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했던 사람은 그냥 평범한 "보통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그냥 평범한 "보통 사람"이니까요.
"그냥 평범한 보통 사람"은 객관적일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사람"의 생각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불의를 보면 화를 내고, 사고를 보면 함께 아픔을 느끼고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해 생각하는.
그래서 나는 문재인을 지지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보통 사람" 같았거든요.
그런데 이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그는 더 이상 "보통 사람" 아닙니다.
그는 새누리당이 손을 내밀었던 사람에게 지지를 요청하고.
남/녀 사이의 갈등을 부추긴 자를 중용합니다.
그의 호위병은 그의 공약을 "비판"하는 사람을 적으로 몰아세우고
벌레에 비유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비난"하는 자가 아닌데도 말이지요.
내 조부께서는 이렇게 말하셨었습니다.
"정치한다는 놈들은 다 똑같은 새끼들이야."
그때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딘가에는 내 상상 속/영화 속 영웅처럼은 아니더라도
"보통 사람"처럼 옳지 않은 일에는 옳지 않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정치인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치졸한 변명밖에 없습니다.
조부께서 하셨던 말씀이 맞았습니다.
정치인은 모두 똑같습니다.
아니, 정치인은 거의 똑같습니다.
아주 조금의 차이가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 아주 조금 덜 나쁜 사람을 뽑는 것이
이 나라의 투표라는 사실에 우울해질 따름입니다.
정말 슬픈건 내게 가장 큰 실망감을 안겨준 사람이
덜 나빠보이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내가 "보통 사람"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던 걸까요?
난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