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브로니들 사이에 더피 삭제 논란이 한창일 시절.
'save derpy!'라는 슬로건과 함께 그녀를 구하자는 캠페인 짤이 유행했습니다.
아래 짤은 그 중 하나인데, 제법 흥미로운 게 있었습니다. 제 기준으로.
더피: 난 영국산 말이 되기 싫어요!
여캐 1호: 그녀가 우는 걸 계속 보고 있을 수 있나요? 우리의 더피를 구하자구요!
더피: 그 동네 머핀이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본 적 있냐구요?!
네. 머핀입니다.
더피가 언급한 머핀은 '영국식(잉글리시)' 머핀일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더피 짱은 머핀을 밝힌다는 동인 설정이 있습니다.
훗날 이게 공식적으로도 수용되어 작중 더피의 등자가방 단추가 머핀 모양으로 되어있다던지,
hasbro社의 더피 피규어(다만 이름은 無)의 박스에 머핀이 그려져 있다던지..하는 쾌거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대부분 아시겠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머핀'이라는 녀석은 사실 두 종류이고,
그 중 작중에 등장하는 머핀은
부풀은 반죽이 울룩불룩 솟아오른, 소위 미국식 머핀입니다.
그리고 저 짤에서 더피가 혐오해 마지않는 그 영국식 머핀은 제과제빵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다아 아는 사항이지만,
요렇게 판이하게 다르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왠지 살찐 호떡같이 생겨먹은 외관과는 달리, 속에는 아무것도 들지 않은, 말 그대로 그냥 빵입니다.
이걸 생짜로 먹는 이는 없을뿐더러, 정말 그러면 영국 음식 답게 아무 맛도 없습니다.
함부로 따라하시면 저 짤의 더피가 한 말에 적잖이 공감이 갈 겁니다.
그래서 저 놈을 횡베기하여 마치 샌드위치처럼 내용물을 끼워 먹는게, 영국식 머핀의 정석입니다.
맥◇날드에서 파는 맥머핀의 '머핀'이 바로 이 녀석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맛없고 멋없는 머핀이 원조라는 겁니다.
이스트를 이용해 얌전히 부풀린 이 빵은 신대륙으로 넘어오면서 급하게 만드느라 이스트 대신 베이킹파우더를 쓰게 되었고,
그래서 제멋대로 부풀어 올라 버섯모양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버섯모양 머핀이 워낙에 유명해지다보니,
정작 원조인 호떡모양 머핀은 본토 외에는 마이너化와 동시에 '잉글리시'라는 말을 덧붙이는 굴욕을 당합니다.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라고 해야 할까.
여하튼 이 둘은 먹는 방법도 다르고, 맛도 다릅니다.
버섯모양 머핀은 단맛 계열이 주가 되어서 그냥 그대로 먹어야 하지만
호떡모양 머핀은 아무 맛도 없는지라 식빵처럼 활용하는 형국인 터라..
잡소리가 길었지만, 아마도 저 짤의 더피는 저 호떡모양의 흉물을
머핀이라는 말만 듣고 생짜로 먹고 난 뒤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습니다.
뭐..충분히 이해할 만한 상황일지도.
아랫 짤들은 아마도 호떡모양 머핀에 상처입은 더피의 이야기?
<셋 다 더피부루>
1번째
더피: ...그리고 무엇보다 그 부페에서 머핀이 나온대! 생애 최고의 밤이 될 거야!
2번째
더피: *한숨* 이건 내가 찾던 게 아닌데....(의역)
뱀발이지만 머핀은 맛있습니다.
아, 호떡모양 말고 버섯모양 말입니다. 블루베리 잔뜩 뿌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