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임금의 궁궐 안뜰에서 열린다 政權과 檢權과 言權에 서거당한 대통령의 영결식 죄없는 죽음을 공모한 자들이 조문을 명분삼아 거짓 슬픔의 가면을 쓰고 앉아 지켜보는 그 영결식 그래도 나는 거기 가야만 한다 내 마음 속의 대통령과 공식적으로 작별하기 위해서
검정 싱글 정장을 깨끗이 다려두고 넥타이를 고르면서 묻는다 꼭 검은 것이라야 할까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자들과 같은 것을 매고서 나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였던 사람 스스로 만든 운명을 짊어지고 떠난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넥타이를 고르며 눈을 감고 꿈을 꾼다 5월 29일 서울시청광장 路祭에서 노란풍선 백만개가 하늘 높이 오르는 것을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나라 사람사는 세상 7년전 우리가 나누었던 그 간절한 소망이 봄풀처럼 다시 솟구쳐 오르는 것을 시대가 준 운명을 받아안고 그 운명이 이끄는 대로 삶을 마감했던 그이의 넋이 훨훨 날아가는 것을 백만 개의 노란 풍선에 실려 운명 따위는 없는 곳 그저 마음가는대로 살아도 되는 세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