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 오늘따라 외롭네
뭐 외로운 사람들 한 둘 아니겠지만..
나는 항상 소수에 속해왔던 것 같다.
난 12년 동안, 그러니깐 학창 시절 거의 대부분을 은따로 지내왔던 것 같다.
내 성격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고2가 돼서야 깨달았지만
그리고 그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트라우마랄까.. 그건 남아있다. 남들 앞에서 자신이 없고 언젠가 나를 싫어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공포감이 남아 있다.
나는 성적으로 소수자에 해당한다. 나는 레즈비언이다.
부모님은 인정 많은 분이시지만, 그래도 이 사실만큼은 털어놓을 수 없다.
왜냐면 아빠가 목사님이시다. 이해를 해주시거나 못해주시거나를 떠나서
부모님의 고뇌로 어떻게 자리잡을지 예상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기독교인이다.
기독교 자체가 요즘 시대엔 아싸다.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기독교 좋아요~~ 라고 말하는 사람, 요즘 시대에 본 적 없다.
근데 난 기독교 내에서도 아싸다.
나는 레즈비언이다. 그리고 나이브한 기독교인들이 배척해버리는 과학과 철학을 좋아한다.
내 전공은 철학이다.
철학은 이 시대의 아싸 학문이다.
인문학 인문학하면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려 교양 정도로 참고하는 사람들이야 많지만
전공을 철학으로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학부 애들은 어느 학년이 되면 대거 전과를 한다. 대부분 사회과학대로..
심지어 석사 동기들도 보면, 대부분이 다른 분야로 나갈 준비를 한다.
근데 난 철학 내에서도 아싸다.
내 세부 전공은 영미 분석철학에 해당하는데
그 분야에서 기독교인들.. 보기 힘들다 .
국내 철학계는 많은 사람들이 과학을 배척하진 않으나 약간 한 발 물러서서 보는 자세를 가지고 있지만
나에게 그런 마인드는 별로 없다 .
다른 세부 전공자들 중에는 성적 소수자들이 좀 보이지만 이 분야에서는 그닥.. 나밖에 없는듯?
그리고 전공자들 대부분이 남자.
오유. 오유 좋다ㅎ
근데 오유에서 기독교 얘기 나오면 무서워서 클릭 못하겠음.
휴.. 뭔가 항상 동떨어져있는 느낌이다.
인간에게 소속감이 생각보다 중요한걸까
아니면 학창시절의 안좋은 경험들을 통해 형성된 잘못된 믿음 때문에
소속에 대한 지독한 욕구가 끊이질 않는걸까?
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