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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아서 썰풀어봐요:)
게시물ID : lovestory_628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uku
추천 : 0
조회수 : 50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1/04 22:07:45
이십일년된 수컷 오징어에요.
제가 왜 기분이 좋냐면요~ 있자나요~ 
오늘 고기먹었다!!!!!!
도 있긴 한데, 오늘 한번 죽다 살아났거든요.

제가 매일 아버지랑 등산을 다니는데 평소에는 뒷산 둘레길로 산책다니는 기분으로 다녀요.
근데 오늘은 날씨도 꽤 좋아 보여서 정상까지 찍고 오기로 했어요.
요즘 아버지 무릎이 안 좋으셔서 괜찮으시겠냐고 하니 팔팔하다셔서 올라가기로 했습죠.
근데 제가 아버지 걱정할 처지가 아니었던거 같네요.
제가 작년에 일년간 재수하면서 운동하고는 벽을 쌓고 살았는데 재수 끝나고 와보니까 10kg이 빠졌더군요.
그래서 요즘 체력 기른다고 등산하고 있었던건데
정상이 얼마 안 남았을 쯤 제 몸이 이상해지더군요.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세상이 노랗게 보이기 시작했어요.
제딴에는 아무렇지 않은척 했는데 아버지는 뭔가 이상한것을 느끼셨나봐요.
저를 붙잡고 제 이름을 계속 부르시는데 이미 정신이 멀어지고 있었어요.
눈은 왜 그렇게 무거운지...
그러다가 아버지 얼굴을 보고 정신을 차렸습니다. 
감정표현이 항상 서투르셨던 아버지의 얼굴에서 걱정을 넘어 간절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119에 전화해서 지금 위치와 제 상태를 설명하시는데 당황하셨는지 제대로 말을 못 하시더군요.
전 어떻게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정신 바짝 차리고 앉아있는데,
황당하게도 점점 정신이 돌아오더군요. 시야도 점점 선명해지고.
일단은 아버지부터 안심시켜드렸습니다. 괜찮아졌다고 말하는데도 아버지는 당신 무릎에 절 눕게하고
계속 누워있도록 하시더군요.
그렇게 십분쯤 있고서야 하산할 수 있었습니다.
아, 119아저씨들은 제가 다시 전화해서 죄송하다 하고 돌려보냈어요.
하산하면서도 맘이 안 놓인다시며 절 부축하고 내려가셨습니다.

이걸 쓰고는 싶은데 계시판 선택을 못하겠길래 좋은글에 쓰고 당부하나 드릴께요.
운동하시는거 좋습니다. 체력이 국력이죵. 식상하긴 해도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말한거니까요.
단, 너무 무리는 하지 마시기 바래요.
제가 집에 와서 찾아보니까 '기립성빈맥증'이란게 제 증상하고 비슷해 보이던데, 정말 죽을거같은 기분입니다.
또하나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목숨을 가벼이 여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누구에게든 부모님은 있습니다. 그분들과 관계가 좋았던 나빴던, 지금 이세상에 계시던 저세상에 계시던,
자식 안좋게 되기 바라는 부모님은 없습니다. 부모님이 아니라도 내가 죽으면 슬퍼할 사람은 분명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명은 여러분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함부로 버릴 생각은 하지 마시고 억척같이 사세요.

필력이 달려서 더 쓰기가 힘드네여. ㅋㅋ
암튼 방금 일기장에도 써놨는데요, 전 불사신이 될껍니다. 살려고 발버둥칠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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