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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조교도 사람입니다... 헤헿 [좀 길어요]
게시물ID : humorbest_7073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은털여우]
추천 : 28
조회수 : 5401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7/04 18:20:40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6/25 00:18:10
※주의 : 초반부는 기본적인 설명을 위해 조금 빽빽하게 썼습니다 으잌;;

※참고 : 유격조교로 나왔으니 내가 짱짱맨 ㅋ 이런식으로 쓴글이 아닙니다 헤헤;; 그냥 이렇게 군생활 한 사람도 있다는거예요 ㅋ

08년도 입대, 10년도 제대한 유격조교출신 예비군입니다 헤헤;;

베오베나 기타 베스트글에서 간간히 조교에 관한 말이 나오는데... 유격조교 출신인 저도 한번 써보고자 합니다.

다른곳의 경우 어떤지는 잘 모르겠으나, 저희 부대는 수색부대내에서 한개 소대가 유격조교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어디까지가 지켜야할 기밀영역인지 잘 모르니, 약간 뭉뚱그려 설명하겠습니다.)

연중 스케줄은 아래와 같았구요.

2~3월달 : 내부공사 (하반기 및 겨우내 노후된 설비를 바꾸고 목재받아서 말린다음 페인트,콜타르를 칠하며 느슨해진 로프등을 묶고...으아아....)
공사 끝날때즈음 : 상반기 유격조교양성훈련 ( 쉽게말해서 후임들에게 코스태우고 훈련시키는 지옥의 코스. 밑에서 자세히 설명할게요)
3~7월달 : 상반기 유격훈련진행 (각 주요코스 및 장애물시설에 조교를 1~2명 배치하고, 비주류코스엔 외부부대에서 오는 임시조교에게 맡기고..)
7월말~8월초 : 비훈련 휴식기간 (수색부대로 내려와서 쉽니다.... 는 훼이크고 수색부대 훈련받고 작업합니다!! 테니스장 연병장 화단 취사실...으아아..)
8월초~8월말 : 내부공사 (상반기간 느슨해졌을지 모를 장비를 교체 / 수선 / 페인트칠....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하반기 유격조교양성훈련을!!)
8월말~11월말 : 하반기 유격훈련 진행
11월말~2월달 : 비훈련 수색부대 복귀 (복귀해서 쉽니...는 역시 훼이크!! 파워한 혹한기 및 체력단련훈련!!)

.....네.... 물론 다른부대 모두 딱히 '우리는 이때기간엔 푹 쉬어요 헤헿' 하시진 않겠지만... 저흰 유격조교임무 + 수색부대임무까지 같이 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휴식기간이라고 내려오면 딱 2일정도 쉽니다. 쉰다는것도 탱자탱자 놀아제끼는 잉여의 시간이 아니라... 일반 수색부대원처럼 운용하되

어느정도 편의를 봐주기 위해 아침/오후 체력단련만 빼고 나머지 일정 그대로 했었구요. 아무튼 [안☆쉽☆니☆다]

(체력단련은... 아침식사 이전 / 저녁식사 이전에 실행했었는데... 둘다 부대 옆에 달라붙어있는 약 600m고지를 향해 파워한 등산을 하고, 약 2.0~4.0Km
하드하게 구보를 하고 왔었습니다. 그때그때 지침에 따라 다르긴 했지만, 대부분 연대장님은 '허허 수색은 빡세야지!!' 라는 훈훈한 마인드를 소지하셨죠...)

얘기가 길었군효.

자... 그럼 이제 슬슬... 본론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크게 2가지만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더 듣고 싶어 하시는분 계시면 추가로 더 쓸게요 히히;;

주의 : 약간의 미화된 기억과 재미를 위해 각색한 부분이 일부 존재합니다. 혹여나 제 동기분들중 한분이 보신다면, 그냥 그러려니 넘어갑시다.

1. 왜 유격조교로 갔는가.

.... 신병교육대에서 모든 훈련이 끝나고, 매우 유쾌하고 방랑한 마인드를 가진 다섯명의 미치광이 절친한 동기들과 수색부대(중대임..)로 배치되었습니다.

