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이 고장났다. 겨우겨우 부팅이라도 되던 시간은 옛말이 되었다. 타향에서 자취를 하며 용돈만 축내는 나로써는 부모님께 차마 어떠한 이야기도 꺼내지 못함을 인지한다. 좋은 노트북을 낮은 가격에 사기위해 컴퓨터에 대해 공부하려던 생각도 이내 근본없는 허상임을 알게 된다. 국가장학금이 나올지 안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난 확신없는 결말을 향해, 어쩌면 끝이 없는 결말을 향해 최소 2개월 가량을 컴퓨터 없이 지내야 한다. 하지만 무슨 상관이 있으랴. 오히려 기계문명으로 인해 세상과 단절된 내가 아니었던가. 이 기회를 좋게 받아들이자. 이제 나는 세상과 만날 수 있게 된것이다. 조금의 불편함으로 약간의 푸념으로 그리하여 많은 기회를 마주할 수 있기를.. 그래. 노트북은 나를 떠났지만 세상은 나를 부르고 있음을 기억하자. 잘가라..그리고 잘가라. 정들었던 나의 노트북아 세상속으로 향할 나의 영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