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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는 장르문학에 대한 투자가 없다고요?
게시물ID : readers_108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한당무
추천 : 10
조회수 : 2109회
댓글수 : 29개
등록시간 : 2014/01/12 01:07:19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 
-당선고료 1억원 

뉴웨이브 문학상 
-당선고료 1억원 

중앙 장편 문학상 
-당선고료 1억원 

여기까지는 당선고료 1억원대의 문학상들입니다. 
물론 장르문학, 판타지문학을 대상으로 하고요. 

황금용 상 
-대상 3천만원. 다만 3회를 마지막으로 끝났으며 종료 이유는 응모하는 작가들의 수준이 너무 낮아서. 1회 대상을 받은 김유정씨는 수상 이후 전업작가를 희망했으나 현재는 팬픽작가로 활동 중. 
2회에는 대상 없이 가작만 두 편. 3회에서 응모작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판타지 이외의 장르를 받기 시작해 공포소설이 대상 수상. 

세발 까마귀 문학상 
-대상 3천만원. 황금용 상과 마찬가지로 응모작들의 수준이 너무 떨어져 5회만에 종결. 

결국 망해버린 문학상들입니다. 
공통점이 보이죠. 수준 낮은 응모작, 끈기없는 작가와 문학상 주최측. 

기본 응모부터 수준이 떨어지느라 가작은 커녕 수상도 못하는 회가 속출하고, 어쩌다가 수상, 출판까지 해도 작품의 질이 떨어져 받은 상금만큼의 수익도 내지 못하는것이 다반사입니다. 그렇더라도 출판사에서 끝까지 작가를 잡고 함께 글을 늘려갔다면 지금쯤 나름 장르문학쪽에서는 이름을 날렸을 작가가 몇몇 보이지만 이미저도 작가와 출판사의 끈기가 없어 대부분의 당선자들이 현재는 코믹에서 팬픽을 판매하거나 번역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집필작업을 계속하는 작가는 별로 눈에 띄지 않네요. 

우리나라에 문학상이 적어도 400개 이상은 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중 1천만원 이상 상금을 내건 곳이 얼마나 될까요. 
동서커피 문학상이 5800만 입니다. 이 중에는 판타지, SF등 장르문학만을 대상으로 하는 문학상도 많습니다. 
사실 문학 중 장르문학만큼 출판사가 대중에게 쉽게 접근하고 많은 돈을 벌기 쉬운 장르가 또 없습니다. 롤링, 톨킨, 루이스, 베르나르, 자크 등등 다들 돈 엄청 벌었을겁니다. 그걸 알고 출판사들은 계속해서 장르문학상을 주최하는거고요. 
사실 금액으로만 따져도 엄청난 금액이 쏟아부어지고 있는데 여태까지 위에 나열한 작가정도는 아니라도 제2의 이영도 선생님 정도는 나와줬어야 장르문학에 대한 투자가치가 인정받을겁니다. 
드래곤라자가 언제적 작품인데 아직도 우리는 이영도만 보고 가나요. 

솔직히, 정말 솔직히 말해서 장르문학시장이 개박살나고 인공호흡기 붙이고 사는건 작가들 실력탓이 크다고 봅니다. 
애초에 작가들 자체가 길게 글을 써 볼 생각은 안하고 일회성 공모전 당선을 목표로 짧은 글을 써 재끼는데 뭐가 나오기를 기대하는건 어불성설이죠.

수상자가 없어서 망하는 문학상이 말이나 됩니까.

물론 사전에 충분한 스폰서를 모으지 못한채로 금액으로 떡밥을 섣불리 던진 출판사 잘못도 굉장히 크기는 합니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응모작의 수준이 너무 떨어지면 가뜩이나 없는 스폰서 모으기는 더 떨어지겠죠.
 


마지막으로,

장르문학=판타지라는 생각. 장르문학은 SF, 공포, 추리, 역사, 에로 등등 말 그대로 어떤 장르를 가지고 순수문학보다는 보다 말초적으로 독자에게 접근하는 문학입니다. 근데 왜 꼭 우리는 장르문학하면 판타지/무협만 떠올릴까요. 국산 공포, SF, 추리소설. 나온 작품도 적고 나온지도 정말 얼마 안됐습니다. 그나마 이마저도 상금은 높은데 응모작의 수준이 떨어져 아무도 타가지 못하는 장르문학상들을 노린 기성작가들의 작품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작 장르문학을 만들어간다는 젊은 작가들은 절대 이 쪽에 손 대지 않습니다.

장르문학 역시 엄연한 문학입니다. 문학의 기본은 맞춤법, 올바른 형태의 문장이고요. 이건 굳이 문학이 아니라 일기나 편지를 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어 번역채에 길들여진 상당수의 장르문학 작가 예비생들이 가장 많이 빠지는 함정이 여기죠.
어설프게 문장의 구성을 파괴하고 단어를 재조합한다고 해도 그건 자기 뇌내망상에서나 파괴/재구성이지 다른사람이 보기에는 그냥 문장파괴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인 작가들도 감히 시도하지 못하는 문장의 파괴/재구성을 주장하려면 적어도 10만부 정도는 팔고 말씀하셔야 합니다.

자기들끼리는 인정되니 이대로 괜찮다? 여기가 일본도 아니고 우리나라 서브컬쳐 시장은 아직 혼자 자립하는것이 불가능한 규모입니다. 일본은 장르문학이 아예 주류문화와 서브컬처로 나뉘어 따로 살아가는 아주 독특한 생태환경인데, 일본만큼의 서브컬쳐시장이 있지도 않고, 형성되지도 못하는 우리나라의 환경에서는 그냥 일반적인 나라들처럼 주류문화에 편승하는 수 밖에는 없습니다. 싫으면 일본 가야죠 뭐. 일본 장르문학의 대가인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은 읽어보셨습니까? 우리나라 장르문학 판매대에 꽂힌 책 몇 권이 모여야 [백야행] 한 권의 판매부수를 넘을까요? 또 문장력이라는것이 수치로 환산되어 더하고 뺄 수 있는것은 아니지만 굳이 문장력의 사칙연산이 가능하다고 가정했을때  몇 명의 작가들이 모여야 히가시노 게이고의 문장력과 대등해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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