각각 아직 소대배치까지 되지는 않았기에, 소대마다 자기소대의 장점을 어필하러 오신 부사관님들의 친절한 PT를 듣고 있었죠.

1소대 : 우린 걍 멋짐. 훗.

2소대 : 우린 유격조교임. 개멋짐. 훗

3소대 : 우리가 진짜 멋짐. 훗

본부 : 아무리 쟤네가 나대도 우리가 짱먹음 ㅇㅇ 보급도 우리몫 ㅋ

포반 : 이런 종간나... 아니 소대장분들 ㅋ (다른소대장은 소/중위, 이분만 상사였음..) 우리는 박격포 퐁퐁퐁쏨 ㅋ 훗ㅋ

이라는 친절하면서 건더기 없는 PT를 듣고난 우리는 어디로 갈지 서로 토의를 했었음. (토의라기보다 PX전리품을 맛보며 수다를 떨었죠)

<각 동기를 A,B,C,D 라 하겠습니다. 전 닉네임대로 여우로... ㅋ>

A : 난 포반이 개끌림. 니들 다 덤벼도 퐁퐁하면 끝남 
B : 헐. 질수 없음. C야 우린 1소대로 간다!!
C : 요시!! 그란도 시즌!!
D : 니들 다 그래도 내가 본부가면 보급때문에 기어야함 ㅋ 짖어라 노예들아
여우 : .... 이런 미치광이들아  근데 얘들아 유격조교 괜찮을거 같지 않냐.  어차피 군대와서 빡세게 하고 싶다면서 너희들도 ㅋ

A : 어 그러고보니 나 빨간옷 입고 너님들 다 굴리고 싶음 ㅋ
B : 헐 질수 없음. C야 우린 3소대로 간다!! (왜 일반 수색소대로 가려는지는 오늘날도 의문)
C : 요시!! 그란도 시즌!!  
D : ㅋㅋ 끌리긴 한다. 니들 내가 죄다 빡세게 굴려댈거임. 짖어라 노예들아
여우 : ㅇㅇ 그럼 A, D 는 나랑 같이 유격소대 지원하자.

그리해서 A, D 와 전 유격소대를 지원했고, B랑 C는 같은 소대로 지원하기를 희망했습니다.

....근데 희망뿐이더군요 대체 왜물어 본거야 이양반들아

중대장 : 우린 이번 신병 모든 소대에 1명씩 뿌린다 ㅋ 

A,B,C,D,여우 : 헐.....
A : 그럼 유격소대는 나랑 D, 여우중에 한명만 가는건가...
B : 헐 질수 없음. 우린 모두 흩어져 나중에 이 중대를 점령하는거다! (그리고 대참사.. .아니 해피엔딩이 일어남.)
C : 요시! 그란도 시즌!! (그만해 이자식아)
D : 흠.... 그럼 우리 셋이서 지원을 합세. 뭐 서로 떨어져도 다 같은 중대에서 지내는거니까...

그리하여 A, D와 전 유격소대로 지원을 했었습니다. (뭐 지원이라 해봤자 당시 부소대장님한테 면접을 보는정도지만..)

부소대장님 : 허헣헣ㅎ 이 꼬랑지들 ㅋㅋㅋㅋ 너네들... 유격소대 오면 조교 하거나 행정병해야해. 뭐할래?
A : 전 유격조교 하겠습니다!!
부소대장님 : 올ㅋㅋ 멋지넼ㅋㅋ 남자닼ㅋㅋㅋ 야  D 너는
D : 저도 유격조교 하고 싶습니다!!
부소대장님 : 엌ㅋㅋㅋㅋㅋ 이놈들 죄다 상남자구만ㅋㅋㅋ 야 여우 넌 뭐할거냨ㅋㅋ
여우 : 전 시키시는대로 다 하겠습니다!!

부소대장님 : 오예 노예당첨. 컴온.
여우 : 헐...

.... 잇츠 트루. 그래서 전 남은 군생활동안 유격소대에서 할수 있는 모든 보직을 다 해봤습니다;;;

그리고...

