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말미를 장식한 키워드는 뭐니뭐니해도
"안녕들 하십니까?" 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 1년간 안녕하지 못했기에 이 말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어넣어 주었고
순식간에 유행처럼 번져나갔습니다.
해가 바뀌었어도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기에 이 말은 새해에도 유효할 것입니다.
모두가 안녕하게 되는 그 날까지 그래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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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까지만 해도 새해가 되면 작년에 왔던 봉만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었습니다.
하지만 7년 전부터는 새해가 되어도 봉만이가 오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그러할 것입니다.
올해에는 새해 인사로 오지도 않는 봉만이를 더 이상 찾지 않겠습니다.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데 어찌 봉만이를 받을 수가 있겠으며,
또한,봉만이를 어떻게 줄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새해 봉만이.." 대신에 올해에는 이렇게 새해 인사를 하려 합니다.
2014년 갑오년에는
"안녕들 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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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개그맨 신동엽은 "안녕하시렵니까?"라는 유행어로 대한민국 개그계를 평정했었습니다.
그리고..
1967년 1월, 짜라투스트라는 시인 신동엽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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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어느날 개그맨 신동엽이 시인 신동엽의 시를 낭독합니다.
껍데기는 가시렵니까?
사월에는 알맹이만 남으시렵니다.
껍데기는 이제 그만 가시렵니까?
이제부터 우리 모두는 안녕하시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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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식으로 오유인들에게 새해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2014년 갑오년에는 모든 이들이 부디
안녕들 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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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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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7년 1월 《52인 시집》에 수록된 신동엽의 대표적인 시입니다.
* 2014년 6월 4일은 지방 선거일입니다.
*그 전에.. 2014년에는 4.19의 진정한 의미가 모든 국민들에게 각인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