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유기견을 데려다가 전시회장 한 구석에 묶어 놓고 죽을 때까지
물과 먹이를 주지 않고 닿을 수 없는 곳에 사료로 메시지를 적어 놓은 코스타리카 예술가가 있다.
"Eres lo que lees"
당신이 읽는 것이 당신이다.
니카라과 출신의 가난한 부랑자가 자동차 수리점에서 도둑질을 하다가 개 두마리에게 물려 죽었다.
개에게 물어 뜯겨 죽기 전까지 아무도 이 부랑자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작업은 이사람에 대한 헌정물이라고 한다.
거리에서 굶어 죽어가는 유기견에게는 관심없는 사람들이 깨끗한 전시회장의 개를 보고서는
관심과 동정을 던지는 이 위선을 말하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
작품에 손을 댈 수 없고 음식물 반입이 금지된다는, 통상적인 '갤러리에서의 매너' 때문인지
누구도 개를 풀어주거나 먹이를 주지 않았고 개는 전시회 다음 날 죽었다.
작가는 2008년 중앙아메리카 비엔날레에서 다시 같은 전시를 할 계획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 전시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했었다.
작업에 대한 설명없이 이미지만 게재한 채 서명운동을 펼치는 블로거들에게서
자극을 받아 부랴부랴 보이콧 사이트에 가서 서명을 했지만
과연 예술의 기준은 무엇인가? 예술의 역할은 무엇인가?
생각해봐야 한다. 이것에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관심을 받았던 개는 그 날 가장 살아있었다'
라는 예술가의 말이 뜻하는 바를 이해하거나,
아니면 길고양이를 가지고 놀다가 돌로 때려 죽이는
요즘 초딩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출처 : http://poeticzoo.com/120117244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