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교수의 주장입니다. '인물과 사상'에 실려진 글을 제가 축약ㆍ재구성 해서 올립니당.(제 의견은 아니고 단지 말이 되는 것 같아서..)
'"이공계 기피현상이란 잘못된 말.'
현재 한국사회의 문제점 중에 하나가 이공게 기피현상이다. 헌데 이는 말 자체가 잘못된 말 같다. 생각해보자. 이공계 계열에 인재들이 많이 가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러면 인문ㆍ사회과학 계열로 쏠리는가? 그것도 아니다. 나는 사학과나 국문학, 철학과에 학생들이 몰린다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 현재 상황은 '이공계기피 현상' 이라기 보다는 '의대ㆍ한의대ㆍ법대ㆍ경영대 쏠림 현상'으로 말해야 되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공계 기피현상'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이유는 이렇다. 예전 개발독재 시절에 이공계 계열의 인재들은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으로 별 탈 없이 고위직 등으로 성공이 가능하였다. 따라서 인문ㆍ사회계열 인재들이 격었던 그 어려움을 겪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법대 등의 사람들이 정ㆍ경ㆍ관 등 고위층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서 이공계 인재마저 차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문ㆍ사회계열 쪽은 이미 수십년동안 냉대를 받았던 터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만, 이공계열은 갑작스럽게 상황이 바뀐 터라 이 사회적 냉대에 민감해서 여론이 크게 발생하고, 때마침 '21세기는 정보화 사회'라는 식의 슬로건이 널리 퍼지면서 이공계에 대한 반응이 격화된 것이다.
비유를 하자면 다음과 같다. " '한국'이라는 집을 떠받치고 있는 나무 기둥이 2개가 있는데, 바로 '이공계 기둥'과 '인문계 기둥'이다.그중 '이공계 기둥'은 손질을 잘 받고 칠도 꼼꼼이 되었지만, '문계 기둥' 오랬동안 전혀 손보질 않아 속에서부터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공계 기둥'도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썩어가기 시작했는데, 이것은 손질을 잘 받아서 인지 겉에서부터 썩어가기 시작했다. 급기야 두 기둥이 부러질 지경에 처하게 되었는데, 집주인은 겉에 썩어가는 부분이 보이는 '이공계 기둥'에만 관심을 보이고 '인문계 기둥'은 아직 겉은 멀쩡해서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 물론 주인은 기둥을 갈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