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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bestofbest_7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ichi
추천 : 153
조회수 : 5464회
댓글수 : 85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4/02/12 00:17:40
원본글 작성시간 : 2004/02/12 00:17:40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에 사는 한 여고생이에요. 여러분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닭장사가 안 되어서 자살한 30대 닭집 주인 아실꺼에요... 정말 남일 같지 않더군요...저희 부모님도 닭집을 하시니까요... 지금쯤이면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눈치를 채셨을거에요... 갑자기 불어닥친 조류독감 때문에 닭이나 오리의 수요가 급격히 감소되어서 저희 집도 하루에 닭 3 마리 팔기가 힘들고 어떨 때는 한 마리도 안 팔리는 때가 있죠... 하지만 조류독감이 처음 발생한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닭의 수요가 평소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해요. 조류독감 걸린 닭이더라도 40도 이상 되는 온도에서 조리해서 먹으면 괜찮으니까요. 그러니까 제발 닭 사 먹어주세요... 저희 집은 2년 전에 친동생의 꼬임에 넘어가신 아버지가 지금까지 고생고생 모아온 돈들을 가지고 사업하신다고 1년 동안 외국에 가셨다가 빈털털이로 돌아오셨어요. 그때 정말 얼마나 기쁘고도 슬펐는지... 아버지가 돌아오셨다는 사실에 기뻣지만... 거기서 얼마나 고생을 하셨는지 볼이 움푹 패이고... 정말 빼빼 마르셔서 돌아오셨어요... 하지만 가족을 정말 사랑하는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를 용서하시고 집안 살림을 어떻게든 일으키시려고 빚을 내서 닭집을 시작하셨어요. 정말 열심히 일하셨어요... 새벽 3시가 되어서는 들어오셔서는 피곤에 찌든 채 잠자리에 드셨어요... 그런데도 저희가 걱정할까봐 앞에서는 힘든 기색 내지 않고 웃으시고는 뒤로는 정말 많은 눈물을 흘리셨어요... 고등학생인 딸과 중학생인 아들을 위해서... 그런 부모님들의 노력에 그럭저럭 먹고 살수 있었지요... 하지만 갑자기 조류독감이 유행하기 시작해서 닭이 팔리지 않는 거 에요... 안 그래도 경제가 안 좋아서 잘 팔리지 않았는데... 이럴 때 부모님께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아파요... 부모님께 도움이 되 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바보 같은 저는 집안 사정 뻔히 알면서 고3이 되어서 갑자기 미술을 시작한다고 해서 집안에 더 부담이 되고 있어요... 하지만 정말로 미술을 하고 싶으니까... 그만 둘 수가 없습니다... 정말 미칠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 아무 도움이 되 드릴수가 없어서... 이런 바보 같은 제 자신이 밉고 또 밉습니다... 여러분...제가 동정심에 호소하려 한다고 비웃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비웃으셔도 좋아요... 바보 같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것뿐이니까요... 여러분 닭 먹어도 괜찮으니까... 닭 제발 사 먹어주세요... 제발이요... 그리고 읽으신 분들은 수고스럽겠지만 다른 곳에도 이 글을 복사해서 올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어요.... 글재주가 없어서 두서없이 적어 버렸네요....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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