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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성패, 국민당이 어떻게 붕괴되냐에 달렸다고 봅니다.
게시물ID : sisa_7188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속마전커
추천 : 1
조회수 : 32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4/14 02:26:59
선거 결과를 평하기에 앞서, 우선 유권자 개개인들의 선택을 함부로 잘했니 못했니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함을 밝힙니다.
유권자들은 누구나 자신의 판단대로 투표할 권리가 있고, 특정 선택을 비난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의 결과가 낳게 될 파장을 점춰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호남의 선택이 단기적으로 호남의 고립을 고착시키는 결과를 낳게 된 것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흔히들 호남의 성향이라 여겨온 가치관와 전혀 무관한 국민의 당이 '호남당' 깃발을 들고나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결국 수도권 한두곳을 제외하면 호남에만 지역후보를 둔 철저한 지역정당이 탄생된 것 입니다.
이는 호남 역시 영남과 마찬가지로 지역주의의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민주의 성지'로만 호남을 바라보는 것이 일종의 환상이라 생각합니다.
어느 지역이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한국 정치의 현 수준이 그대로 담겨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호남의 지역주의는 영남의 그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부산권을 제외한 영남이 새누리에 압도적인 충성을 보이고 있다면, 호남은 사실상 지지층이 양분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안정된 야권이 나타나면 지역을 넘어선 지지율 결집을 보여줄 가능성이 여전히 큽니다.

긍정적인 점은 더민주당이 전국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만한 가능성을 보여준 것 입니다.
수도권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보였고, 강원을 제외한 전 지역에 지역구를 내었습니다.
영남에서의 의석 확보도 굉장히 희망적입니다.
군사독재가 끝난 이후 이렇게 전국적인 의석을 확보한 정당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크게 평가할만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반면 국민의 당의 높은 비례득표율은 가장 당혹스러운 부분입니다.
'친노가 싫어!' 말고는 아무런 정체성이 없는 신생당이 이와 같은 높은 지지를 받은 것은
기존 정치 구도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이 얼마나 강하게 작용했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여전히 이미지 선거에 쉽게 휘둘리는 유권자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라고 평가합니다.
더민주당은 비례공천이 그 따위였으니 뒤통수를 맞았느니 어쩌니 할 자격도 없다고 볼 수 있으나
국민의 당이 없었다면 정의당이 유의미한 지지율로 제 3당이 될 수 있었을 것인가 생각해보면 그 또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단연 안철수, 정동영, 박영선의 당선입니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야권을 어지럽힐 원흉들이 심판받기는 커녕 더 힘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국민의 당이 높은 득표율에도 불구하고 멀지않아 붕괴될 정당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어부지리로 큰 지지를 얻었지만 현재 모여있는 어중이 떠중이들의 정체성이 하나같이 모호할 뿐더러,
안철수와 주변 인물들은 입으로만 호남을 말할 뿐 호남 지지층과 성향을 전혀 달리하는 상황에서
이번 총선으로 큰 힘을 얻은 호남권 세력과의 갈등은 불가피합니다.
누가 봐도 안철수, 천정배, 정동영이 함께 있는 당이 안정된 지도부를 꾸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호남 지역당이 된 국민당이 새누리와 공조하기는 쉽지않을 거란 점입니다.
결국 아무런 독자적 역할도 할 수 없는 국민의 당은 서서히 붕괴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국민당이 앞으로 어떻게 붕괴될 것인가하는 것입니다.
본색이 들어나 국민들의 신뢰를 잃으면서 서서히 다른 야권으로 지지율이 흡수될 것인지,
안철수의 대권 도전을 비롯해, 좀비 같이 남아 야권을 한껏 흔들어놓고 새누리의 심판 기회만 놓치게 한 후 사라질 것인지...

후자가 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더민주당에서 박영선, 이종걸과 같은 정치인들을 그대로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국민의 당과 알게모르게 공조하며 더민주당의 지도부를 한껏 흔들어댈 것은 안봐도 눈에 훤합니다.

그래서 이제부터야말로 정말 당원 가입 열풍의 주역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총선에서 괜찮은 결과를 얻었다고 넘어갈게 아니라 당대회에서 구민주당 세력들을 끝까지 심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더민주당이 정의당과 같은 대안 야당과 제대로 된 공조를 해갈 수 있는 야당의 맏형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번 총선은 국민들이 야권에 기회를 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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