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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현장을 다녀왔다.
게시물ID : freeboard_71825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람한줌
추천 : 2
조회수 : 27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0/05 17:02:58
말로만 듣고 경악했던 밀양 송전탑 농성현장을 다녀왔다. 현장은 더욱 끔찍했다.
글 재주가 없어 읽기 힘들 수도 있다. 정말 할 말은 많지만 줄이고 줄여서 간략하게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을 풀고 싶어서 이 글을 쓴다.

1. 밀양 송전탑이 밀양주민들만의 일이 아니다 
2. 밀양 주민들의 이기주의에 끝판을 보여준다고??
3. 원전이 없으면 전기를 어떻게 생산하느냐?
4. 밀양 송전탑 외부세력으로 괜히 갈등만 깊어졌다??
5. 밀양주민, 어르신들의 상황

1. 밀양 송전탑이 밀양주민들만의 일이 아니다.
송전탑이 무엇인지 부터 알아보자. 송전탑은 전기를 보내는 수단이다. 지금 밀양에 송전탑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전력을 전달하기 위한 공사이다. 하지만 정말 웃긴 것은 아직 지어지지도 않고, 허가 되지도 않은 원자력 발전소를 위한 송전탑이라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소 개수가 우리나라는 5위이다. 하지만 면적으로 따진 원자력발전소 밀집군은 우리나라가 1위이다. 전문가들은 다음 원전사고가 날 가장 유력한 나라를 한국으로 뽑고 있다. 미국, 유럽, 러시아, 일본은 원자력 발전소를 더 이상 가동하지 않는다. 지금 돌아가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는 핵융합이 끝나기까지 기다리는 것뿐이지 더 이상 가동하지 않고 있다. 한국, 인도, 중국(중국은 정확히 잘 모르겠다. 아무튼 아시아권 3나라가 모두가 중단하고 있는 원전에너지를 사용, 설치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은 대체에너지라고 불리는 것들을 더 이상 대체에너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처럼 바보같이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송전탑이 문제가 아니라 원전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계속해서 세워질 원전에 대해서 우리는 함께 밀양 송전탑을 반대해야 한다.

2. 밀양 주민들의 이기주의에 끝판을 보여준다고??
쌍팔년도도 아니고 2개 마을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송전탑을 세운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 그리고 밀양을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굉장히 아름답고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이곳을 많은 부자들이 예전부터 눈독을 들였지만 대부분의 밀양주민들은 땅을 팔지 않았다. 과수원을 운영하시는 한 어르신은 2억을 준다하여도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땅이고 삶의 터전이기에 얼마를 주어도 팔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송전탑 건설계획이 들어서자 아무도 땅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송전탑이 지나가는 땅을 누가 사겠느냐. 송전탑이 지나가는 곳은 암, 백혈병이 걸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분들에게는 자신의 땅과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다. 마을 위를 지나가지 않는다고 해도 반대할 문제인데 마을 한가운데를, 그것도 2개의 마을을 가로지르는 송전탑을 세운다는데 이것을 반대하여 싸우는 것이 이기주의에 끝판인가?

3. 원전이 없으면 전기를 어떻게 생산하느냐?
원전이 없으면 전기 생산량을 지금 만큼 생산 못하고, 원전 때문에 전기세가 저렴하다. 라고 대부분이 알고 있다. 우리는 제대로 속았다. 현재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양을 태양열 에너지로 대체하려면 얼마만큼 설치해야 할까? 국가의 교육을 받은 공무원들은 우리나라 영토에 300%를 덮어야 한다고 말하고(공무원도 속았다), 전문가들은 2%만 덮으면 된다고 한다. 2% 과연 설치하지 못 할까? 우선 지붕은 다 덮고 고속도로 길을 따라 설치하면 충분하다고 한다. 그럼 이 설치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원전에서 나오는 고준위핵폐기물은 지금 지구 상 어떤 기술로도 완벽하게 10만년(고준위 핵폐기물이 위험성이 없어지는 시간)동안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 그렇다면 결국은 땅으로,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는 얘기이고, 실제로 일본에서 태평양을 건너 미국까지 도착했다(해류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괜찮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 태양열 에너지 설치비와 비교가 가능하기나 할까?
전기세가 저렴한 이유는 전기세를 두 번 내기 때문이다. 집으로 날아오는 전기 고지서와 우리가 내는 세금 중 일부분. 이렇게 두 개를 합쳐서 우리는 전기세를 내고 있는 것이다. 절대 원전 때문에 전기세가 저렴한 것이 아니다. 미국, 유럽, 일본 원전 중지하고 있다. 그런데 나라 안 망했다. 잘 돌아간다. 원전 당장 그만둬도 전기 끊기지 않는다. 전기요금 싸다고 모든 것을 전기로 기계를 돌려 블랙아웃을 만든 우리에 의식이 잘 못된 것이다.

