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김종인입니다. 가요무대 할 시간에 제가 불쑥 나와서 당황하셨습니까? 국민 여러분, 10분만 제 이야기를 들어주십시오. 가요무대는 제 이야기가 끝나면 곧 시작됩니다. 여러분, 오늘 하루 어떠셨습니까.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셨습니까? 오늘도 야근을 하셨다고요? 오늘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매일 이렇게 열심히 삽니다. 세계가 인정하는 근면 성실 국민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세계가 '기적'이라고 부르는 '눈부신 경제성장'이 가능했습니다. 경제만이 아닙니다. 우리는 1987년 민주화도 이뤘습니다. 우리는 세계에서 유례없이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입니다. 정말 대단한 국민입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피땀 흘려 만든 민주화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가 지금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저는 요즘 선거유세를 도우러 지역을 자주 다닙니다. 참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요, 한결같은 하시는 말씀이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 '다른 건 몰라도 경제 좀 제대로 살려 달라'입니다. 실제로 가계부채, 수출과 내수 등 모든 경제지표가 최악입니다. 청년실업은 12.5%로 사상 최악입니다. 심지어는 국민총소득도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침체를 넘어 경제퇴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적의 경제성장을 만든 주역인 어르신들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삶을 살고 계십니다. 40-50대 가장들은 진이 빠지게 일하는데 살림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 경제가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여러분, 시간을 거슬러 1960년대로 가봅시다. 1962년부터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기억하실 겁니다. 그 계획에 따라 우리나라는 1962년부터 87년까지 25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경제성장에 성공했습니다. 사실, 5-60년대 일본의 경제발전을 모방한 것이죠. 가진 게 없는 나라라서, 부족한 자원은 일부 특정세력에게 몰아주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거대 경제 집단, 재벌입니다. 그때만 해도 큰 기업만 잘되면 그 성장의 이익이 국민에게 흘러 가 모두 잘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낙수효과이지요. 물론 낙수효과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70-80년대 압축적인 성장 과정에서 분명한 역할을 했습니다. 문제는 1960년대의 경제운영방식을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8년 동안 정권은 중소기업과 국민을 보호하고 있던 규제들을 모두 풀어주었습니다. 큰 기업들은 더욱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경제 권력을 독식하게 됩니다. “국민 여러분, 성공하세요!” 기억하실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겠다며 대통령에 당선되셨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공약하고 대통령에 당선되셨습니다. 오로지 경제! 만을 외쳤던 새누리당 정권 8년 동안 대한민국 경제, 살아났습니까. 이명박 정부의 '대기업 프랜들리' 정책도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도 모두 실패로 끝났습니다. 법인세인하 정책은 투자는 이끌어내지 못하고, 기업들의 사내유보금만 늘렸습니다. 빚내서 집사라는 부동산 정책은 전월세 값만 폭등시켰고, 가계부채만 악화시켰습니다. 낙수효과는 없었고, 중산층은 빈곤층으로 전락했습니다.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5%를 차지하는 아시아 최악의 소득불평등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명박, 박근혜정부 지난 8년은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알파고가 바둑 두는 세상에 1960년대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니, 잘 될 턱이 있겠습니까. 수출중심, 부채중심, 거대기업 중심의 경제운영은 우리 경제를 심각한 위기에 빠뜨렸습니다. 전에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처럼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실제로 일본처럼 되어 가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헌법 제119조 2항의 '경제민주화' 들어보셨습니까? 제가 1987년 경제민주화 조항을 만든 사람입니다. 이 조항을 제 이름을 따서 '김종인 조항'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이제까지 '경제민주화'를 위해 전력을 다했습니다. 1977년 의료보험제도를 최초 제안하고 제도화했습니다. 청와대 경제수석 시절, 재벌의 문어발 확장을 반대해 주력업종제와 5천만평의 비업무용 토지에 대한 매각을 단행했습니다. 1990년대에는 서민을 위해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했습니다. 그래서 청년들은 저를 '경제할배'라고 부릅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동맥경화에 걸린 위중한 환자입니다. 사람은 혈액 순환이 잘 돼야 장수하고, 경제는 돈이 잘 돌아야 건강한 법인데, 우리 경제는 지금 혈관이 꽉 막혀 돈이 돌지 않습니다. 청년, 비정규직, 자영업자, 중소기업은 지출할 돈이 없는데, 부자, 대기업은 돈이 넘치지만 투자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니 불균형은 심화되고, 양극화는 끝없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경제민주화는 특정 경제세력이 독점한 혈관을 뚫어서 손가락 하나하나 모세혈관까지 돈이 잘 돌도록 혈관을 복구하는 것입니다. 불평등 해소는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물건을 살 수 없는데 어떻게 소비가 살아나고 경제가 살아나겠습니까? 국민 모두가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는다면 국민 개개인의 경제도 풍요로울 뿐 아니라 국민경제가 성장합니다. 이것이 더불어민주당이 만들려는 더불어 잘사는 경제, 더불어 성장 정책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경제, 민생, 복지전문가들로 북적입니다. 경제와 민생을 살릴 정책도 다 준비했습니다. 우리 청년들이 아픕니다. 최악의 실업으로 사라진 청년의 꿈, 청년수당과 70만개 청년 일자리로 되찾겠습니다. 어르신들은 우리 경제 발전 과정에서 가장 애를 많이 쓰고, 가장 노력을 많이 한 분들입니다. 소득하위 70% 노인층에 기초연금 30만원을 드려서 어르신들 웃음을 되찾아 드리겠습니다. 못사는 사람은 많이 내고, 잘 사는 사람은 조금 내는 불공평한 건강보험료를 소득에 맞게 내도록 개혁하겠습니다. 국민연금기금을 공공임대주택, 국공립보육시설에 투자해서 복지, 일자리, 출산율까지 함께 해결하겠습니다. 국공립대 등록금을 사립대 등록금 3분의 1 수준으로 인하하고, 현행 2.7% 금리의 정부지원 학자금대출을 무이자로 드리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번 선거는 경제선거입니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결정하는 선거입니다. 지난 8년간 지속됐던 새누리당의 부자를 위한 경제냐, 더불어 성장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서민경제냐를 선택하는 선거입니다. 미래를 위한 희망경제냐, 잃어버린 세월을 반복하는 좌절의 경제냐를 선택하는 선거입니다. 이명박, 박근혜정부 잃어버린 8년을 끝내겠다면, 유능한 경제정당, 기호 2번 더불어민주당을 선택해주십시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문제는 경제입니다. 정답은 투표입니다. 4월 13일은 여러분의 털린 지갑을 되찾는 날입니다. 가짜 경제에 속지 마시고, 진짜 경제를 선택해주십시오. 유능한 경제정당, 든든한 수권정당으로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늦은 시간 끝까지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