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오늘 훈훈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3393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나류화
추천 : 3
조회수 : 25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09/05/08 15:53:59
오늘은 어버이날.

그리하여, 독립하여 따로산지 1달하고도 3일만에 40분 거리의 어머니 집으로 카네이션과 영양제를 사들고
갔답니다.

물론 가는길을 잘 몰라 지하철을 타고 갔지요. 절대 차가 없다거나, 오토바이가 없어서 못탄거 맞구요...

가는 방법은 꽤나 쉬웠습니다. 연신내역 6호선에서 공덕까지 간뒤, 공덕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서 영등포
시장역가지만 가면 되는 아주아주 쉬운 발걸음이었습니다.

시간은 대략... 12시.

어버이날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많은 분들이 지하철을 타셨더군요. 음... 

제가 운이 좋은건진 몰라도 이 지하철 한칸에 여자사람이 무지 많았답니다. 무려 한칸에 20%를 차지하는
여자사람... 놀랄정도...이게 아닌데.. 하하하!

여튼, 전 카네이션을 들고 앉아서 주위를 쭈욱 들러보았습니다. 근데 조금은 부끄럽더군요. 절대 여자사람이 많아서 그런게 아니구요 ㅠ_-... 이상하게 이 넓은 지하철 한칸에 사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카네이션을 들고 있는 사람은 단 두사람.

그중 한명은 바로 납니다. 나에요. 그리고 또 한 분은 실버택배에서 일하시는듯, 할아버님께서 노약자석에 앉아서 '거대한'꽃바구니를 앞에 놓고 뭔가 보고 계시더군요. 뭘 보나 알아보려고 했지만, 그건 실례라는 걸 알기 때문에... 하하하!

아, 여기서 제가 부끄러웠던 점은. 왜 사람들이 제 카네이션을 보고 절 보고, 웃는지 ... 전 제 자신을 잘 아는 지라, 다들 왜 날 흘겨볼까 하는점에서 부끄러웠답니다.

난 오늘이 어버이날이 아닌줄 알았다니깐요?

뭐.. 시간대가.. 평일이니깐 지금 다들 일하러가거나, 학교에 갔다오거나, 뭐 그런 사람들일테니... 손에 카네이션 안들렸다고 뭐라 나무랄 것도 없고... 괜스레 뭔가 나만 이상한 놈 된 것 같아서...

그러한 시츄에이션은 공덕역에서 갈아탈때도, 영등포시장까지 갈때도, 밖으로 나갈때까지도, 어머니 댁에 갈때까지도 마찬가지였죠.

손에 카네이션들고 있는  사람은 없더랍니다. 아.. 요즘 유행이 바꼈나봐싶어요.

카네이션같은 일회성 소모 아이템보단, 뭔가 다른걸 해드리는 듯.

전 다행이다 싶더라구요. 영양제와 같이 사갔으니깐요 휴우.. ㅠ_-

그렇게 어머니와의 1달만의 상봉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많은 얘긴 나누지 못했네요...

약 1시간의 만남동안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더라구요. 저도 하루에 12시간식 밤일하고, 어머님도 하루에 12시간씩 밤일 하니깐요... 서로 잘시간쪼개서 만난건데... 그 점이 아쉽더군요.

이상하게 저도 할말도 안떠오르고... 힘들다고 하기엔 엄마도 힘들어보이고. 그래서 괜스래 한달전까지만 해도 괴롭히던 강아지들을 보고 만져주고 귀여워해주다 왔답니다.(한달전까진 가치살면서 7년을 키운 강아지와 그 새끼들이 있어서... 다 어머니가 데려가셨다지요.)

하아.. 아직도 어머니의 아쉬운듯한 눈빛이 떠오르네요. 밥이라도 먹고 가라는, 잠이라도 자고 가라는 부탁에 어리석은 불효자인 전 괜찮다고, 가게에서 자면 된다고 나와버렸습니다. 차마 어머니 앞에서 배고픈척, 피곤한척은 할수 없잖아요. 나라도 잘먹고, 잘 자고 일한다고 말하고 싶었으니깐요...

그래도 같이 먹고 올껄... 그랬나봅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선 그렇게 떠나는 어리석은 저에게 5만원을 지워주더랍니다. 제가 사드린 영양제 3만원. 꽃 5천원. 다 합쳐봐야 3만 5천원밖에 안되는 저의 싼티나는 어버이날 선물보다 더 높은 금액을 선뜻주시며, 힘내라고 합디다... 용돈이라고.

내가 대학교를 휴학하지 않고 다녓다면 아직 대학교 2학년... 그랬다면 이 돈의 그 이상을 얻을려고 노력했겠죠... 이제 21살이지만... 이 5만원도 받을 수가 없어서 거부했지만... 끝끝내 주머니에 넣어 주시더군요. 뭐... 잘한것도 없는데 그저 고생한다고 힘내라며 넣어주시는 돈 기여코 받고 왔습니다.

