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십대 중반을 달리고 있는 여자사람입니다.
창피해서 어디다 털어놓을 곳도 없고.. 이렇게 고민게시판에
올려요. 두서없이 횡설수설해도 이해해주세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남자친구가 생길때마다
별다른 이유가 없는데도 의심을 해요. 한마디로 의부증? 병이죠..
물론 처음부터 이랬던건 아니었습니다. 첫연애를 했을때
뒷통수 맞은 뒤로는 누굴 만나도 약간의 의심병은 있었지만
그냥 폰검사하고 그정도가 다였어요. 근데 작년에 어떤 미친인간을
만나고 헤어진 후로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날이었습니다. (그놈은 대학가에서 가게를 운영)
그날 가게를 마감하고 저와 만나기로 하였고 저는 미리
친구와 술한잔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죠. 근데 이인간이 갑자기 안오겠다는
카톡을 보내길래 약속한건데 너무한거 아니냐고
그럼 바로 앞이니깐 잠깐 얼굴이나 보고 가라고 했죠.
근데도 싫다는둥 갑자기 저랑 말하기가 싫다며 이상한
꼭 술취한 사람처럼 헛소리를 늘어놓더군요.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그놈이 그때 전화가 정지라
와이파이 되는곳에서만 카톡이 가능했기에 연락도
제대로 되지도 않았고.. 다시 온다고 했다가 또 안온댔다가
거의 다왔다 해놓고 십분안에 도착이라 해놓고 삼십분
한시간이 지나도 감감무소식.. 1시까지 기다리다가 연락도 안되고
제 폰도 배터리가 다되서 꺼지고. 방금 일마친 사람이
술이 취했을리도 없고 잘못도 없는 저한테 다음에 얘기하자는둥
이상한 점이 너무 많아서 느낌이 많이 안좋았습니다. 그래서 친구와 함께 택시타고 그놈 집앞까지 갔습니다.
(원룸 2층에 살았어요) 택시에 내려서 위를 올려다보니
그놈집 창문에서 티비불빛이 번쩍이는게 보이더라구요.
역시나 집에 있으면서 일부러 피했구나 싶어서 살금살금
올라가 문 두드리려는 찰나에 이상한 소리가 새어나오더군요.
네. 여자의 신음소리 였습니다. 방음이 잘안되는지
너무 생생하게 들리더군요. 너무 충격받아서 일단 친구는 집에 보내고
저혼자 문을 계속 두드렸습니다. 처음엔 아무말 안하다가
점점 흥분해서 이성을 잃고 당장 열어라고 소리치고
미친사람처럼 문을 발로 차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근데 소근거리는 소리도 다 들리대요. 참 누가 집을 그따구로
지어놨는지.. 니가 나가보라는둥 둘이서 실실쪼개면서
쟤는 술만 마시면 저런다고 여자한테 개소리하는 것 까지
다 들렸습니다. 하... 살인이 왜일어나는지 이해가 가더군요.
제머릿속엔 이 문열리면 식칼로 두놈년들 찔러죽일
생각으로 가득 차더라구요. 완전 이성을 잃고
찌질하게 울면서 문 좀 열어보라고 문을 계속 발로 차도
절대 안열더라구요. 여기서 두번째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가 울면서 소리 지르고 발로 문을 차는 소리를 들으면서
다시 떡을 치더군요. 네. 떡친다는 표현밖에 생각이 안납니다.
그년 신음소리랑 그새끼 헐떡이는 소리 다시 들리는데
와... 이것들은 인간이 아니구나. 짐승보다 못한 것들이구나 싶더군요.
그대로 나와서 그정신으로 집에 가서 폰을 켜니
카톡이랑 보이스톡이 미친듯이 와있더라구요.
와이파이는 그년이 핫스팟 켜줬겠지요.
웃기지도 않고 눈물도 더이상 안나오고.. 그냥
카톡으로 쌍욕과 온갖 더러운말은 그놈에게 다했습니다.
다음날 출근할때쯤 되서 카톡이 오는데 다무시하고
그렇게 끝났네요. 오래 만난건 아니어서 그 후로
힘든건 없었는데 그때 사건의 충격이 저도 모르게 꽤 크게
다가왔었나봅니다. 트라우마처럼 된건지.. 제가 그 후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그사람이 연락이 한두시간 안되거나
폰이 꺼져있거나하면 무조건 여자랑 있다고 의심부터 해버리고
단정지어 버립니다.. 증거도 없고 아무 이유가 없는데
그냥 단지 연락이 조금 늦는단 이유만으로 혼자 망상하고
결론 내리고 그사람을 몰아가고.. 아니라고 해도
무조건 다른여자랑 있었다고 의심합니다. 저도 미치겠어요.
이정도면 정신병 맞겠죠? 심한 것 같아서 정신과도 찾아가볼
생각입니다.. 제가 원래 이정도가 아니었는데 그 사건 이후로
이렇게 된건 분명해요.. 정말 막장의 끝을 달립니다.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너무 답답하고 미치겠어요.
이제 아무도 못만나겠어요. 겁이 납니다. 새롭게
시작하려해도 이런식으로 또 상대방을 의심하고 집착할 게 뻔해서..
저혼자 힘들면 상관없지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힘들어하고
저를 떠나버리니 그 다음은 저도 감당하기가 버겁네요..
마지막으로 만난 분도 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질리고 지치고 소름돋고 무섭고 토나온다고 하더라구요...
네..저같아도 저같은 사람을보면 토나오고 무서울 것 같네요..
이미 저두 알고 있기에 저런 말을 들어도 그렇게 충격받거나
상처받진 않았어요. 다 제가 잘못한거고..
어쩌다 이지경까지 되어버렸나 싶습니다.
고칠 수 있을까요?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평생 이럴 것 같아요. 저도 사랑받고 싶은데...
제 이런모습때문에 다들 떠나가네요.
저도 제가 무섭고 너무 싫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