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오유에 글을 올렸던 중부고속도로 사고 당사자입니다. 사고 이후 4개월여만에 글을 씁니다.
제가 글을 올리고 나서, 그리고 SBS에서 방송에 나오고 나서 제가 언플을 했다는 둥, 공범이나 마찬가지는 둥 주장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지만 지금까지 추가적인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이는 당시 사건을 담당하셨던 조사 경찰관 선생님과 저를 많이 챙겨주신 감사한 주변 지인분들의 조언 때문이었습니다. 즉 사안 자체가 명백하였고, 제가 억울한 부분 역시 하나도 없었기에 굳이 인터넷상에서 추가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SBS의 궁금한 이야기 측은 자꾸 "억울한 부분을 털어놓고 풀라"는 식으로 제게 전화를 했었는데 (저는 전화번호를 공개하지도 않았는데 SBS에서 알 수 없는 루트를 통해서 알아냈더군요.) 저는 억울한 부분도 없었고, 방송에 나갈 이유도 없었기에 무대응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런데 하도 전화하고 닥달하길래 서신으로만 답을 했더니 피의자 최씨의 주장만을 실어 아름답게 편성했더군요.
아무튼 청주지법에서 판결문이 나온 것을 보시면 제가 주장했던 진술과 법원이 판단한 사건의 요지가 틀리지 않음을 아실 수 있을겁니다.
볼드 처리만 제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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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은 2013. 8. 7. 10:30경 0000호 ●●● 승용차를 운전하여 중부고속도로 하행선 진천 분기점 부근을 지나던 중 1차로 전방에서 진행하던 000호 ◎◎◎ 승용차를 추월하기 위해 2차로로 변경하며 가속하는 상황에서 위 ◎◎◎ 승용차가 진로를 비켜주기 위해 1차로에서 2차로로 변경하려다가 피고인의 차량과 충돌할 뻔 하였고, 이에 놀란 위 ◎◎◎ 승용차 운전자인 피해자 ◇◇이 피고인의 차량을 향해 상향등을 2-3회 작동하자 화가 나 피해자의 차량을 세우고 시비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이유로 2013. 8. 7. 10:30경 위 장소에서 위 ●●● 승용차를 운전하여 피해자 ◇◇이 운전하는 위 ◎◎◎ 승용차의 앞에 끼어든 후 갑자기 속력을 줄이고, 피해자 ◇◇이 이를 피해 2차로로 변경하자 뒤따라 2차로로 이동한 후 다시 속력을 줄이고 진천 분기점 진출차로로 재차 이동한 후 속력을 줄이며 비상등을 켠 채 운전석 창문을 내리고 손을 내밀어 차를 세우라고 손짓하고, 피해자 ◇◇이 별다른 대응 없이 그대로 지나쳐 2차로로 진행하자 속력을 올리며 뒤따라가 위 ◎◎◎ 승용차를 추월한 후 2차로로 변경하여 속력을 줄이며 우측 방향지시등을 켠 채 갓길로 이동하고, 피해자 ◇◇이 이를 피해 1차로로 변경한 후 피고인의 차량을 추월하여 진행하자 피해자 ◇◇의 차량과 나란히 진행하며 운전석 창문을 내리고 피해자 ◇◇을 향해 “기다려, xxx아.”라고 욕설하고, 피해자 ◇◇의 차량을 추월하여 1차로로 진행하다가 피해자 ◇◇이 피고인의 차량을 피해 2차로로 변경하자 뒤따라 2차로로 변경한 후 우측 방향지시등을 켠 채 갓길로 진입하고, 피해자 ◇◇이 별다른 대응 없이 1차로로 변경해 진행하자 속력을 높여 피해자 ◇◇의 차량 앞에 급하게 끼어들었다.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 ◇◇이 2차로로 변경하여 진행하는 바람에 차량 간 간격이 벌어지고 피고인의 차량 뒤에 다른 차량들이 진행하게 되자 진행방향 우측 갓길에 차를 정차시킨 후 비상등을 켜고 차에서 내려 2차로로 걸어가며 그를 향해 차를 세우라고 손짓하고 피해자 이 별다른 대응 , ◇◇ 없이 자신을 피해 계속 진행하자 급하게 출발하여 뒤따라 잡은 후 그의 차량 앞에 끼어들어 비상등을 켠 채 속력을 줄이고, 피해자 ◇◇이 이를 피해 1차로로 변경하자 재차 1차로로 변경한 후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고 2차로로 변경하고, 피해자 ◇◇이 별다른 대응 없이 1차로로 그대로 진행하자 운전석 창문을 내린 후 그를 향해 손가락질하고, 피해자 ◇◇이 자신을 지나쳐 그대로 진행하여 2차로로 변경하자 속력을 올려 1차로로 변경한 후 그의 차량 앞에 끼어들고, 우측 방향지시등을 켠 채 갓길로 진입하며 속력을 줄이고 운전석 창문을 내린 후 피해자 ◇◇을 향해 차를 세우라고 손짓하고, 피해자 ◇◇이 별다른 대응 없이 1차로로 변경하여 계속 진행하자 속력을 올려 뒤따라가 그의 차량 앞에 끼어든 후 2차로로 변경하여 우측 방향지시등을 켠 채 2차로의 우측 가장자리를 따라 진행하고, 피해자 ◇◇이 별다른 대응 없이 그대로 진행하자 속력을 올려 뒤따라가 그의 차량 앞에 끼어든 후 2차로로 변경하여 우측 방향지시등을 켠 채 속력을 줄이며 갓길로 진행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이 차를 세우지 않고 1차로를 따라 그대로 진행하자, 당시는 1, 2차로에 모두 차량들이 정상 속도로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 1차로에 갑자기 차량을 세울 경우 1차로를 진행하던 차량들이 이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충돌하여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임에도, 피고인은 같은 날 10:42경 2차로를 따라 시속 110-120km 정도로 진행하여 피해자 ◇◇의 차량 앞에 급하게 끼어든 후 차를 정차해야 할 아무런 사정이 없음에도 곧바로 제동하여 약 6초 만에 속력을 완전히 줄이고 정차하였다.
