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자동변속차량 기준으로 씁니다. 자기 차가 폭스바겐인데 DSG가 달려있다거나 그런 분들은...그래도 한 번 읽어주셔요^^;;
1) 가속시 rpm이 2000을 넘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빨리 위로 올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자동변속차량으로 D에 놓고 가는 경우,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낮은 기어와 높은 rpm을 사용하게 되므로, 변속타이밍에 살짝살짝 떼 주듯이 얕게 밟아서 경제속도까지 올라가도록 합니다. 가속페달을 얕게 밟고 있으면 알아서 변속기 제어장치가 연비운전 해 줍니다. 가장 높은 기어로 1500~2000rpm 사이에 맞춰질 때가 경제속도라고 보면 됩니다.
(다만 오르막에서 가속해야 할 땐 2천rpm을 넘을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신호에 막혀 설 게 아니라면 경제속도 이상을 유지하며 가는 게 좋습니다. 경제속도 미만으로 다닌다는 것은 최고 기어보다 낮은 기어를 사용해 같은 rpm 같은 연료소모량으로 더 짧은 거리를 다닌다는 뜻이므로 연비 하락을 의미합니다. 물론 경제속도보다 많이 빠르게 다니기 위해서도 그만큼 추가적인 연료를 소모하여 가속을 해야 하니 경제속도 근방으로 다니는 게 연비에는 이상적입니다.
(고속도로에서 다 같이 110km/h로 다니는데 혼자 80km/h로 간다면 교통흐름에 이상적이진 않겠죠...)
3) 감속시 미리부터 N에 놓는 것은 잘못된 방법입니다. 연비에도 브레이크에도 좋을 게 없습니다. 엔진과 바퀴구동축이 연결돼 있어야 감속시 바퀴가 도는 힘에 의해 엔진을 돌리면서 연료차단(fuel cut퓨얼컷)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엑셀오프 후 감속이 거의 끝날 때까지 연료를 아예 안 쓸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기어를 N으로 빼버리면 그 기회를 날려버리는 셈이 됩니다. 또한 약간이나마 엔진의 저항을 함께 이용해 감속하는 게 아니라 브레이크만을 이용해 감속하므로 브레이크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합니다.
브레이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N으로 빼야겠다면 1단기어로 가만히 뒀을 때 다니는 속력인 3~5km/h 이하로 떨어졌을 때 빼는 것이 맞습니다.
4) 같은 원리로 내리막길에서 N에 놓는다고 연료가 절약되진 않습니다. 내리막을 내려가는 힘으로 엔진을 돌려주는 동안엔 연료분사를 끄게 되지만 기어를 N으로 빼버리면 내리막을 내려가는 동안 연료를 태워서 엔진을 돌리고 있어야만 합니다.
5) 되도록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운전습관이 결과적으로 연비향상으로 이어집니다.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엑셀오프 상태로 자연적인 저항에 의해 서서히 감속해도 된다는 것은 그 전까지 앞차에 바짝 붙기 위해 불필요한 가속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브레이크를 쓰지 않는다면 연료를 태워 얻은 역학적에너지가 자연적인 저항에 의해 바닥날 때까지 움직일 수 있는데, 브레이크를 쓴다면 그 에너지를 미리 열에너지로 낭비하게 됩니다.
물론 당연히 앞 차와의 접촉사고를 피하기 위해 감속해야 할 때는 적극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아 감속해야 합니다.
6) 논란이 끊이지 않는 정차 도중 N에 대해서.
