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식은 땀이 나고,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입 밖으로 내서는 안 되는, 낼 수도 없는 끔찍한 복수 방법들이 머릿 속을 가득 메우고, 왜 아무도 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있는지 끊임 없이 되새기게 된다. 방관하던 놈들에 대한 분노와 원망은 이미 많이 가셨지만, 주도적으로 날 괴롭히고 애들 선동하던 놈들... 난 얼굴도 잊어버리지 않았다. 잊어버리고 싶어서 졸업 앨범도 다 태워버렸다. 기억하고 싶은 친구도, 좋아했던 사람도 없다. 다 태워버렸다. 근데 니들만 내 머릿속에 남아있어. 알어? 난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지만 아직도 목숨, 영혼이라도 바쳐 이루고 싶은 게 하나 있어. 아니지, 내가 이루는 게 아니지. 난 그저 바랄 뿐이야. 니들 하나 하나가 낳은 자식들은 한 놈도 빠짐 없이 내가 겪은 그대로 겪기를. 지나가는데 이유 없이 사람들이 침을 뱉고, 일기장과 책은 화장실 변기 속에서 발견되고, 같이 밥 먹을 사람이 없어서 두 달을 물만 마시고 살고. 옷만 스쳐도 더럽다고 쌍욕을 듣고, 책상과 의자가 쉬는 시간마다 밖에 버려져있는 학창 시절을 보내기를. 궂은 일은 도맡아시키고, 눈 앞에서 싱글싱글 웃으면서 걸레니 쓰레기니 하는 소리를 하고, 살인마같이 생겼다느니 하는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수업 시간에 발표를 하면 큰 소리로 비웃고 흉내 내고, 머리를 때리고, 돈을 뺏고, 쓰레기를 서랍 속과 가방에 넣어놓고 가고, 접착제로 책상과 의자에 도배를 하는 이 모든 일들을 너희 자식들이 그 대대로 당하기를 바래. 그런데도 주위에 편 들어주는 이 하나 없고, 부모조차도 왕따는 피해자의 잘못이라는 궤변을 늘어놔서 결국에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길 바래. 맞아. 저주하는 거야. 모든 것을 묻어두고 가기엔 내 삶이, 내 청소년기가 너무 억울해. 지금도 난 미쳐버릴 것 같다고. 니들이 그렇게 잘난 듯 웃고 떠들고 하하호호 신나게 살아가는게 너무 싫어. 혐오스러워. 그치만 니들이 죽기를 바라진 않아. 그럼 너무 시시하잖아. 내가 아픈 만큼 너희도 아파야해. 죽고싶은데 죽을 수가 없어서, 죽지 못해서, 목숨이 너무 질겨 끊어지지가 않아서 매일 울면서 고통에 빠져 살아야해. 저주할거야 나만 아플 순 없어. 너무 억울해. 다들 내가 잘 극복하고 사는 줄 알고 지나가듯 그 얘기를 꺼내는게 너무 싫다고. 내가 피해자야. 내가 피해자라고! 근데 너네는 왜 그렇게 잘 살아? 싫어 너무 불공평해 내가 나중에 지옥이란 곳을 가서 불길에 평생 타버린다고 해도 저주할거야 너희는 절대로 편하게 못 죽어 온 마음을 다해 내가 죽는 그 날까지 내가 이 가슴속에 저주외 독을 품고 살 거야 억울하니까. 난 절대 용서 못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