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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가 변했다며 스트레스 받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게시물ID : lovestory_712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lueRose
추천 : 14
조회수 : 771회
댓글수 : 49개
등록시간 : 2015/01/09 06:34:37
제가 처음 오유를 알게 된 것은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알게된 동생이
MSN으로 보내준 하나의 링크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때 당시 오늘의 유머는 하루하루 이메일로 유머가 전송되던 시스템 이었고,
메일 확인을 하지 않는 저는 당시 오유에 대하여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저는 컴퓨터만 키면 자동으로 접속되게 설정해 놓은 MSN으로 매일 같이
온, 오프라인의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었고, 아는 동생은 틈틈히 오유의
재미있는 게시물을 링크해 주곤 했습니다.
 
그런 나날들이 반복이 되었고, 어느 순간부터 저도 모르게
아는 동생보다도 더 자주 오유를 드나들게 되었습니다.
 
01.jpg
<그 무렵이라 생각되는 2003년의 오유 메인 페이지>
 
02.jpg
<게시된 글>
 
03.jpg
<당시의 댓글들은 하오체와 햏자들로 가득합니다>
 
 
마치, 동네 아저씨, 청년들의 대화 처럼 정겹기 그지 없습니다.
상호간의 벽따위는 느껴지지 않으며, 적의의 지읒자도 느낄 수 없습니다.
 
당시 현실에서는 중소기업에 입사하면, 신입의 월급이 80 ~ 110만원 정도로 기억합니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10년도 더 지났는데도 별반 다를바 없다라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당시엔 그 돈으로도 충분하지는 않지만, 앞이 막막할 정도로 부족한
돈은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도 취업난이다 뭐다 말이 많았지만, 지금 정도는
아니었던...
 
한마디로, 배는 부르지 않아도 지금 보다는 살만한 시절이었다는 것 입니다.
 
오프라인, 현실 세계가 그랬다면, 당시의 온라인, 가상 세계의 인터넷 문화는 어땠을까요?
 
과거의 오유 이미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평화롭기 짝이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물론 그때도 상업적 광고니 뭐니, 꾸준글과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은 있었지만
지금보다는 훨씬 자정력과 순기능이 강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당시에는 컴퓨터를 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목 마른 무언가를 찾아서
알음 알음 인터넷 커뮤니티를 찾아 헤매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관심사와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 끼리 태평양 보다도 더 드넓게 펼쳐진
인터넷에서 수 많은 작은 섬과 같이 퍼져있는 커뮤니티에 모여들 수 밖에 없었고,
관심사와 성향이 비슷하니 싸움날 일도 적었으며, 눈살을 찌푸릴 일도 적었다는 것 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보다는 현실에서 살만했기 때문
가상의 인터넷에서 보다 넓은 아량과 포용력을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 것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2001년 즈음 시작하여 2006까지 그 어떠한 글을 쓰지도 않고 댓글도 달지 않았으며,
추천과 반대도 없이 오직 눈팅만으로 오유를 즐겼습니다.
 
그러다 2006년 10월 21일.
 
오유에 가입하였고, 조금 시간이 흘른 후, 참다 참다 첫 댓글을 달았습니다.
 
확실한 시기를 파악하려 제 개인페이지에서 첫 댓글을 찾으려는데, 나오지 않아
날짜와 정확한 시기와 내용을 말 할수는 없게 되었지만, 제 머리속에 남아있는
기억을 토대로 말하자면
 
한 여성이 남자친구의 답답함을 토로하는 글 이었습니다.
 
잠시 당시 오유의 배경을 설명하자면,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극도의 남초 사이트, 남탕 그 자체였습니다.
 
지금이야 패션 게시판이든 요리 게시판이든 어디서나 쉽게
여성 유저들의 글을 볼 수 있지만, 당시 오유는 여성이 글을 쓰며
활동을 하기에는 남자의 벽이 너무나도 두터워 극 소수의 여성들만이
활동을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도 저와 같이 눈팅만을 추구하는 숨은 여성 유저들이 존재했을 것 입니다.
 
간략하게 그 글내용을 말하자면, 여성이 남자친구의 끝 없는 허세와
이기로 가득찬 무책임한 행동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글 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기가 찬 내용이었으며, 그 여성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남자로 가득한 남초 사이트에 고민글을 올렸을까 싶은 예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고민 게시판에 있을 때 글에 달린 댓글의 수위는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베스트로 옮겨가는 순간 부터, 그 글에 남성 유저들의
 
"그럴 수도 있지, 왜 남자친구 기를 죽이고 그래?!"
 
라며 버럭하는 댓글의 수위가 어마어마하게 높아졌습니다.
 
네, 맞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그랬다는 것 입니다.
 