이후 피해자 ◇◇이 위 ◎◎◎ 승용차를 급하게 제동하여 정차하고, 연이어 피해자 ◆◆◆(55세)이 운전하는 0000호 0000 승용차, 피해자 □□□(53세)이 운전하는 0000호 트럭이 급하게 제동하여 ■■ 정차하였으나, 피고인의 차량이 정차한 후 약 5-6초만에 피해자 △△△(58세)이 운전하는 0000호 0000 카고트럭이 위와 같이 정차한 ■■트럭을 미처 피하거나 정차하지 못하고 위 카고트럭 앞범퍼 부분으로 위 ■■트럭의 뒷범퍼 부분을 들이받게 하고, 그 충격으로 위 ■■트럭이 위 0000 승용차를, 위 0000 승용차가 위 ◎◎◎ 승용차를 각각 충격하게 하고, 위 ◎◎◎ 승용차가 그 충격으로 좌측으로 회전하며 앞으로 밀려 위 ●●● 승용차의 뒷범퍼 부분을 우측으로 충격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험한 물건인 위 ●●● 승용차를 휴대하여 피해자 ◇◇을 협박하고, 고속도로에서 위 ●●● 승용차를 정차함과 동시에 고속도로의 교통을 방해하여 위 카고트럭 운전자인 피해자 △△△을 2013. 8. 7. 11:37경 병원 후송 도중 다발성 골절 등으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게 하고, 위 ■■트럭 운전자인 피해자 □□□으로 하여금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요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위 0000 차량 운전자인 피해자 ◆◆◆으로 하여금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부 염좌 등의 상해를, 위 0000 차량 동승자인 피해자 ▲▲▲(여, 60세)으로 하여금 약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미골 골절 등의 상해를, 같은 동승자인 피해자 ▽▽▽(여, 50세)으로 하여금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진탕 등의 상해를, 위 ◎◎◎ 차량 운전자인 피해자 ◇◇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부 염좌 등의 상해를, 위 ◎◎◎ 차량 동승자인 피해자 ▼▼▼(60세)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경추부 염좌 등의 상해를 각각 입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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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에서 조사할 때 제 블랙박스, 피의자의 블랙박스, 그리고 도로교통공단의 판단 등을 모두 종합해서 저 내용을 만들었겠지요. 제가 처음의 올린 주장과 틀린 부분이 있으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언플은 누가 한걸까요?
그 외에 내용들에 대해 말씀드리면
1. 피의자의 차량은 회사 차량이 맞습니다. 근데 왜 무보험인진 모르겠습니다.
2. 각 대물 및 대인 보상은 마지막 차량의 보험사가 일괄 진행했습니다. 아마 i40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겠지요.
3. 사고 이후 2개월 정도 지나서 피의자 최씨의 "회사 동료"라고 주장하는 분이 (어떻게 아셨는지 모르겠지만) 제 핸드폰 번호로 연락을 하여, "피의자가 젊고 앞날이 창창한 사람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라고 말씀하시며 합의를 종용했지만 거부했습니다. 그러고 한달쯤 지나니 법원에서 200만원의 공탁이 걸려있다는 서신이 오더군요. 공탁금은 수령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4. 판결문 보시면 피의자 본인(혹은 변호인)이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충동조절장애 등에 의한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하셨더군요. 방송에선 본인이 "소위 말하는 또라이가 아니"라고 하셨는데 어찌 재판장에선 심신미약을 근거로 감형을 바라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피의자께선 유력 로펌의 변호사를 선임하신 것 같더군요. 아마 항소 상고 하실 것 같은데 2심, 3심 재판부께서도 정의로운 판단을 내려주시리라 믿습니다.
글쓴이분의 요청시 내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