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되는 건, 두 가지로 압축.
이은결이 스파이가 되는 조건은 은지원을 데스매치로 보내는 일이었는데,
이은결이 은지원을 데스매치로 지목할 명분이 없었던 것과,
이은결이 스파이가 되어주었음에도, 홍진호팀원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명분도 없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조건을 걸어서 성사시킨 계약을 이제와서, 뽑아먹을 거 다 먹고, 이행하지 않는 이유는..
이은결이 은지원을 지목할 명분이 없다는 데에 있었다.
그들의 심정은 이럴 것이다. 배신하면 일방적으로 이길 수 밖에 없는 초 단순한 게임에서,
자기를 면제시켜주는 일이 아니라, 무작정 명분없이 타겟을 잡는 조건이 정당한 조건으로 볼 수 있을까?
만약, 상대방도 이해할 수 있을정도의 복수심의 발로라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내 생각은, 은결의 명분은 생존이었다고 추정한다.
이은결은 분명히 은지원이 자신을 지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본다.
면접? 때 이은결이 임윤선 변호사는 자신을 지목할 거라며 절대 안된다고 강변하기도 한 것을 보면,
이은결이 은지원을 고른 이유가 자신을 찍지 않을 가장 유력한 사람이 은지원이었음을 암시하고도 남는다.
분명 5명 모두 이해했을 것이다. 은지원을 고를 명분을.
그럼에도, 3명은 '이해되는' 명분이 없다고 한 것이다.
배신이 만연한 지니어스에서 자신의 생존을 목적으로 행하는 명분이 있는 한, 수용해야한다.
내 입장은, 은결이 피디 교체를 조건으로 걸어도, 거기에 이유는 필요 없다고 본다.
그리고, 올바른 조건이 아니라고 여겼다면, 계약 자체를 하지 말았어야 했던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승낙한 쪽은 이득을 봤으면, 계약을 이행해야 하는 게 옳다.
그것이 아무리 납득이 가지 않는 조건이라도,
자신의 생존과 전혀 상관이 없는데, 은지원을 거든 것은 착한 척 하기 위함일 뿐이다.
초반에는 지들 이길려고 은지원을 데스매치로 보내는 일에 승낙했다가,
이기고 나니까, 악어의 눈물이 맺히며,
이은결이 은지원을 지목할 명분이 없다는 주문을 외우며 자가최면에 들어간다,
모든 사태가, 그들의 착한 척 코스프레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