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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wedlock_71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미래예언자
추천 : 12
조회수 : 1453회
댓글수 : 31개
등록시간 : 2017/02/22 04:38:34
얼마 전 남편은 발가락? 발바닥?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병원을 참 싫어하는데 자진해서 병원을 갔더랬다.
간단한 검사를 마치고
점심시간 때문에 검사결과를 기다려야했는데
갑자기 하지 않던 '만약에~' 를 시전한다.
"만약에 나 입원해야 한다고 하면
연차 몰아쓰고 이번 주는 그냥 내려갈까?"
워낙 연차 몰아쓰는걸 싫어하고
일 쉬는 걸 나태해진다고 여기는 남편이기 때문에
여간 아픈게 아닌 것 같아 그러라고 했다.
혹시 내가 싫다고 할까봐 걱정했는지
내 말에 괜히 좋아하더라.
그리고 병원을 다시 들어갔다 나온 남편은
남편의 증상이 통풍이라고 했다.
잘먹어서 생기는 황제병이라고
고기도 먹지 말고 운동 열심히 하랬다며
입원얘길 꺼냈던 사실을 머쓱해하던 우리 남편.
그리고 몇 주가 지났다.
평소 좋아하던 치킨도 못 먹고
삼겹살도 못 먹고.
그 좋아하던 고등어는 쳐다보지도 못한다.
돈을 버는 가장 큰 이유가
먹고싶은 걸 맘대로 사먹을 수 있기 때문이라던
결혼 전 남편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나는 그저 약먹는 동안만이라도 잘 버티자며
못먹어서 기운빠져있는 남편을 토닥여 줄 수밖에..
그러다 문득.
오늘 퇴근하고 나서 지친 남편과 통화하는데
요즘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졌다고..
일 하면서 단 한 번도 일 자체가 싫었던 적은 없는데
요즘 처음 그런 생각을 느낀다고 말해왔다.
딱 한 달만 마음대로 쉬고 먹고 자고 놀고싶다는
정말 평범한 소망과 함께..
나는 마음이 먹먹해졌다.
내가 돈 버니 당신은 휴가 내고 집으로 올라오라고
다만 일주일이라도 그렇게 하라고 했지만
남편은 거절했다.
아니 어쩌면 불가능한걸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내가 무얼 해주어야할까.
내 어떤 말이 당신에게 위로가 될까.
밤새 고민해봤지만 답을 모르겠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건
당신이 좋아하지 않는 음식들이나마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수밖에..
나의 가장 친한 내 인생의 단짝친구가
하루빨리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줄 수 있는 아내가 되고싶다.
출처 |
근데 내가 요리를 못하는게 함정. 설마 내 음식이 맛없어서 권태기가 온 건 아니겠지..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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