부소대장님 : 아 그리고 유격소대는 유격장에서 활동해야해서 차타고 
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곳에 가서 따로 산다 ㅋ 

여우 : 헐.......... 그럼 언제 다시 돌아옵니까? 

부소대장님 : 올해 말ㅋ (당시는 여름... 휴식기간...)

A,B,C,D : 잘가옄ㅋㅋㅋㅋㅋㅋㅋ

여우 : 아..앙대애!! ㅠㅠ

....네... 단독소대이기때문에... 약 20~25명정도 되는 인원이 한 소대로 편성되어 (의무병 1명, 취사병 두명, 행정병 1명 포함된 인원) 운용되고... 

전 앞서 말한 '시키시는대로 하겠습니다' 라는 구두계약에 의거, 유격소대에서 할수 있는 모든 보직인 취사병, 행정병, 유격조교를 모두 담당한 

만능 노예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했습니다... 하....

제가 전역할때즈음엔 바뀌어서 유격중대로 이전처럼 유격조교를 신병이 온다음 편성하는게 아니라, 신교대 가서 미리 면접 및 간단한 체력테스트를

거쳐서 데려오게 바뀌었더군요. (가서 키, 얼굴, 체형, 목소리 등을 평가합니다. 나름 상급오징어들.)


.... 이상 제가 유격조교를 신청하게 된 이유였습니다.. 하...

그럼 다음 썰을 풀도록 해보죠.

2. 어디서나 영원히 고통받는 이등병 - 운동편

언제 어디서나 이등병은 영원히 고통받는 존재입죠.

그건 유격조교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더 심했죠 ㅠㅠ

일단 들어가서 2주간 평화로운 신병보호기간을 거치게 됩니다.

.... 예측하셨죠? 훼이크다!! 신병보호기간속에 유격조교양성을 위한 친절한 트레이닝코스가 마련되어 있더라구요.

일단 유격조교의 경우, 온갖 장애물과 코스를 너무나 평온하면서 빠르게, 자연스럽게, 프로같이 넘어야 합니다.

대충... 산악코스가 14개, 산악로프가 3가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원래 기둥위에서 다이빙 하는 레펠과 벼랑과 벼랑사이를 레펠로 이동하는것도 있었는데... 인명사고로 인해 폐지되었다...라고 하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군대에서 유격훈련 해보신분은 잘 아시겠지만, 이런 장애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쓸모가 많은 근육이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까?

....눼!! 바로 팔 + 등 + 복부 근육입니다! 특히 당기는 군육이요. 

일반 교육생의 경우 그냥 팔힘이 좋은 사람들은 '헤헿 할만하다 헤ㅐ헤헿헿' 하시겠지만, 유격조교는 일명 '폼'이 나야합니다.

로프에 매달려서도 허리와 다리가 직각이 되도록 유지할수 있는 탄탄한 복근... 수십번 당겨도 풀어지지 않을 탄탄한 팔근육...필요시 탈진한 교육생을

업거나 데리고 코스를 완주해야 하는 체력까지... 이 모든걸 '폼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칠듯한 근육이 필요합니다.

헐 ㅋ 그럼 나 웨이트 많이 했는데 가면 꿀이겠네여?ㅋㅋㅋㅋㅋㅋ

....아뇨.. 아닐확률이 높아요... ㅠ  그 이유는 아래에 보시면 아실겁니다...

일단 일반적으로 '아 이눔시키 혼자서도 코스타는 시범교육정도는 어느정도 할수 있겠구나~ ' 라고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운동량이 필요해요.

팔굽혀펴기 : 느리게 30회... 를 1세트로, 10세트 (+ 고참이 빡친날은 2~3세트 더)
턱걸이 : 완전히 올라갔다가 완전히 내려오는 정석의 자세 5회를 1세트로 10세트 (+고참이 빡친날은 2~3세트 더)
복근 : 턱걸이 매달린다음 양쪽 허벅지와 정강이를 서로 붙인다음 직각으로 유지한다음, 무릎이 명치까지 올라올때까지 올렸다 내렸다 15회를 1세트.
          근데 복근은 세트를 세지않고 사실 철봉에서 매달린다음 반동없이 복근과 팔힘만으로 다리를 철봉으로 올려서 약 5~7바퀴 연속으로 돌면 통과.