지하철은 타고 다니기 힘들다고 760번 버스가 연신내까지 간다고 친절히 가르쳐주시기까지 하시던 어머니.
전 항상 어머니 말은 안듣고 살았다지요. 뭘시켜도 청개구리. 뭘해도 청개구리. 그런데 오늘은 뭐 딱히 반항할 의사도 없고... 마음만 무거워서 어머님의 지시대로 버스를 탔답니다.

어머니 앞에서 멀쩡한척좀 했더니 피곤하더군요. 사실 오늘 하루는 전 버렸답니다.

오늘은 금요일.술집에선 주말로 치는 날이죠. 바쁜날입니다. 전 오늘 아침 8시에서야 퇴근했지요. 어머님을 만날생각에 목욕도 하고 준비도 하고, 이것저것 하느라 12시가 됬던 탓에.. 잠을 자지 못했던겁니다. 하하하하... 집에가면 잘수있는 시간은 거의 1시간.

뒤늦게 오늘이 어버이날인줄 알았던 저에게 벌을 내린것이지요.

여튼... 버스에 타니 그 피곤이 좀 몰려오더랍니다.

그래서 창가에 살짝 머리를 기대어 자다 대충 집도착 15분전에 뭔가 몸이 답답하고.. 더워서 눈을 떴답니다.아니 글세... 왜 이리 축처지나 하고 봤더니... 옆에 헉.... 여자사람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자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 순간 당황....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그 말조차 이순간엔 필요가 없었다지요...

그냥 얼었습니다. 그렇게 언지 언... 5분... 그 여자사람이 깨어나더군요.. 날보더니 깜짝놀란듯... 제 옆에 부조를 누르려다 팔꿈치로 제 코를 때리고... 그렇게 도망치듯 텼습니다.

오랜만에 여자사람도 보고, 스킨쉽도 하고... 모쪼록 어머니에게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부끄러워서 일단 이건 오유님들에게만 자랑합니다.

이것도 자랑이에요 !


아.. 자꾸 본론에서 삼천포로 등산하네요 하하...


무튼... 제가 집에와서 너무 배고파, 콘푸라이트와 첵스를 섞어서 우유에 말아먹다 보니 진지먹게 되더군요.

여러분. 여러분은 오늘 어버이날인데 어떤 선물을 해주셨습니까?

용돈? 카네이션? 선물? 

제 생각엔 여러분이 진짜 선물인것 같아요.
전 이제까지 몰랐거든요? 사실은 들어서 알긴했는데 깨닫진 못했어요. 왜냐면 항상 곁에 어머니가 있었으니깐요. 그런데 한달만에 어머니를 찾아가니깐, 이게 그거더라구요. 뭐라고 해야할지... 어머니 눈에 보이는 그런 기쁨.. 서운함.. 반가움.

절 보자 하는 말은 "너 보니깐 이제 살것 같다.. 어서 돈모아서 같이 살자꾸나" 였습니다.

여러분에 따듯한 말한마디, 그리고 가슴에 달아주는 조그마한 카네이션, 여러분의 마음이 담긴 편지로도 충분이 기쁨을 얻는게 부모님이신것 같습니다.

물론, 여유가 된다면 선물도 , 꽃다발도, 용돈 주는것도 방법이겠죠.

하지만... 아까 제가 본... 실버택배 하시는분들을 통해서 꽃을 배달하시는분들... 좀 아니잖아요 하하핫

멀어서 못간다는거 요즘은 핑계인거 아시죠?

부산까지 KTX타면 몇시간? 물론 어르신들 돈벌이 마련해주겠다고 배달시킨분들... 구라치다 걸리면
손모가지 날라가븡께 조용히 하시구요...

저도 오늘 밤새고 어머니께 가따왔습니다. 젊으니깐 할 수 있단 그런 어설픈 훈계는 하지마세요.

사이가 좋든 안좋든... 자기를 나아준 부모님이시자나요.

제가 지금 이글을 올리는 이유는, 이시간 많은 이유로, 많은 핑계로, 혹은 많은 업무로 부모님과 같이 안계시는, 혹은 같이 계시더라도 말 안하시고 계시는, 아직 어버이날을 깨닫지 못하신 눈팅 분들을 위한 겁니다. 

별로 안어렵잖아요. 손으로 끄적끄적 10분만 써도 부모님께 드릴 사랑의 편지는 완성되요.

A4용지에 써다 드려도 감동받는게 부모님입니다... 모두 오늘 하루만 좀 고생합시다잉!

그냥 ... 어머님 뵙고 오니깐 격해져서 열폭했네요 하하하하핫

두서없고 띄어쓰기 막 해서 죄송혀요! 전 한시간만 자러 갑니다. ㅋ 한시간후엔 다시 눈팅족으로 돌아갈듯

모두 즐거운 시간되세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