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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총 할배, 노년 상실감이 만든 우리의 네오 나치.
게시물ID : sisa_4800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두부홍래
추천 : 2
조회수 : 267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1/08 15:46:04

민족사회주의노동자당. 이 이름이 익숙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름만 보고서는 무슨 남미나 아프리카의 좌파 정권을 잡고 있는 정당이라고 생각하기 쉬울지 모르겠다. 하지만 보통 이 정당을 나치라고 하면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아듣지 않을까? 맞다. 유대족과 슬라브족을 열등민족이라며 차별하며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가 소속되어 있었던 나치다. 



<유럽의 네오나치, 사회 경제적 불안이 그들이 성장한 바탕이었다>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이름이겠지 하는 사람도 꽤 많겠으나 아직도 나치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꽤 된다. 이름 하여 네오 나치(neo-nazzi). 2차 세계 대전 이후, 세계 경기는 재건사업과 여러 재정적 조치들로 인해 상승세였다. 유럽에서는 고용이 크게 증가했지만 70년대 말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성장과 고용은 점차 줄어들었고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가운데 젊은 층의 취직은 자신들의 아버지 세대와는 다른 모습을 띄게 되었다. 아버지 세대만으로 모잘라 외국인 노동자까지 들였는데 막상 자식 세대들은 취직도 못하는 상황이 되니 젊은 층은 극도로 보수화되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반감, 다문화 정책에 대한 반대, 극우적인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현재의 네오나치로 대변되는 유럽의 극우주의자들, 그리고 그 지지자들이다. 글을 읽으면서도 느꼈겠지만 우리나라가 겪었던 90년대 후반의 모습과 비슷하다.  군사정권때와 문민정부 초기의 고공성장의 끝자락에서 점점 취업문은 닫혔고 그 어느 때보다 취업을 위해 더 많은 스펙을 요구받는 지금의 20대도 과거에 비해 많이 보수화 되어있다.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가 욕을 많이 먹어도 엄청난 서버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것도 이들의 덕이 크다.(혹시 다른 세력의 지원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뭐 자유다.)



<유럽 극우 집회의 참가자들은 대개 청년층이 주를 이룬다.>


경제성장의 둔화와 보수층의 부상이라는 현상이 유럽과 우리나라에서 동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긴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발견되는 특이한 점은 극도로 보수화되는 층이 노년층도 포함된다는 점이다. 구글 이미지에서 네오 나치를 검색해 보면 이미지에서 보이는 화면은 젊은 사람들 밖에 없다. 나이가 많아도 40대를 넘어가기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극우나 혹은 보수를 검색해 보면 자주 보이는 사람들의 연령대는 적어도 60세 이상의 노년층이다. 그것의 원인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한국전쟁으로 인해 생겨난 내재화된 반공의식? 그것만으로 모두 설명할 수 있을까? 그들도 따지고 보면 60~70년대, 반공을 국시로 하던 유신헌법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한 청년들 아니었는가. 



<우리나라의 보수단체 집회의 연령대는 유럽과는 사뭇 다르다. 대개 군복을 입은 노년층이 많다. 군복이 본인 건지는 묻지 말자.저 디지털 군복...>


1997년 IMF에 내몰리듯 명예퇴직, 희망퇴직으로 직장에서 쫓겨난 이들이 당시 40~50대였으니 지금 60~70대가 되니 여기서 문제의 원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청년층에게 더이상 존중받지 못하고 자신의 초라한 모습, 10살~20살 어린 부하 직원들에게 밀려 쫓겨난 뒤 느끼는 그들에 대한 적대감, 안정된 소득없이 하루 하루 보내야만 하는 노후와 이로 인해 느껴지는 불안감. 그것들이 한 데로 어울어져서 거리로 나온 것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흔히 아는 가스통(총)할배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구조적 산물일 가능성이 크다. 



<가스총으로 시위대를 위협하는 할아버지의 모습. 살상력을 떠나 위험하다>


최근 시위 한 가운데 가스총이 등장했다. 수원교구 정의구현사제단 ‘박근혜 정권 회개와 퇴진’ 미사 때 한 보수단체 회원이 가스총을 들고 시위대를 위협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무기를 갖고 합법적 시위를 하는 시민들에게 총을 들이댄 것은 그 가스총의 살상력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가 아니라 할지라도 다신 없어야 할 일이다. 노망나서 그렇다. 나이 먹고 뭐하는 짓이지 라고 비난하는 심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어차피 세상 사는 것, 노인이라고 빼고 배척할 수 없는 노릇이니 그들이 좀 더 따뜻하게 받아들일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들의 손에 가스총이나 가스통을 놓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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