보다 못해 짜증이난 저는 넘치는 오지랖과 잉여력으로 여성옹호 남성 댓글 반박성
댓글을 달았고 수 많은 추천과 반대를 받으며 그렇게 저의 고민 게시판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마도 그 글이 지금 시점에 올라왔다면, 당시 상마초성 댓글들은 순식간에
블라인드 처리 되었을 것이며, 그렇게 많은 상마초성 댓글이 달리지도 않았을 것 입니다.
 
그 후 개인 페이지에서 확인되는 댓글은 8901개지만, 실상은 더 많은 댓글을
주로 고민 게시판에, 간혹 기타 다른 게시판의 글 아래 달아오며,
때로는 칭찬과 반대 의견, 욕들을 먹어가며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
 
오유를 즐겨오고 있습니다.
 
 
 
올드유저, 많은 활동 부심을 부리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오래 많은 활동을
해오면서 수 많은 모습의 오유를 보아왔다는 말이 하고 싶을 뿐 입니다.
 
2006년 부터 2015년을 맞이한 지금까지, 오유는 몇배는 늘어난 유저수와
그만큼 수면위로 올라오고 추가된 여성 유저들, 그리고 이제 오유를 찾지 않는
사람들,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갖고 쉽게 찾아오는 유저들로 늘어난 게시판 등.
 
긍정, 혹은 부정적인 수 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반면.
 
2006년 부터 2015년을 맞이한 지금까지, 세상은 오유의 변화보다도
더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2006년과 다를 바 없는 초봉과 달리, 몇배는 더 오른 물가.
끊이지 않고 해결이나 개선은 되지 않는 사건 사고들.
심화되어가는 취업난과 고령화.
 
헤아리자면 한도 끝도 없이 부정적인 일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변화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시시각각 세대가 바뀌고 세태가 바뀌어 가는 세상입니다.
 
오직 집과 피씨방에서만 인터넷을 하던 시대와 달리
화장실, 길거리, 대중교통, 심지어 산속까지 그 어디서든
인터넷을 할 수 있으며, 누구든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더불어 과거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삭막하고 여유 없는 시대에서 말입니다.
 
 
 
오늘의 유머가.
 
과거 장기만 두던 영감들만이 모이던 노인정이었다면,(비하하는 것 아닙니다.)
현재 장기는 물론, 바둑에 오목, 윷놀이 화투까지
남여노소가 모두 모여 즐기는 문화 센터가 되어버린 이 시점에서
 
변화 없는 세상과 커뮤니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입니다.
 
 
 
 
과거 인터넷 접속 자체가 제한적이며, 수 많은 주제의 수 많은 커뮤니티가 존재하였지만,
대다수의 커뮤니티와 회사가 문을 닫고, 소수만 살아 남은 지금.
 
어디서든 접속되는 인터넷은 폭넓은 주제로 탈바꿈한 소수의 커뮤니티로
손 수위운 유입과 활동을 돕고있습니다.
 
변화 없는 세상과 커뮤니티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변화를 받아드릴 수 없어 오유를 떠나시는 것을 막을 수도 없고 명분도 이유도 없습니다.
하지만 떠날때 떠나시더라도 스트레스는 받지 마세요.
 
변화는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기성세대가 쌓아 올린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좋든 싫든 그 체제 속에서 살아야만 하며, 개선을 하든 유지를 하든 우리의 몫이 되어갑니다.
 
기성유저가 쌓아 올린 자정과 깨끗함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오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좋든 싫든 그 체제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으며, 개선을 하든 유지를 하든 우리의 몫이 되어갑니다.
 
스트레스는 받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과거보다 더 여유 없는 삶은 인터넷에서 그대로 드러나게 됩니다.
 
손쉬운 유입과 활동은 그 무가치함에 대충 글을 올리게 되고
이해가 안되어 두번 세번 읽을거 바쁘고 귀찮으니 한번 읽고
글쓴이 생각 없이 대충 댓글 달거나 반대 누르게 되고
누구는 상처 받고...
 
 
 
오늘의 유머이니 만큼.
 
실제 삶에는 단 하나의 여유가 없을 지언정
오유에서 만큼은 조금의 여유를 가지고
 
조금더 큰 아량, 조금더 큰 포용력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
최소한 덜 받는 방식으로 오유를 상호간의 즐기셨으면 합니다.
 
오유는 과거에도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으며, 미래에도 변해갈 것 입니다.
가상 세계 역시, 현실과 다를 바 없으니까요.
 
저 역시 부족하고 그러지 못할때 많으며
수 많은 댓글로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었을지 모를 순간 반성하며
넘치는 오지랖과 잉여력을 추스려 이 글을 줄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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