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의 투표율은 58.5%(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잠정 집계)로 서울 지역에서 가장 높았다. 선거 중반에 불거진 ‘막말 논란’의 주인공, <나는 꼼수다> 출신의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노원갑)가 출마한 곳이다. 김 후보를 심판하겠다는 유권자와 그를 지키겠다는 유권자들이 모두 투표장으로 몰려나온 것으로 짐작된다.
김 후보는 이날 저녁 9시께 ‘나꼼수’ 멤버들이 서울 대학로에 차린 카페 ‘벙커1’에 도착해 지지자 300여명과 함께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김 후보는 자신의 패배를 예감한 듯 “죄송하게 됐다. 어려울 것 같다. 지지층이라고 생각했던 서민들의 마음을 많이 잡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멋지게 이기고 싶었는데…”라며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8년 전인 2004년 인터넷 라디오에서 한 막말이 공개되면서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던 김 후보는 “일부 언론이 이번 선거를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가 아니라 김용민을 심판하는 선거로 몰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중동, 새누리당, 그리고 일부 낡고 부패한 교회권력 연합군이 공격을 하는 상황에서 판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파장은 김 후보의 패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 후보의 문제 발언이 잇따라 터져나오자 사퇴 논란이 일었고 한명숙 대표가 사퇴를 공개적으로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정면돌파’를 택했다. 새누리당이 과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당 안팎에서 김용민 막말 파문의 영향 탓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
나꼼수 진행자인 김어준씨는 “여론조사 때까지만 해도 20%가량 뒤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방송3사) 출구조사 5% 차이면 많이 따라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김용민이 힘들면서도 버텼던 것은 사퇴할 경우 더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역풍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당락과 관계없이 나꼼수를 이어가기로 했다. 그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출마를 결심한 이유가 자리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국회의원이 되면 고급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나꼼수가 제기해온 여러 의혹들을 좀더 자유롭게 파헤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전부터 정치권력과 결탁한, 사유화한 일부 언론권력들의 심각한 폐해는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겪으면서 더욱 깊이 깨닫게 됐다”며 “조중동, 일부 교회권력들과 정말 ‘잡놈’처럼 싸워보겠다”고 덧붙였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27978.html 올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