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외금강 온정리 정거장 기적도 끊이고 적군도 몰려가고 마알간 정적만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빈 뜰에 먼저 온 우군들은 낮잠이 더러 들고 코스모스 피어있는 가을볕에 서량이면 눈썹에 다달은 금강의 수려한 본연에 악착한 전쟁도 의미를 잃노니 시방 구천 밖으로 달아나는 적 을 향해 일제히 문을 연 여덟 개 포진은 [찌릉찌릉] 지각을 찢어 그 모독이 첩첩 영봉을 울림하여 아득히 구천으로 돌아들고 봉우리 언저리엔 일 있는 듯 없는 듯 인과처럼 유연히 감도는 한자락 백운白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