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숏컷 톰보이 스타일을 고수해왔는데, 머리를 기르고 나니 20대에 안 입어본 원피스를 입어보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얼마 전 투톤염색에 성공해 자존감이 정점이었을 때 미친 척 하고 산 슬립원피스를 입고 외출했어요.
신발이 무거워보여 조금 아쉽지만, 갖고 있는 것 중에 그나마 잘 어울리는 거였어요.
어쨌든 생각지도 못한 민증검사 받으면서 기분이 엄청 좋았네요!
30대가 되고 나니 쇼핑할 때마다 이런 옷을 입어도 될까 망설이다 포기하곤 했는데, 문득 제가 존경하는 연세 드신 디자이너 선생님께서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소녀처럼 웃으시던 모습이 다시금 떠오른 하루였어요.
사랑하는 징어분들도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유행만 쫓아가지 마시고 입고 싶은 옷을 입고 행복해지세요.
그 나이에 맞는 옷이 있다고들 하지만 입는 사람이 행복할 때 제일 예뻐보이는 거잖아요! :)
전 다음 번에는 조금 늦은 테니스 스커트에 도전해볼까 해요.
좀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한 아이템이네요..
들었다 내려놓기를 100번은 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