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앞에서 통근 버스 놓치고..
집으로 슬금슬금 돌아와서 오토바이 시동 걸었습니다.
그래요, 붕붕이 안 타도 매일매일 날씨를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됐더라구요.
이쪽 지방은 밤 늦게 비가 조금 온다니 뭐..
어차피 신뢰하지 않는 기상청인지라 농촌의 아들답게 하늘을 보니 오후엔 좀 내릴거 같았습니다.
출근길은 햇살이 없이 시원시원하고, 월요일도 아닌지라 차량도 적당한 수준이어서 길게 막히기 않고 금방 도착했습니다.
는
퇴근 시간 하늘이 흐릿흐릿해서 퇴근길도 시원하겠구나 했더니..
이슬비가 투덕투덕
그래도 이정도면 적당히 기분 좋겠구나~
하면서 신발로 땅을 좀 훑었더니 미끄럽더군요.
여기서 일단 긴장.
시동걸고 경비 아자씨한테 인사 하고 큰 길로 나오니
이슬비가 그냥 비가 되어 내립니다.
차량 흐름을 따라 80km/h 를 넘기니 아픕니다. 딱콩 딱콩
아픈 건 싫으니 뒤에 차량이 없으면 평소처럼 5~70km/h 사이로 5분 쯤 도동도동 거리고 나니
비가 내리질 않더군요.
하여
차마 엔진에 다리 붙이기는 뭐하고 신호대기중에 연로통에 팔을 올렸습니다.
바람은 시원하고 내 똥배는 따땃하고
흡사 선풍기 틀어놓고 이불속에 있는 기분??
달릴 때는 부다다당 하면서 나는 붕붕이 소리가 옷에 스민 비를 털어내는 거 같은 빠따를 느끼게 합니다.
그렇게 집에 도착할 즈음 옷이 말랐습니다.
출퇴근 길은 격한 코너도 없고 속도 적당히 내면서 올 수 있어서 기분 좋은 라이딩이었는데
도로가 미끄러웠다는게 너무 무섭더라구요.
무서운 한편 적당한 이슬비를 맞으면서 천천히 달리는건 참 기분 좋은데 말입니다.
생각해보니 운전대 잡으면서 여유로워지는 건 할리 밖에 없더군요.
그런고로 할리 탑시다 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