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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 장관의 '넥타이를 고르며'라는 글이랍니다.
게시물ID : lovestory_274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웃기는제목
추천 : 3
조회수 : 54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9/05/27 19:49:22
넥타이를 고르며 
                                            유시민 09.05.27

옛 임금의 궁궐 안뜰에서 열린다
政權과 檢權과 言權에 서거당한 대통령의 영결식
죄없는 죽음을 공모한 자들이 
조문을 명분삼아
거짓 슬픔의 가면을 쓰고 앉아 지켜보는 그 영결식
그래도 나는 거기 가야만 한다
내 마음 속의 대통령과
공식적으로 작별하기 위해서

검정 싱글 정장을 깨끗이 다려두고
넥타이를 고르면서 묻는다 
꼭 검은 것이라야 할까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자들과 같은 것을 매고서 나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였던 사람
스스로 만든 운명을 짊어지고 떠난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넥타이를 고르며
눈을 감고 꿈을 꾼다
5월 29일 서울시청광장 路祭에서
노란풍선 백만개가 하늘 높이 오르는 것을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나라
사람사는 세상
7년전 우리가 나누었던 그 간절한 소망이
봄풀처럼 다시 솟구쳐 오르는 것을
시대가 준 운명을 받아안고
그 운명이 이끄는 대로 삶을 마감했던
그이의 넋이 훨훨 날아가는 것을 
백만 개의 노란 풍선에 실려 
운명 따위는 없는 곳
그저 마음가는대로 살아도 되는 세상으로

다시 눈을 뜨고 
넥타이를 고른다
옷장 한켠에 오래 갇혀있었던
노랑넥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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