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태어나서 동물을 키워본적이없고.. 귀여운 동물사진보면 기분은 좋지만
인생에서 동물과 접점이 없다보니.. 동물에 대한 애정이 넘친다고는 말할 수 없는 그런 사람이에요.
여친이 12시통금이라 11시쯤에 데려다주는 데 여친 집앞에 왠 어려보이는 고양이가 한마리 있는겁니다.
평소 길고양이와 저는 서로 신경안쓰는 관계라 그냥 지나가는데 고양이가 막 쫓아오더니
제 다리에 머리를 막 부비는 겁니다. 좀 충격이었어요. 동물이 애교부리고 그러는 거는 만화에서만 보던거라
약간 과장된건줄 알았는데. 진짜 사람처럼 여친다리에도 부비부비 내 다리에도 부비부비. 너무 귀엽더라고요.
그래서 여친 집앞에서 한참을 쓰다듬고 그러다가 너무 뭔가 해주고 싶어서 소세지라도 줄까하고 편의점가니까
고양이 간식캔이 있더라고요. 참치랑 연어들어있는거. 그거 사가서 캔뚜껑을 여는 순간 애가 움직임이 달라지더니
캔에 머리를 박고 엄청난 속도로 먹는데 좀 안쓰러웠습니다. 여친도 고양이가 자기 다리에 부비부비하고 자기가 오라면 오고
하니까 완전 반해가지고 헬렐레거리면서 집에 들어갈생각을 안하고.. 12시바로 직전에 겨우 들어갔네요.
저는 나와서 한참동안 고양이 데리고 놀다가 버스끊겨서 택시타고 왔네요.
이래서 고양이키우는구나 하고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 마성을 체험해보니 진중권아니라 스크루지 영감이라도 넘어갈수밖에...
원룸사는데 조금만 더 구경했으면 내 사정 생각 못하고 집어올 뻔했어요. 제 여자친구는 그 캔 허겁지겁 먹는거보더니
얼마냐고 그거 사서 가방에 넣고 다닌다고 그러고.. 고양이 사람 홀리는거 너무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