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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맘 때쯤 생각나서 적어보는 경험담
게시물ID : panic_714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봄잠
추천 : 11
조회수 : 1433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4/08/07 00:36:32
(글솜씨 부족으로 나만 무서울 수 있음 주의)
 
2010년 여름, 지방에서 상경하여 2년 정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는
 
원룸 계약기간이 남은 동안 서울에서 이런 저런 강의나 들으러 다니며 놀던 시절입니다.
 
당시 알x딘에서 주최하는 인문학 강의 같은걸 들으러 갔었는데
 
그 곳이 종로? 삼청동? 안국?에 있는 도서관이었어요.
 
(그 날의 강의 내용 중 떠오르는 것이 어린 정조가 한글로 편지를 썼던 것이네요 ^^)
 
 
한 여름 날 어스름한 저녁에 경치도 좋은 곳에 재밌는 강의 들으러 간다니 신이나서 그 곳에 도착했어요.
 
한참 재밌게 이야기를 듣던 중, 중간에 화장실이 가고 싶어졌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옛 경기고 건물이 지금의 도서관이 되었는데
 
그 날 강의를 했던 교실? 강당?이 건물을 바라보고 오른쪽 끝에 위치해있었고
 
화장실은 왼쪽 제일 끝 부분에만 있는 구조였습니다.
 
 
이미 날도 많이 어두워져 복도가 깜깜한데다 돌아다니는 사람도 없더라구요.
 
종종 걸어가는 발소리가 울릴만큼 고요하고 조용했습니다.
 
그리고 급한 마음에 얼른 화장실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화장실 문을 열었더니 웬 단발머리 소녀가 창 밖을 바라보며 서있더라구요.
 
한 눈에도 기괴한 느낌이 들었던게
 
너무나 까만 단발머리에 하얀 원피스, 하얀 신발을 신고 하얀 피부를 가진..
 
굉장히 명암이 뚜렷한 소녀였습니다.
 
 
저는 "으악! 깜짝이야!" (라고 말은 했지만, 속삭이는 듯한 크기였어요) 라며 인기척을 냈지만
 
미동도 없이 창 밖만 바라보더라구요..
 
 
그 때 까지만 해도 별 생각은 없었기에
 
화장실 칸 안으로 들어와 일을 보는데 급한것이 가시고 나니 그 때 부터 온갖 생각이 머리속에 들었어요.
 
강의에 참석한 사람중에 저런 사람은 보지못했는데 누구지?
 
그냥 공부하러 온 사람인가?
 
되게 컨츄리하고 클래식한 느낌이네? 등등
 
뭐야 근데 왜이리 조용해.. 설마.....
 
고전적인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부터, 물 내리고 문을 열었을 때 앞에 날 쳐다보며 서있으면 어쩌지 등등....
 
많은 생각이 찰나에 스치더군요.
 
 
어쩔 도리가 없으니
 
조심스레 문을 열고 나왔는데... 어라?!
 
아무런 기척이 없었는데 그 소녀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삐걱거리는 화장실 문 소리, 자박거리는 발소리 하나 없이 아무일도 없었던 마냥 그곳엔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힝 ㅜㅜ 그래서 막 반대편 복도 끝 강의실까지 막 달렸습니다.
 
강의는 재미있었고, 그 이후로 그 도서관에 갈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더운 여름밤이면 그 때 그 선명했던 모습이 떠오르곤 합니다. 
 
정말 귀신이었을까..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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