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유 시게 글들 다 읽어보면서 이번 총선에 대하여 말하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일단 투표하신분들 수고하셨습니다. 새누리당이 되었든 민주통합당이 되었든 통합진보당이 되었든 투표를 한 자체만으로도 큰 일 하신겁니다. 그리고 새누리당 찍었다고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운운하지 마세요. 적어도 오유 시게에 들어올 정도의 분들이면 나름의 가치관을 지닌 분들입니다. 그들의 선택을 비판하는건 모르겠으나 비난하는 것은 옳지 못한 편협한사고입니다. 분명 오유에서 내걸었던것은 투표율 독려지 야권의 몰표가 아니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 역시 여소야대의 상황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욕해서는 안됩니다. 욕을 하려면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욕해야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한 분들에게 욕할 권리가 우리에겐 없습니다.
광주에서 이변은 새누리당 후보의 탈락입니다. 서구에서 분위기는 사실상 당선분위기였거든요. 택시기사님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이정현후보 뽑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할 정도니까요. 그 이유로는 야권후보보다 인물이 나아서라는 말이 가장 많았답니다. 저도 그래서 이정현후보가 당선될줄 알았습니다만... 아직 지역색이 완전히 빠지지는 않은 것 같네요.
새누리당 박근혜씨의 위엄이라고 해야하나요? 참으로 어마어마한 분이네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판을 잘 짜십니다. MB정권과의 대립각을 유지하면서 당명의 바꿔버리고 다죽어가는 소리를 하면서 보수를 결집시켰습니다. 이번 총선으로 박근혜씨는 대권가도에 한층 탄력을 받을것 같네요.
야권연대.......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랄까요. 이번 총선 보면서 저번에 일본대표팀한테 털렸던 국대가 생각나더군요. 댓글들을 읽어보니 어쩌면 필패가 예측된 싸움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1.주요이슈화 실패 부정선거(디도스), 사찰 등 야권을 위한 사실상 대부분의 소스가 이번에 봇물터지듯 나왔습니다만 어느하나 선점하지 못했습니다. 부정선거의 경우 결과적으로 몸통을 잡아내지 못하고 마무리 지어버렸고, 사찰의경우에는 박근혜씨의 나도 피해자라는 괴상망측한 페이스에 철저하게 말려들어갔다고 보여집니다. 반대로 막말파문과 같은 것에서는 철저하게 무기력할정도로 탈탈탈 털렸네요. 이번일이 터졌을 때 분명 지도부는 뭔가를 했어야만 했습니다. 사퇴권고를 발빠르게 하던지 아니면 역습을 가하던지 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투표직전에야 모션을 취함으로써 꽤나 많은 표를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2.정권심판론 정권심판론에만 매달렸음을 인정해야합니다. 오유에서 댓글들 읽어보면 야권에서는 그저 정권심판론만을 외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치르는 총선은 나라의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임과 동시에 그 지역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입니다. 그런데 지역발전에 있어서는 도외시하고 두루뭉술한 이야기만 하면서 정권심판론만 부르짖고 있으면 당선이 될 턱이 없습니다.
3.공천의 실패 전략적이지 못했습니다. 이번 야권연대는 경상도에만 너무 집중했습니다.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깁니다만 낙동강벨트의 인물들을 강원도나 충청도에 보냈다면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훨씬 해볼만한 싸움이었을 겁니다. 새누리당 보세요. 문재인쪽에 대놓고 손수조 배치하지 않습니까. 손수조로 새누리당은 누릴거 다 누렸습니다. 쇄신이미지 먹혀 들어갔구요. 문풍을 확산시키는걸 차단했습니다. 이런 전략을 썼어야 하는데 야권은 적진에 깃발꼽기 위해 올인성 러쉬를 감행한겁니다. 그러니 싸먹혀서 죽은거죠.
4.착각 이게 가장 큰 실패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권연대는 착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흐름이 야권을 향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어요. 사실 지난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빼앗긴 지역은 서울 단 1곳입니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비대위를 꾸려나갔습니다. 나머지에서 전부 싹쓸이를 했는데도요. 반대로 야권진영은 서울에서의 승리만을 생각한겁니다. 서울에서의 민심이 국민의 마음이라고 착각한겁니다. 그러니까 생각했을겁니다. 경상도만 잡으면 대선도 해볼만 하다. 덕분에 충청도랑 강원도 다 빼앗기지 않았습니까. 최근 뉴스기사중에 야권이 충청도나 강원도민들이 솔깃할만한 이야기를 한게 뭐 있습니까. 그저 막연하게 백중세일거라고 생각한겁니다. 그러니 밀릴 수 밖에요.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야권은 무능력을 다시한번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야권이 다음번에 승리하고자 한다면 이번선거를 뼈에 사무칠정도로 기억하고 있어야 할겁니다.
그리고 광주 토박이로서 올리는 전라도의 지역색에 대한 입장입니다.
저는 애초에 전라도와 경상도의 지역감정은 그 궤를 달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상도분들이 전라도에 가지는 감정은 막연한 감정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돈의 팔촌이 사기를 당했는데 전라도라드라 누구누구가 그러는데 전라도는 이런다드라. 이런식의 추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반면에 전라도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구체적입니다. 518이 있었고 제주 43사건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타지에서 전라도로 잘 안옵니다. 왜나면 낙후되었거든요. 그러니 지역색도 강하죠. 거기에 518이 일어났던 80년대 광주는 전라도의 거점도시였습니다. 전라도에서 공부좀 한다는 사람들, 집이 좀 산다는 분들이 광주에서 대학을 진학했지요. 그런데 518이 일어났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죽었구요. 518 일어난지 30년 갓 지났을 뿐입니다. 광주사람들 한다리만 걸치면 볼 수 있는게 518 피해자들입니다. 그런곳에서 518은 폭동이다라고 규정하는 집단에게 표를 주기란 쉽지 않습니다. 전 이번 서구을 이정현 후보도 이것에 졌다고 생각합니다. 인물은 이정현씨가 나았다는 분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형제를, 큰아버지를, 삼촌을, 자식을 죽이고 이를 정당화하는 정당에는 차마 투표를 못하겠는 겁니다.
횡설수설 했네요. 말로 하라면 잘 할 수 있을것 같은데 글로적으려니 역시 필력이 달려서,,,,, 저는 이번 총선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하긴 했지만 18대 총선에 비하면 긍정적입니다. 애초에 이나라에 여소야대가 이루어진 적이 없었으니까요. 이번 일을 교훈삼아서 더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야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