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처럼 해는 동쪽에서 떴다. J는 침대에서 일어나, 이불을 개고, 욕실로 들어갔다. 시간은 오후 1시. 재수생활을 끝낸 그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된다.
온몸에 대충 비누칠을 한 후, 칫솔에 치약을 짜며 이를 드러내고 거울을 본다. 언제나 처럼 자신의 얼굴에 빠져버린 그.
15분가량을 씻고난뒤, 속옷만 입고 화장실에서 나온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벌써 점심을먹고 한심한듯 J를 쳐다본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밥먹어"
"좀 있다가요"
스킨과 로션을 바르고, 다시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눕는다.
요즘 그에게는 아무에게도 말 못할 고민이 있다.
Y는 이제막 수능을 본 고3이다. 평소 공부에 목을 매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녀 나름대로 마음고생을 많이했다.
그렇기에 수능이 끝나고 대학에 들어갈때를 기다리는 이 여유가, 그녀는 싫지않다.
침대에서 뒤척이며 J는 생각에 빠졌다.
재수생활을 하면서 핸드폰도 없애고 사회의 단절까지 선언하며 꽤나 열을 올렸지만, 결과는 실패.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와는 상관없이 그의 관심은 오직 Y에게 가있다.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주말이다. 일요일아침, 교회에 갈 채비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