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언젠가 한국인은 독재가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한 정치인(?)이 엄청 우리한테 욕을 얻어 먹은 적이 있었죠.
저도 처음에는 참 화가 났습니다만, 요즘 곰곰히 생각해 보니
틀린 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좀 섬뜩해 지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늘 고민하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맞고 옳은데 왜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왜 아직도 좌좀이라는 말에 선동되는 것일까.
우리는 집단의 의견에 참 많이 의존합니다.
물론 지금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들어와서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예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대다수의 우리 국민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집단의 의견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나 자신의 의견보다는 남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더 중요하고,
그렇게 때문에 옷을 사도 남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를 생각하게 되고,
가방을 하나 들어도 남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가방을 들어야 하고,
그러다 보니 명품 시장이 유난히도 큰 것이 한국이고,
또 그만큼 짝퉁 시장이 큰 것도 한국일 것입니다.
뭐 예를 들자면 참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자, 우리는 집단의 말에 쉽게 휘둘리는 민족입니다.
수천년에 걸쳐 이어온 이 민족성이 쉽게 바뀔 것 같습니까?
무려 10년이나 민주정부가 대한민국을 이끌어 왔지만,
그 결과는 어떻습니까?
....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켰던, 우리의 거의 유일무의했던 '미디어'인
인터넷 조차, 국정원의 공작에 의해 그 목소리가 흐려지고 있습니다.
그런 지금 이 시대에,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대세'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미디어'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대학가에서 시작되었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이 대한민국의 수구세력은 정말 오랫동안,
그리고 치밀하게 '미디어'를 장악하여 '여론'을 선동해 왔습니다.
그들은 한민족의 특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이용하면 될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작은 움직임에도 그렇게 강경하게 대응을 하는 것이겠지요.
예를 들어, '촛불 집회'에 참여한 사람 그 자체는 그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1만명이 모이든, 10만명이 모이든, 어차피 소수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 '촛불 집회'가 '미디어'를 통해 보도 되면서
다른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대세'로 비춰지면 큰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미디어'에 작은 사건처럼 보이게 하려고,
경찰버스로 틀어 막고, 물대포를 쏴대고, '어버이연합'을 동원해서 맛불을 놓고 하는 것이겠지요.
저는 그런 지금의 이 현실에 분노하는 것은 감정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거꾸로 우리가 이 우리민족의 '특성'을 이용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알리려면
그 '진실'이 왜 중요한지, 왜 그것이 '진실'인지 알리기 보다는
지금 이 '진실'이 '대세'인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입니다.
바로 지금 수구세력이 방송과 신문을 통해 하고 있는 그 작업 말입니다.
...
문재인이 왜 직접적으로 지금 상황에 대한 언급을 꺼리는지,
안철수가 왜 박정희 묘소에 가서 분향을 했는지,
저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지금 상황에 적급적으로 언급해 봤자,
박정희 묘소에 가서 분향을 해 봤자,
어차히 우리는 문재일을 지지할 것이고 안철수를 지지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닙니다.
여론에 '선동' 되는, 안타깝지만 대다수의 우리 가족,친구들 때문입니다.
그들이 말 한마디 잘못하면,
그 순간 바로 '미디어'들을 그들을 종북좌파로 몰아 세우며
철저히 매장시켜 버릴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 했던 것 처럼 말입니다.
...
일반인들에게 '민영화'가 왜 해악이 되는지
장황하게 설명해 줘 봐야 절대 이해하지 못합니다.
차라리, '민영화' 되면 니네 집 가스비가 10배는 오를거야라고
직접적으로 와 닿게끔 약간 과장섞인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요즘같은 이런 상황에서 대체 어떻게 하면 '대세'를 만들 수 있는지,
하지만, 우리가 조금만 이런 것에 관심을 가지고 고민을 한다면
뭔가 좋은 대안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에 오늘 이 긴 글을 남깁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이번에 서울역 고가에서 투신 하신 분의 작은 분향소를 서울역 앞에다가 설치하겠다는데,
경찰 2개 중대가 와서 몸싸움 끝에 하지 못하게 만든 것을 직접 지켜 보다가,
문뜩 떠오른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