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통의 메일에서 시작된 오유를 기억하시는분이 몇이나 있을까요.. 그땐 이런 홈피도 없었고 그저 매일같이 보내시는 운영자님의 유머메일이 전부였지요.. 그래도 작은 페이지 하나에 불과하던 오유에 가보면 늘 지난 메일들을 링크시켜놓고 하루에 한번씩 꼬박꼬박 어디서 그렇게 재미있는 유머를 구하시는지 고등학교 시절 저에겐 하루 한번 웃음을 주던 유일한 추억이었답니다.. 그리고 2년 전인가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가슴 아픈 마음으로 쓴 시같지도 않은 시를 그저 아무생각 없이 보냈던 저에게 글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오유에 올려주셨던 걸 아직도 기억합니다.
살면서 수많은 미팅을 했지요... 한때는 6개월에 23번 넘게 했으니 뭐 이젠 미팅의 달인이라고 봐도... 쿠쿠..
그 미팅들 중 황당했던 그날의 일이 갑자기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벌써 5년가까이 된 일이군요...
4 : 4 미팅이 있었습니다. 우리 4명은 벌써 며칠 전부터 목욕재계하고 때 빼고 광 닦고 하여튼 엄청 기대하고 있는데 갑자기 여자측에서 연락이 오데요... 글쎄 사정이 생겨서 1명이 못온데지 뭐예요?
아무도 양보하기 싫은 상황이라.... 우린 생각끝에 어느 놈이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모두들 3만원씩 내자. 그리고 그 모은 돈 12만원은 미팅 당일 날 짤리는 놈 (팅긴 놈) 에게 주기로 하자. "
그 기발한 착상에 우린 모두 찬성했고... 결전의 당일 날..... 모두들 미쳐 있었습니다. 12만원에 눈이 멀어서 별의 별 짓을 다 했지요.(팅기기 위해ㅋ.ㅋ;;) 가래침 계속 뱉는 놈.. -_-;;; 담배연기 상대방에 확 내뿜는 놈... -_-;;;;; 아무 말도 안하고 조용? ?있다가 간간히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는 놈...-_-; 서로가 짤리기(팅기기) 위해서 엽기적노력을 다하고 있는데... 그때까지 얌전하게 앉아있던 한놈이 실수로 모자를 떨어뜨린 척 하데요. 우린 할말을 잊었습니다.@_@;;;;
미친쉐이........삭발을........... ㅠ.ㅠ
그 날... 삭발비 5000원으로 12만원을 벌어낸 내 친구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_-;;;;;;;
< 원작자를 알 수 없었습니다. >
오늘...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서로 다른 시간속에서.. 서로 다른 공간속에서.. 살아가던 두 사람이 만나서 사랑했는데 이대로 계속 함께 하기엔.. 너무 힘겨웠습니다. 모두가 원치 않는 우리들... 사랑 하나로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가기엔 저도.. 오빠도.. 버틸 자신이 없었지요..
오늘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서로 벌개진 눈을 하면서 잊지 말자고 최대한 웃는 얼굴로 헤어졌지만.. 많이 힘겨울 걸 압니다. 사랑한 만큼... 고통도 클 것이란 것을.. 우리 두 사람이 서로를 마주보며 웃을 수 있는 날은 이제 없을 거라는 걸 저도... 오빠도... 알고 있기에 많이 울었습니다..
부디 잘.. 살길 바랍니다. 담배도 이젠 예전처럼 줄이고.. 술도 많이 마시지 않기를.. 오빠의 그런 모습.. 저에겐 가슴 아픈 일이었거든요.. 아침밥을 습관처럼 거르는 것도.. 새벽까지 못자서 그 다음날 힘겹게 일어나지 않았음 합니다.. 이제는 제가 오빠를 사랑했던 그 모습 그대로 살아가길 바랍니? ? 그럼.. 저도 눈물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오빠의 얼굴조차 제대로 못보는 그런 못난 제가 아닌 당당하고 더 큰 가슴을 가진 그런.. 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빠도.. 그렇게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진부한 부탁이라는 것 알지만.. 행복하길 바랍니다. 오빠가 언젠가 행복해져서 이젠 널 잊었다고 말할 때까지.. 저는 오빠를 기다릴 것 같거든요. 돌아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그래도 기다려 볼테니... 그러니까.. 바보같은 절 위해서라도.. 행복해졌음 좋겠습니다. 꼭... 그래주었으면 합니다..
그 글을 읽고 많은 분들이 기운내라는 답문을 보내주셨죠. 그때, 운영자님께 꼭 감사하다는 말 꼭 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되지 못해 그리 못하였습니다. 요즘 오유.. 참 많이 변했더군요. 사람들도 많아졌고 오유의 초기 맴버로써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 만큼이랄까.. 안좋은 일도 많고 어떨땐 여기가 정말 오유인가 싶을 정도로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전 아직도 기억합니다. 시름에 빠져서 눈물만 글썽이던 그 날, 메일 창을 가득 채우던 사람들의 위로메일을.. 그 하나 하나를 읽으면서 웃음 짓던 그 날을.. 지금의 오유 분들의 마음이 그때와 다르지 않다는 걸요.. forever 오유! 전 항상 기다릴 겁니다. 오늘도 내일도.. 메일창에 어김없이 절 기다릴 한통의 메일을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