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직장생활 2년차에 아직 신입티가 조금 묻어나는 그런 평범한 직장인 입니다. 대학교 졸업하고 사회 진출하면서 대학생활 내내 동거동락했던 친구들도 다 좋은 직장에 취직을 했지요.
처음 직장생활 시작하며 느낀것은 남성 직장인들 대부분이 여자를 사먹는것을 당연하다 생각하고 그것을 남자들끼리 있는 자리에서 서슴치 않고 화제거리로 만들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며 때로는 진짜 괜찮은 파트너를 만났다고 자랑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대학생 티를 벗지 못했던 막 회사에 입사했을 때에는 정말 이것에 대해 거부감이 들었고 싫었습니다. 성매매 하는 사람들 자체를 쓰레기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더 그랬지요. 뭐 그 사람들은 내 사람 아니니 지들이 어떻게 살던 말던 신경 끄자 생각하고 그런 주제로 이야기가 나오면 그냥 대충 비위나 맞춰주고 맞장구나 쳐주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말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었고 내가 사랑했던 친구들도 직장 2년차 되고 하니 제가 경멸했던 사람들과 비슷해져 가더라는 것입니다.
술자리에는 어김없이 업소 이야기가 나오고 어디가서 누구랑 떡을 쳤는데 정말 좋았더라 풀사롱은 어디가 좋고 안마방은 어디가 좋고 얼마하며 대딸방은 어쩌고 저쩌고 이런 이야기가 대화의 30%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그들도 대학생때는 여자 사먹는건 절대 해서는 안되는 일이며 나는 내 여자만 사랑할꺼다... 그런거 안할꺼다... 뭐 그런 친구들이었는데 단 2년이란 시간은 그들이 언제 그랫냐는 듯 자랑스럽게 싼 값에 여자를 사먹은 것을 자랑하는 사람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저는 혼란스럽더라구요... 이건 아닌데.. 이건 아닌데 싶은데 뭐라 까놓고 너 그럼 안되자나 새캬 하고 비난하기도 뭐하고... 그냥 듣고 있으면서 적당히 맞장구 쳐주고 빠져나오는 술자리에서 뭔가 허무하고 내가 피터펜 컴플렉스에 사로잡힌건가? 내가 이상한건가 저들이 이상한건가? 가치관의 혼란과 믿고 의지했던 친구들에 대한 신뢰와 의존이 한순간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직장 다니고 사회생활하면 어쩔수 없이 그런데 한두번 가는건 맞는데 그걸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다니는 버러지 같은 인간은 되지 말아야지 했던 저와 친구들인데 이렇게 변해버리고 나니 친구들을 만날때마다 알수없는 벽과 괴리감이 드네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위해서 나도 순수한 맘은 버리고 어느정도 인정할건 인정하고 즐길건 즐겨야 하는건지 혼란 스럽습니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가치관이 뿌리채 흔들리는 지금 상황이 참 싫은데 돈벌어먹고 친구들과 잘 지내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해야겠고... 이런 상황에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갖고 사는게 옳은건지 저보다 연배가 높으신 분들의 지혜를 구하고자 하니 짧게라도 답글을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