.... 네. 일반적인 웨이트운동과는 조금 다를겁니다;; 쉽게 말해서 순전히 코스운동을 하기 위한 기초체력과 근력을 올리기 위해 하는 운동이거든요...

물론 웨이트를 많이 하신분이 쉽게 쉽게 늘긴 하시지만.... 저의 경우 턱걸이가 징그럽게 늘지 않았었습니다.

그리고 이 운동은 셀프로 하는게 아니라, [고참과 함께] [온갖 육두문자를 들어가면서] [팔힘이 후달려 올라가지 않으면 계속 매달려가며] 합니다.

팔힘이 후달리는데 어떻게 더 하냐구여?ㅋ 턱걸이에서 중요한게 손가락이 버틸수 있게 하는 [악력의 지구력]이라 합니다.

이거 올리려고 계속 매달리게 하고, 위에서는 고참이 철봉 뒤에있는 담벼락에 올라가서 [철봉잡은 손을 꼬옥 움켜잡아주고] 아래에선 허리를 잡고

올려주거나 양 다리를 ㄱ 자로 굽히게 한다음 위로 밀어주는 식으로 올라가게 합니다. 본격 반강제 턱걸이

이렇게 하고나면 보통 첫날...정도엔 손가락과 손바닥의 중간정도에 있는 보송보송 튀어나온 부분 있죠? 여기가 물집이 잡힙니다.

그리고 이를 반복하게 되면... 빠르면 2일만에 손바닥 표피가 쫘악 찢어집니다. 즉 보송보송한 부분의 피부가 검지부터 새끼손가락부분까지 쫘...악...

...전 두번 찢어졌었습니다 ㅠ 근데 신기한게... 팔힘이 다 빠지고 손가락이 후덜덜거려서 수저도 잘 못들정도라 그런지 피는 나는데... 크게 아프진

않더라구요;; 의무병이 약바를때가 더 아팠지.... 


....근데 불쌍하다고 말하진 마요... 그때는 이게 더 편했었습니다. (지금은 다르게 바뀌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당시는 가혹행위라 할 부분도 조금은 묵과했

었으니... 이후에 제가 상병~병장 중간정도 될때부터 병영내 가혹행위 때려잡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일단 손바닥 가죽이 까진상태라서 운동은 약 3일간 전부 캔슬. 이후로 어느정도 아물기 시작하면 팔굽혀펴기 -> 복근 -> 턱걸이 순으로 다시 재활(?)운동

한다음 원래 운동 패턴으로 돌아옵니다.

....차라리 이게 더 나을수도 있겠네요;; 보통 저 운동코스를 매일같이 진행하다보니 3일정도 쉬면 체력이 쌩쌩하게 돌아옵니다.

근육도 쉬어야 생기는법... 3일간 쉬니까 그전엔 한번도 안올라 갔던 턱걸이가 하나....두개씩 올라가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전 한번도 못올라간 상태로 매달리면서 손바닥가죽을 혹사했기에 표피가 벗겨진거죠)  

그리고 그 이후로는 거의 안찢어졌었습니다. 이후 턱걸이 마스터가 된다음, 고참과 내기하면서 13세트 마지막 턱걸이에서 조금 찢어졌구요.

아무튼 이렇게 고난의 운동을 겪고난 다음에서야 제대로된 대접을 받을 수 있었고, 고참들도 가장 많은 격려와 칭찬, 나름 훈훈한(?) 전우애를 보여주었

습니다.... 근데 솔직히 지금 다시 군대가라면 이거때문에 싫을거 같네요;;;


일단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 ㅋ

혹시 유격조교라는 잉간에 대해 더 듣고 싶은 분 계시면 조금씩 더 써보도록 할게요 ㅋㅋㅋ

....근데 왠지 유격조교라는거 하나로 매장당할수 있을거 같아 두렵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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