을 잃고 비틀거리고

너의 아름다움에
내가 손 내밀었을 때
너는 이미 내 손을 의식하고
내가 원할 것같은 곳으로 움직여
자신의 눈빛을 잃어버렸다

내가 너를 가지지 않음으로
너는 내 속에 꽃으로 피어
영원히 가질 수 있다

너를 위해 너를 보내고
나는 너를 가진다






10.gif

이외수, 진달래 술



생각납니다
폐병 앓던 젊은날에는 양지바른 산비탈
각혈한 자리마다 진달래가 무더기로 피었지요

지금은 주름살이 깊어가는 지천명
부질없는 욕망은 다 버렸지만
아직도 각혈같은 사랑만은 버리지 못했습니다
술 한잔 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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