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이후로 조금 재미가 시들해 졌었는데, 오늘 비로소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본 것 같아서 소감을 적어봅니다.
- 5화에서 연예인 친목의 주축이 조유영이 아닌 이상민이라는 건 이미 지적된 부분이었어요.
(4화에서도 어차피 이은결이 지목한 친목 모임은 이상민, 노홍철, 은지원 3인이었죠)
그래도 이상민은 친목 따위에 매여있을 사람이 아니라
언제고 그 무리마저 배신할 수 있는 사람이다, 라는 식으로 아주 나쁜 이미지는 아니었죠.
- 6화에서는 빼도 박도 못하게 이상민이 무리를 주도하고 이용하는 것이 보여졌습니다.
이게 재미있었던게 이렇게 나오고 나서야 '친목 모임'의 정체가 뭔지 비로소 납득이 되기 시작함.
많은 시청자가 그것이 연예인/비연예인의 모임으로 게임 외부의 문제가 개입된 것이라 보지만,
친목 모임은 외부의 요인 뿐 아니라 내부의 요인으로 더더욱 견고해진 것으로 보이고
그 요인은 아마 이상민씨가 주도한 '반홍진호' 성향이겠죠.
이게 중요한게, '반홍진호'라는 슬로건은 철저히 게임 내의 역학에 따라 나온 거라는 겁니다.
- 시즌 2 초반, 특히 3화와 4화의 경우를 돌이켜보면 홍진호는 어떤 연합이나 친목이든 그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오히려 매우 강력한 연합의 중심이었습니다.
홍진호의 강함은 견제의 대상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협력할 경우에는 아주 강력하고 믿음직스러운 아군이기에
지니어스 플레이어들이 홍진호의 강함에 '묻어가기' 가 아닌 '견제하기'를 선택한건 그렇게 필연적이거나 자연적인 흐름은 아니에요.
홍진호는 '연예인'이라고 해서 자신의 연합에서 배척하거나 협력하지 않는 사람도 아니니까요.
결국 이 흐름을 바꾼것은 기필코 우승까지 가겠다고 마음먹은 이상민 개인일 수 있다고 봅니다.
- 조유영씨가 많은 욕을 먹고 있는데, 저는 그 욕들이 대부분 타켓팅을 약간 잘못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홍진호의 폭넓은 연합 가능 대상에서 배제되는 사람이 있다면 생존한 전체 플레이어 중 그것은 조유영씨 하나입니다. (어쩌면 임요환씨도?)
에피소드 3화에서 그게 아주 극명하게 드러났고..(4화의 일로 둘의 사이가 틀어지기 전에도) 이후의 방송에서도 마찬가지였구요.
조유영씨는 어찌되었건 홍진호씨와 끝까지 갈 수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무엇 때문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요.
제 생각에는 그냥 홍진호씨가 조유영씨를 별로 좋아하지 않거나 고평가하지 않기 때문에인것 같습니다.
조유영씨는 가만히 보면 자신이 주도적으로 어떤 전략의 주축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녀가 하는 일은 연합에 속해서 방향이 정해지면, 디테일을 채워서 전술을 짜는 겁니다.
주로 조유영씨는 어떤 악의나 친목성향에 대해 비판받고 있는데
저는 그보다는 오히려 의도 없음과 성향 없음을 비판하고 싶어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길을 선택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개성이 보이지 않는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은지원씨와 정말로 무슨 감정이라고 생긴게 아니라면요.. (이게 정말 어떤 관계의 형성이었다면 제작진은 오늘 6화 끄트머리에 붙인 내용을 4화에서 먼저 설명하고 조유영씨에게 캐릭터를 부여해 줘야했어요. 썸타는 여자든.. 뭐든.)
제가 6화를 재미있게 본건, 게임 내의 관계와 생존전략으로 설명이 안된다고 여겨지던 것들이 대부분 설명되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공감 못하실것 같긴 하지만..
어쩄든 오랜만에 흥미롭게 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