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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로 좀 해주시겠어요? ㅠㅠ (투표 못함)
게시물ID : sisa_7046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돌돌핀
추천 : 10
조회수 : 461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6/04/03 15:57:44
저는 최근에 직장 때문에 거주지를 해외로 옮긴 대륙건너 오징어입니다.
오자마자 재외국민 등록을 할 때, 부재자투표 기간이 명시되어있길래 역시 오자마자 등록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면서 어제가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왜냐면 재외국민의 편의를 위해 대사관에서 공휴일에도 투표소를 운영하거든요. 

그래서 주중에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 멋지게 투표한 다음 오도방정을 떨면서 투표인증하고 이야 막 대의민주주의! 투표로 말해요!! 이런거 상상하면서 토요일이 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밝아오자 저는 소풍가는 만큼 설레는 마음으로 전 날 미리 골라논 옷을 입고 화장도 하고 렌즈도 끼고 (으악 내 눈) 한시간 거리에 있는 대사관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갔답니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빛의 속도로 부재자투표 등록을 안해서 투표를 할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ㅠㅠ 

네 재외국민등록이랑 별개로 부재자 등록 기간에 등록을 했어야 했는데 2월 중순까지 받았다고 하더군요. 변명하자면 저는 그 기간에 제가 어디에 언제 갈지 모르는 대기 상태여서 부재자 등록을 할 생각을 못했쥬. 그래서 제가 나라 잃은 서러움을 머금고 '그 당시에 본인이 부재자가 될 줄 몰랐던 사람들을 위한 구제책은 없나요?'라고 여쭤보았는데 

내년 19대 대선 선거 시 투표하실수 있습니다 ㅇㅇ 

라는 현실적이고도 초시크한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투표소를 터덜터덜 나와서 한동안 대사관을 떠나지 못하고 어느 불쌍한 나무 아래 쪼그려 앉아서 십분 동안 넋놓고 있었네요. 그동안 후보 공략 인터넷에서 찾아서 공부하고 비례대표는 어느 정당 해야지 키득키득 하고 있던 과거의 제 자신이 뭔가 불쌍하고 한심하게 느껴지고 집에까진 어떻게 가나 막막하고 그랬어요. 

하루가 지나면 뭐 에이 내가 바보였네 하며 훌훌 털고 일어날줄 알았는데 시사게에 선거 관련 글들 보니까 어제의 생채기가 다시 아파오네요ㅠㅠ 
투표 하신 분들, 아직 하실수 있는 분들, 부러워요. 마음으로나마 위로 부탁드려요 으아아아아앙앙앙아아 으으아아아아아 으어엉엉엉어엉 
출처 불쌍한 나무 아래 더 불쌍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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