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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에 보닛을 보니 새똥이 덕지덕지 붙어있다.
물티슈로 새똥을 닦아내는데... 헐 범퍼가 살짝 주저앉아 있다.
누군가 박튀한건데...
화가 났다.
주저앉은 범퍼를 발로 탁탁 치니 제자리로 돌아온다.ㅋㅋㅋ
물티슈로 흠집 난 부분을 닦아봤는데 안 지워진다. 크랙도 보인다.
이 정도면 박은 사람도 모를 정도는 아닐텐데...
화가 더 난다.
내 차엔 FULL HD 2채널 블랙박스가 3개나 달려 있다.
A사 FULL HD 2CH
B사 FULL HD 2CH
C사 FULL HD 2CH
이 중에 영상 폴더가 가장 잘 정리되어 있는 제품은 A 사 제품이다.
B 사나 C사는 사실상 시동 건 시점이 아니면 주차 충격 영상을 본체에서 찾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A 사 본체에서 주차 충격 영상을 확인해 본다.
아싸~ 딱 걸렸다. 번호판도 아주 선명하게.ㅎㅎㅎ
토요일 밤 망원동에서 찍힌 영상이다.
A사와 B사는 이벤트 부분 영상만 남아있고
그나마 128기가 메모리를 사용 중인 C 사에 모든 영상이 남아 있다.
128기가의 위엄이라고나 할까...
유튜브 링크 - https://youtu.be/65jtb7Ecsk0
이전 영상도 모두 찍혀 있으나 시간 관계상 충격 시점부터 편집했다.
내차는 이차가 주차하기 전부터 이미 주차되어 있었다.
지나가던 오지랍퍼 아저씨가 친절히 설명까지 해주고 가는구먼...
보는 사람들 눈이 있어서인지 바로 내빼진 못하고 이리저리 어쩔 줄 몰라 하다가 내뺀다.
이사람 하는 행동을 보니 더욱 화가 난다.ㅋㅋㅋ
차에 전화번호도 있고 블랙박스 불빛도 휘황찬란 한데 그냥 가다니...
이쯤 되면 인실ㅈ 시전인거지 뭐...
월요일에 영상을 정리하여 화요일에 관할 경찰서로 향했다.
신고하려면 관할 경찰서로 가야 한단다.
A 사의 단점은 주차모드가 15프레임이라는것...
주차모드도 30프레임 으로 녹화되는 B사와 C사중 조금더 선명한 B사의 영상을
스마트폰에 저장하여 마포 경찰서로 향했다.
강남에서 마포서 까지 내시간 내기름 써가며 간다고 생각하니 또 화가난다.
교통조사계로 가서 여차여차하여 왔다고 하니 조사관이 사건을 접수한다.
경찰 공무원은 아닌듯하고 민간인 파견인듯하다.
그런데 조사관 을 보니 믿음이 확~~간다.
이름이 진실 이다.ㅎㅎㅎ
여자사람인데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다.
스마트폰의 영상을 보여줬더니 우와~~ 하며 놀란다.
야간사고 접수 영상중에 이렇게 선명한 영상은 처음 본단다.
경찰들도 와서 구경한다.
와~~ 화질 죽이네.이건 빼박이네...등등.ㅋㅋㅋㅋ
교통사고 접수서류에 사고내용을 기재하는 동안 조사관이 차주에게 전화를 건다.
차주와 통화를 원했다.
나 :님 왜 박튀 하셨음? 블박도 이리 많은데 그냥 가면 어쩌잔 거임?
박튀남 : 미안하다. 바빠서 뭐 블라 블라... 이런저런 말을 하는데 그냥 다 핑계지 뭐...
나 : 보험접수 해주삼 범퍼 교체할 거임.
박튀남 : 알았다. 정말 미안하다.
경찰서를 나오는데 보험접수 문자가 온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박튀남에게서 사과 문자가 온다.
조치 안 하고 그냥 가서 미안하고 바쁜데 일보게 해서 죄송하고 수리 잘 하시라고...
더티하게 나왔으면 내비게이션부터 오디오 까지 죄다 점검받으려고 했는데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에 약해져서
범퍼 교환과 렌트만 하는것으로 마무리...
제발 박튀 하지 맙시다.
출처 |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