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은 강상(姜尙)입니다. 은(殷)나라 말기, 현재 중국의 산동 어딘가의 해변에서 살았죠. 열 살 연하인 아내와 살고 있었으나 본래 책 읽는 것을 좋아해 생업은 아내가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본래 넉넉치 못한 형편이었으나 가장이라는 사람이 허구헌날 책만 딥다 파대니 형편이 나아질 수 있었을까요? 가난은 더 깊어지고 마누라의 독기만 잔뜩 익어갔죠. 견디다 못한 아내가 공부한 것으로 밥벌이라도 할 것을 권유했지만 강상은 글방 훈장이나 그 보조 자리 따위는 쳐다보지도 않았죠. 그렇게 세월이 흘러 강상은 노인이 되고 아내 역시 할머니가 됩니다. 강상은 가난과 굶주림에 지친 아내를 달래죠. 이왕 고생한 것 조금만 더 기다려 보라고. 머지않아 한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높은 벼슬을 할 거라고 말이죠. 하지만 아내는 쭈그렁 할아버지가 되도록 책만 파온 강상을 더 믿지 못하고 강상을 버리고 집을 나갑니다. 홀아비가 된 강상도 하는 수 없이 집을 나서 유랑하게 되죠. 그때부터 강상은 낚싯대를 들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며 낚시를 합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당시 은나라의 제후국이었던 주(周)나라의 서백창을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서백창은 은나라를 멸망시킨 주 무왕(武王)의 아버지입니다. 서백창을 처음 대면할 당시에도 강상은 낚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서백창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마침내 주나라의 재상이 되어 주나라를 크게 일으키고 은나라를 토벌하고 주나라를 천하의 주인으로 만드는데 크게 일조를 합니다. 여기에서 잠시 사족을 덧붙이자면 서백창이 강상을 만날 당시 사냥을 나갔었는데 그 전에 점을 쳐보았다고 합니다. 점괘가 짐승이 잡히지 않고 사람을 잡는다고 나왔었는데 기막히게 들어맞은 것이죠. 서백창은 이전부터 주나라를 일으킬 망인(望人)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게 바로 강상이었던 것입니다. 강상은 이후로 태공망, 강태공이라고 불리게 되구요. 서백창을 따라 자리를 떠난 강상이 있던 자리의 낚싯대를 주위의 병사들이 들어보았다고 합니다. 그 바늘이 낚싯바늘이 아닌 곧은 바늘이었다는 너무나 유명한 얘기는 이미 알고 계시죠? 그 얘기를 전해들은 서백창의 둘째 아들 단은 이렇게 말했다죠. "그 분은 고기를 낚은 것이 아니야. 세월을 낚은 것이지." 여하튼 주나라가 은나라를 무너뜨리고 천하를 얻자 강태공은 그 공을 인정받아 고향인 산동 땅의 왕에 봉해집니다. 그게 바로 제(齊)나라이죠. 그렇게 해서 강태공은 제나라의 시조가 됩니다. 정직한 제목 정직한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