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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기획 지망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게시물ID : gametalk_1502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썩봉
추천 : 7
조회수 : 494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1/07 00:23:26
게임 기획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1.
게임의 본질은, 게임이 0과 1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라는 겁니다.
이 말을 이해하는 신입은 드뭅니다. 아니, 현업인 중에서도 이 말을 이해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현업인 중에서도 60% 정도만 이 말을 이해합니다. 이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당신은 기본은 아는 사람입니다.

"게임은 1 이상의 규칙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당신은 준비된 신입이 아닙니다. 당신이 종사하고자 하는 업계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현업인인데도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2가지 가설을 세울 수 있겠군요.
제가 설명을 잘 못하거나, 당신은 기획자가 아니라 T.O를 채우고 있는 단순 인력일 뿐입니다.
당신이 하고자 하는게 꼭 전자기기에서 돌아가는 요소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보드 게임이라고 해서 이 규칙을 넘어설 순 없습니다.
모든 게임에는 승리 규칙이 존재합니다. 단, "승리"라는 단어에 집착하지 마세요. 
승리라는 말은 true와 false중 하나를 손가락질 할 때 가장 편리한 단어일 뿐입니다.
당신은 승리라는 단어 이외에 "사랑", "분노", "눈물", "기쁨" 등의 당신이 알고 있는 인간의 모든 감정을 담을 수 있습니다.
게임은 철학과 닮아 있습니다.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건 만들 수 없습니다. (얻어걸릴 순 있겠지만.)

이 말을 그래도 이해할 수 없다면, 당신은 "만든다"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한 겁니다.
계산기부터 만들어보세요. 더하기와 빼기조차 당연한게 아니란 걸 아는 순간 "만든다"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론 : 프로그래밍 (언어와 상관없이) 최소한 1달 이상은 해보세요.

2.
기획자,는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직업 명칭입니다. 서양에서는 Designer라고 부릅니다.
그 앞에 여러가지 단어가 붙습니다. System, Level, Balancing, Contents, Concept, Business, 등등...
붙여 쓰면 System Designer 같은 방식이 되겠군요.
앞에 있는 단어는 분야입니다. 뒤에 있는 단어는 핵심 단어가 되겠군요.
기획자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착각 중 하나가
"기획자는 창조적 업무를 진행하는 브레인"
집어 치우세요. 그건 사람의 특성이지 업무의 특성이 아닙니다. 심지어, 기획조차 기획자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기획자는 기획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이지, 기획을 유일하게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기획자는 사내 영업을 주로 하는 사무직입니다.
창조적 업무를 진행하는 브레인은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디자이너, 사운드 디렉터, CEO 등 모든 업무층에서
다양하게 발생하는 인간의 한 부류일 뿐입니다. 디자이너의 고유한 특성이 아닙니다.

결론 : 기획자는 유달리 특별한 직업이 아닙니다.

3.
당신이 적어도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기업"을 존중해야 합니다.
당신은 "돈"을 받는 사람입니다. 전 "돈"을 경시하는 것을 존중하는 유교적 사고방식을 혐오합니다.
"돈"을 경시하려면 "돈"을 버리고 사세요. 그걸 못하면 경시할 자격이 없습니다.
적어도 "돈"을 필요로 한다면, 당신에게 "돈"을 주는 사람을 무시하지 마세요.
이 말을 이해한다면, "기업"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를 알 겁니다. 기업은 종사자에게 "돈"을 주는 핵심 단체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 "기업"에 종사하는 "단체"에 대해서도 똑같은 경의와 존중을 가져야 합니다.
적어도 당신이 받는 연봉만큼 일을 해내야 하는 거죠. 그렇지 않고 기업 탓을 하지 마세요.

결론 : 당신은 단체에 속해 있습니다. 멋대로 하고 싶으면 동아리를 만드세요.


4.
수많은 기획 관련 서적의 공통점은, 

"뜬금없는 창조란 있을 수 없다. 기존의 것을 재해석할 때 창조가 나온다."

이 말은, 여러분이 중고등학교 때 간간히 보았던 몇 글자와 일치합니다.

다독, 다작, 다상량.

이 말을 넘어서는 참고 서적을 있을 수가 없고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많이 해봐야 대화가 통하고, 많이 만들어봐야 뭐가 중요한 줄 알고, 많이 생각해야 정리가 됩니다.
하찮게 여기는 일들이 가장 고귀한 일이고, 가장 고귀해 보이는 일이 가장 하찮습니다.
가장 하찮은 것에 가장 많은 것을 희생하세요.
당신은 깊이 있는 기획자가 될 것입니다.

결론 :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일컫는 단어에 집중하세요. 괜히 그런게 아닙니다.


5.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이 말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모두를 이기기 위해서는 노력하며 즐기는 천재가 되어야 합니다. (IF문?)
그리고 노력하는 자에게도 급이란게 있습니다. 100과 1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천재나 즐기는 사람에게도 급이란게 있겠군요.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허들이 정말 많겠군요. 최고가 고작 100밖에 안될까요?

게임 기획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말합니다. 당신은 정말 이 직업을 원하십니까?
당신이 원한다는 감정이 생긴 이유가 단순히 이 직업에서 지향하는 분야가 당신에게 가장 익숙하기 때문은 아닐런지요.

이 곳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좋지 않습니다. 연봉은 적고, 일은 많고, 자유는 적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토록 대우가 좋지 않은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 높은 능력을 요구합니다.
유망하고 미래가 창창하며 대우가 좋은 직종이었다면, 이런 말 하지도 않습니다.

결론 : 게임 개발은 가볍게 임하기에는 인생의 좋은 경험이 될 지언정, 좋은 추억이 되기는 힘듭니다.


6.
부정적인 1~5까지의 말을 거치고 이곳까지 오셨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당신은 "게임"을 "만든다"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으셨나요?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와 동일한 말입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자신의 시간을 유의미하게 보낼 수 있도록"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시간을 소모"하는 것에 있어서 "행복"을 느끼는 생명체입니다.
당신은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가치를 고민하며 사는 직업을 선택한 것입니다.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당신과 함께 이 즐거움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습니다.
당신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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