정차하고 있는 동안 분명히 연료절약에는 도움이 됩니다. D에 놓은 채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상태는 엔진과 구동축이 함께 돌려는 움직임을 브레이크로 강제로 막아두고 있는 상태이며 이 때 엔진회전을 유지하기 위해 엔진은 연료를 최소 필요량보다 조금씩 더 분사해야 합니다. 반면 기어를 풀어주면 엔진을 아무도 방해하지 않아 최소한의 연료분사만으로 시동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으므로 오랫동안 정차하고 있을 때 사용하지 않으면 효과가 크진 않다는 것입니다. 어쨌거나 D에 놓고 멈춰있는 동안 내내 계속 연료를 조금씩 낭비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D에 둔 채 브레이크로 붙잡고 '오랫동안' 멈춰있으면 나쁜 점이 하나 더 있는데, 미션오일의 온도를 불필요하게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엔진과 구동축이 맞물려있을 때 엔진이 돌고 구동축은 멈춰있다면 이 불일치는 어디에서 해결할까요? 엔진과 변속기 사이의 '토크컨버터'라는 기름통에서 해결합니다. 이 기름통 안에는 단순무식하게 말하자면 두 프로펠러가 기름(미션오일) 속에서 마주보고 있습니다. 엔진쪽 프로펠러가 돌면 기름이 회전하고 그에 의해 변속기쪽 프로펠러가 따라서 회전하는 구조입니다. D에 놓고 브레이크를 붙잡고 있으면 엔진쪽 프로펠러만 돌고 기름도 휘저어지지만 변속기쪽 프로펠러는 붙잡혀 있으므로 돌지 않습니다. 그 상태가 지속되면 기름을 휘저으며 발생하는 열에너지(이게 위에 말한 낭비되는 연료의 에너지입니다)에 의해 미션오일이 불필요하게 가열되며 변성이 약간 가속화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 역시 짧은 시간 동안에는 무시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장시간 꼼짝않고 정차해야 한다면 좋을 건 없겠죠.
여기까지 정차 도중 기어중립시 장점에 대한 이야기였고, 단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변속기를 자주 조작하므로 부품 열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인데, 위에 언급했듯이 자동변속차량은 엔진에서 바퀴까지 이어지는 힘의 전달경로(파워트레인) 도중에 토크컨버터라는 완충장치가 있는 구조인지라, 멈춰있다가 N에서 D로 기어를 걸어주는 것만으로는 변속기에 큰 힘이 걸릴 일이 없습니다. 내리막에서 브레이크를 떼고 3km/h정도로 가속된 이후에 D로 변속해주면 오히려 저항이 더 없게 되죠. 정차시 N에 뒀다가 변속기가 손상된다고 하는 이야기는 점잖게 출발할 때는 해당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N에서 D로 전환한 후 변속기 내에서 1단기어가 완전히 준비되기 전에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아 급하게 힘을 가해버리면 변속기 내부의 클러치팩/밴드 들이 약간씩이나마 불필요한 마모를 겪어야겠죠. 그 점을 경계해 어떤 사람들은 D에 놓고 2~3초 후 출발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3초씩이나 기다릴 필요는 없고 아주 서서히 가속페달을 눌러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N에서 D로 바꾸는 거나 2단에서 3단으로 변속하는 거나 자동변속기의 경우 똑같이 내부의 클러치팩과 밴드를 유압장치로 누르고 당기는 행위로 이뤄집니다. N에서 D로 얌전히 바꾸는 것조차 변속기에 해롭다는 것은 변속타이밍인 10 30 40 50 70km/h 근처로 주행하는 것도 해롭다는 주장과 비슷한 셈입니다.
정리해서 결론은 정차시 기어중립은 효과가 있으나 장시간 이용해야 효과가 있으며 다시 출발할 때 조작을 급하게 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D보다 N에서 오히려 연료소모가 많다는 오해도 있습니다. 이건 정차시 D에서 N으로 바꿨을 때 rpm이 살짝 올라가기 때문에 'rpm이 높아지니까 연료소모량이 많아지는 거겠지!'라고 잘못 생각한 것입니다. N으로 바꿨을 땐 방해요소가 없어서 자연스럽게 돌고 있는 것이고, D일 땐 방해물이 있는데도 시동을 유지해야 하니까 낮은 rpm이나마 유지하고자 연료를 조금씩 더 낭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7) 정차시 시동정지는 역시 6번과 마찬가지. 만약 시동을 켜고 끌 때마다 네비게이션 부팅도 다시 해야 한다면 못 써먹겠죠. 이 때문에 네비게이션에 추가배터리를 장착하는 분도 봤습니다.
8) 혹시나 해서 추가하는데 정차 후 시동정지 말고 주행 중 시동정지는 차종에 따라 일반적으로 매우 위험합니다. 일반적으로 엔진 이외에도 차의 여러 부분은 엔진 출력에 의해 구동하기 때문입니다. 스티어 조작도 안 되고 브레이크도 안 듣고 다 잠겨버릴 수도 있습니다.
스파크 같은 경차는 괜찮은 경우도 있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