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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지만 광주 택시기사님께 들은 말들 (실제 경험)
게시물ID : sisa_7105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예술가고양이
추천 : 13
조회수 : 2037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6/04/11 18: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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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얼마 전에 광주에서 택시를 탔는데요,
50대에서 60대초반으로 보이는 기사님께서 
'젊은이는 정치에 관심이 있느냐'고 묻더니 혼자서 줄줄 말을 이어가시더군요.
전 독감에 걸려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목소리가 잘 안나오는 상태여서 그냥 귀를 쫑긋했습니다.

(당연히 '젊은이, 투표란 중요한 것이니 이번 투표를 꼭 하면 좋겠소' 
이런 말을 하시겠거니 생각했는데, 웬걸?)

'문재인 그 새끼가 얼마나 나쁜 놈인줄 아느냐, 
광주를 부산 껄로 만들려고 수작부려서 노무현이랑 짜고 
노무현때부터 다 빼돌려서 지금 더불어민주당에는 호남사람이 한 명도 없다.

지금 다 부산 사람들만 있어서 광주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안철수가 그걸 알고 더불어민주당을 뛰쳐나와 국민의 당을 만들어서 
호남사람을 불러들여서 제대로 된 정치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 문재인이 광주 왔을 때 계란 맞았는데 
그거 맞고도 가만히 있는 거 보면 지가 죄가 있으니까 그런 게 아니냐.
죄가 없으면 그거 맞고도 가만히 있겠냐.'

이런 종류의 말을 하시더군요.
저는 몇 번이나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넘치다가도
도대체 이 아저씨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끝까지 들어보고 싶어서 다 들었습니다.

광주에서 지내면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은 처음 만나서 무척 당황했고,
룸밀러로 제 표정을 살피며 자신의 생각이 아닌 누군가의 말을 전하는 듯 
정리되지 않은 말을 하는 것이 괜스레 수상했고,
사람들을 쉽게 만나고 선뜻 말을 건넬 수 있는 택시기사 님을 누군가 고용한 건가 괜한 의심도 들었고,
저한테 젤 먼저 '정치에 관심이 있냐'라고 물으며 말을 시작했던 것도 괜히 의심스러웠고,
저 아닌 정말로 정치에 관심없는 사람들은 이 말들을 사실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스러웠고,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광주에 와서 이 기사님의 택시를 탔을 때 대화를 나누고 실망하진 않을까 염려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기사님의 생각이 기사님의 것이라면 기사님이 생각하는 '정치'란 무엇인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선거를 이틀 앞둔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광주에도 이런 분들이 있고, 또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으니
깨어있는 분들은 안심하지 마시고

소중한 한 표 꼭 행사하자는 것이지요.
말이 아닌 행동으로요...

도올 선생의 말씀처럼 
'헬조선을 만드는 것이 젊은이'라면
굿조선을 만드는 것도 우리 젊은이들, 살아갈 사람들의 몫이 아닐까요.
또는 살아있어야 할 사람들의 몫이기도 하고요.

또한 그는 '정치인들이 늙은이들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이유는
늙은이들이 투표를 하니까'라고 말했지요.

맞아요. 장사가 되니까 맞춤 홍보하고, 취향저격하겠지요.
우리도 소비자라는 걸 보여줍시다.
그리고 괜찮은 나라에서 멋있게 늙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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