4. 밀양 송전탑 외부세력으로 괜히 갈등만 깊어졌다??
겨우 이틀밖에 다녀오지 않아 어르신들께 부끄러운 마음이다.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 어르신들은 적고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보일 것이다. 실제로 그렇다. 그 지역 주민들이 모두 농성하는 것도 아니고 원체 주민 수가 적기 때문이다. 필자가 갔을 때에는 어르신들이 4군데로 나누어 막고 있고, 연대와 단체에서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르신들 힘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한전 인부들의 출입을 저지하려는 것이고 경찰은 이 상황에서 일어나는 마찰로부터 양측을 보호한다고 하는데, 왜 송전탑 근처를 막아야지 송전탑으로 가는 길목을 원천봉쇄하고 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게다가 한전 직원은 통과시켜주면서 연대와 단체, 농성하고 있는 주민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화장실 다녀오겠다고 경찰 측에 말을 하고 내려왔는데 다시 들여보내주지 않아 있지도 않은 산길을 내어 다시 들어올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이야 젊은 사람들이나 가능하지, 어르신들은 다시 들어올 수 없음을 알기에 갑상선 수술을 받으신 어르신이 다시 들어오지 못 할까봐 약을 가지러 갈 수도 없고,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 한가지라면서 농성하시다가 병원으로 가게 되셨다. 이 과정에서 연대측이 할머님이 위독하시니 의료진을 불러달라고 요청하였지만 경찰이 웃으면서 이 할머니들 쇼한다고 시시덕 대더라...사람들이 할머님 돌아가실까봐 울며불며 소리쳤고 그제서야 상황 파악된 경찰이 의논한답시고 할머님 쓰러지고 나신 50분 뒤에서나 의료진을 불러주었다. 현재 송전탑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 헬기로 자재를 옮기고 기계를 옮기는데 헬기장에 찾아가 농성하다 체포되었고 그저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한전 인부들을 들어가지 못하게 몸에 쇠사슬을 감고서는 저지하는 것 밖에 없다. 

5. 밀양주민, 어르신들의 상황
송전탑 건설현장으로 이어지는 마을 입구를 경찰들이 막고 있고 송전탑까지는 올라가지 못하여 산중턱에서 바닥에 비닐을 깔고 침낭을 덮으시며 일주일 가까이 비박을 하고 계신다. 앞서 말했듯이 경찰이 입구를 봉쇄하고 있기 때문에 교대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연대와 단체에서는 몸싸움을 하여 뚫고 들어와 어르신들께 식량과 침낭, 핫팩을 지급하거나 산을 타고 올라와 몰래 진입할 수밖에 없었다. 한 구역은 고립되어 나오지도 들어가지도 못하는 상황인데 밥이나 라면을 끓이려 하면 산불난다고 소화기로 불을 꺼버리는 행위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10.4일까지 계속되었다. 인권위가 도착하자 경찰병력을 한참 위로 올리고(그래도 송전탑 건설현장은 구경도 할 수 없었다) 입구를 열어 주민들과 단체들을 들어오게 해주고 한전차량도 막아주겠다고 해주어 상황이 좋아지나 싶었지만 다른 산길로 한전직원을 올라가는 것을 도와주고 있는 것을 목격하였다. 어르신들의 농성 목적은 한전 인부들이 계속해서 추가되는 상황을 막아 공사 진행을 더디게 하여 언론의 보도가 되어 어떻게든 이 사태를 중단시키고자 하시는 마음이다. 헌데 뻔히 경찰병력 뒤로 한전직원이 올라가는 것이 보여 농성하는 위치를 한전 인부가 들어오는 샛길로 올리겠다는데 약속에 어긋난다면서 계속해서 요구하면 진압하겠다고 협박을 하였다. 도저히 어르신들만의 힘으로는 버틸 수 없는 보급, 병력. 치욕, 설움이었다. 계속해서 어르신들의 건강은 악화되고 연대나 단체들이 올 수 있는 주말이 아닌 평일에는 어떤 짓을 할지 심히 걱정되는 상황이다.

어르신들은 자신들을 위해 이렇게 먼 길 오신 손님들에게 밥 한 끼 제대로 차려주지 못한다면서 미안해하신다. 원전에 대한 위험성을 일본사례와 일본올림픽 개최로 분개하면서도 정작 우리나라에 설치되는 원전에 대해서는 문외한이 우리 도시, 젊은이들이 부끄러울 따름이며 오히려 어르신들 때문에 현재 우리의 사태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셨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먼 미래, 후손들은 10만년이 지나 고준위핵폐기물 처리완료라는 기사를 보도하며 선조들이 전기 생산을 위해 아주 잠깐 사용한 에너지를, 그 어리석음을 한탄할 것이다.

더 궁금한 것이 있다면 댓글을 남겨주면 아는 한에서 최대한 성실히 답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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