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8500원 짜리 갸스비레그트리머를 사서 오자마자 써 봤습니다.
짧게 자르는 면이 있고, 길게 자르는 면이 있습니다. 시작했습니다.
왼쪽 종아리 앞을 밉니다. 멋모르고 짧은 쪽으로 슥 밀었다가 4미리 삭발처럼 난 고속도로를 보고 식겁하여 긴쪽으로 바꿔 밀었습니다. 마치 바리깡으로 민 것 처럼 균일하게 싹 밀어졌습니다.
이제 종아리 뒤를 밉니다. 생각 보다 잘 안밀립니다. 아니 거의 안밀립니다. 당황해서 분해 후, 날을 뒤집어 짧은 쪽으로 향해있던 날을 긴쪽으로 옮겨 마저 밀었습니다. 왼쪽 종아리는 이제 정글에서 잘 다듬어진 잔디밭으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레그트리머는 사망하였습니다.
다리 전체 1/4만 잔디밭으로 만들고 나머지는 정글로 남겨 둔 채.......
지구에 산소가 부족한 걸 염려해서 더 이상의 정글을 해치기 싫었는지 어쩐진 저로선 알 길이 없습니다만, 날을 꺼내어 숫돌에 갈아보는 심폐소생술을 거쳐서 다시 정글로 끌고 가 봐도 처음과 같은 고속도로는 커녕 다리털 위를 빗고 지나갈 뿐입니다.
현재 저는 왼쪽 아래만 깨끗한 다리를 꺼내놓고 새로운 레그트리머를 살 지 아예 바리깡을 살 지 열심히 쇼핑사이트를 뒤지고 있습니다.
ㅠ 저처럼 다리털 많은 분들
레그트리머는... 숱을 쳐주지 않습니다. 처음엔 싹 밀어주고, 조금 지나면 의미없는 철조각으로 변할 뿐.... 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