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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하면.. 어머니께서 해주신 일화가 생각난다.
게시물ID : sisa_4777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파란당근
추천 : 5
조회수 : 45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1/02 16:43:28
좀 뜬금 없는 이야기지만.
저희 어머니께서는 1980년 5월 18일, 광주 민주화항쟁 당시 조선대학교 교환실에서 일하셨죠.
 
18일 당일인지, 전날인 17일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으신다고 하셨는데.
여튼 어느날 공수부대가 교환실로 들어와, 작전을 위해 이곳을 점령하겠다고 말하고는
사람들을 다 내보냈다고 하셨답니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당시 공수부대가 군사 기지로 썼던 곳이 조선대학교라고 말씀하셨죠)
 
 
여튼 공수부대가 점령하는 과정에서 어느 한 군인(공수부대원)이 교환실 내에 있는 단팥빵 하나를 발견하곤,
저희 어머니께 먹어도 되는지 물어봤다고 합니다.
 
어머니께서는
"저희도 빵을 먹고 싶었는데, 빵이 상해서 못먹었어요. 드시면 탈이 날거 같네요"라 대답하셨답니다. 
(왜 상한 빵을 그대로 교환실에 두셨냐고 여쭤봤더니, 이미 광주는 내부로
들어오는 식량을 포함한 모든 물품이 통제된 상태였다고 하시더군요)
 
그 대답을 들은 공수부대원은 어머니께 귓속말로
"지금 나가실 때 정문으로 가시면 큰일이 있으실겁니다. 그러니까 다른 길 있으면 돌아서 가세요"
라고 말해줬고, 어머니께서는 당시 있었던 셋길(조대 후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로 내려가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내려오시는 날이었는지, 그 다음날인지 도청 및 조대 정문쪽에선 공수부대들이
무고한 광주 시민을 쏴 죽였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5.18 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 공수부대원이 어머니께 귀뜸을 해주지 않았더라면, 그날 어떤일이 벌어졌을지하는 끔찍한 생각이 들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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