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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노조 역사 - <불편해도 괜찮아> 중 발췌
게시물ID : sisa_47850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귀모티콘
추천 : 1
조회수 : 51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1/04 13:31:28


 노조원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노조가 귀찮게 느껴질 수도 있고, 노조 지도부가 '귀족'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비정규직이 급증한 후에는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의 갈등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노조의 단결뿐입니다. 그래서 헌법은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돈도 권력도 없는 노동자들이 노조까지 잃게 되면 그의 신분은 노조원에서 노예로 급락합니다. 일단 한번 추락하고 나면 다시 노조원의 지위를 회복하기란 너무도 힘이 듭니다. 영국은 그렇게 추락한 노동자들이 다시는 목소리를 회복할 수 없었던 좋은 예입니다.

 오랜 세월 동안 영국의 보수당 정권과 보수언론은 1984~1985년의 탄광노조 파업에 대해 '폭력이 난무하고,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불명료한 선동구호만 넘쳐서 처음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미지를 심어왔습니다. 이 파업이야말로 '영국병'을 상징하는 노조지도자 스카딜의 무리수였고, 대처 총리가 이를 과감하게 진압함으로써 영국병을 치유하는 데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그대로 한국까지 전해져 지금도 마치 불변의 진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중략)

 파업이 끝난 후에도 노조에 대한 공격은 계속되었습니다. 주된 목표는 파업 이후에도 탄광노조를 계속 이끌었던 스카길이었습니다. 1990년 <데일리 미러>는 스카길이 파업 당시 영국의 적성국가인 리비아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폭로했습니다. 스카길을 목표로 한 엄청난 공격의 시발점이었습니다. 나중에는 스카길이 리비아의 가다피 대령에게 돈뿐만 아니라 무기도 요구했다는 황당한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데일리 미러>가 먼저 보도하면 다른 매체들은 별다른 조사 없이 그대로 받아썼습니다. 이런 보도를 접한 보수당과 노동당은 한목소리로 스카길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였습니다. (중략) <데일리 미러>의 보도들이 아무런 근거가 없었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진 상태입니다.


 출처: 불편해도 괜찮아, 김무식 지음 국가 인권위원회 기획 (창비)


 

 책을 읽다가 요즈음의 대한민국 모습과 너무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무섭더라고요. 좀 더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게 일부 발췌하여 오유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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