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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의 침묵 _ 한용운 ▦
게시물ID : humordata_5196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형님이다
추천 : 7
조회수 : 82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9/05/24 01:05:07
님은 갔습니다..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릉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갓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쓰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않은건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나의 바보같은 영웅이였고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한 당신을 잊지 못할 겁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시의 몇 구절들이 내 심정과 비슷한거 같아서 올립니다. 님은 갔습니다..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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