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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스압] 기록자-조선의 괴이한 이야기
게시물ID : panic_628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얌마욤마
추천 : 8
조회수 : 302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4/01/14 22:27:54
라는 제목으로 웹툰 공모전을 준비하려 했으나 여러가지 이유로 퇴짜맞은 아이입니다. (저는 시나리오쪽입니당 해당 공모전은 떨어지고 ㅜㅜ 베도부터도전하려 준비중입니다.) 

주된 내용은 조선의 괴물들이 등장하며 , 주인공은 책 속의 인물이며 어떠한 괴물 이야기를 찾고있습니다. 해당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그 이야기의 주된 인물 또는 그 외의 인물이 되어 그 이야기를 찾는 내용이고 에피소드식으로 진행됩니다.

제가 백수인지 어언 3년째에 접어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말고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아서 제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요즘 부랑부랑하고 있습니다. 한번 읽어주시고 평가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자료조사가 덜 진행되어...부족한 면이 많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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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함양군에 접어들자 연한 먹색의 구름이 진하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러고 얼마 있지 않아 천둥이 내리치어 주변이 번쩍거리더니 얼마 안 있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굵은 빗줄기 사이로 매 한 마리가 빗줄기를 뚫고 날아올라갔다. 박인로는 날아가는 자신의 매의 뒷꽁무니를 바라보다 빗줄기가 일행과 함께 가던 길을 멈추고 커다란 나무 밑에 말들을 세워두고 잠시 쉬었다가기로 하였다.

"장마비라 언제 쏟아질지 몰라 서둘렀건만."

풍채가 좋은 남자는 자신의 개의 젖은 털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그의 이름은 박인로였고 거제도 말단 조라포의 만호로 부임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리 오래 내리진 않을 것 같네."

다른 남자가 그리 말하며 가늘어진 빗줄기 사이에 손을 내밀었다. 손등에 닿은 빗물이 굴곡을 타고 내려가 아직 젖지 않은 땅으로 떨어져내렸다. 이 남자의 이름은 이덕형으로 의정부좌의정에 올라 도원수까지 겸하고 있는 자였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길 얼마지나지 않아 그들의 발에 햇빛이 드리워지고 하늘이 말갛게 개어 원래의 푸른 색을 드러냈다. 그들이 말에 올라탔을 때 박만호의 개가 그들의 뒤쪽을 보며 짖기 시작했다. 박만호는 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조용히 시키고는 귀를 귀울였다. 날아간 매의 꽁지에 달린 빼짓체에는 방울이 매달려있기에 주변에 있다면 방울소리가 들릴터였다.

"어디서 꿩이라도 사냥하고 있는거 아닌가? 헌데 매란 녀석은 배가 부르면 길러준 정도 잊고 자연으로 돌아가기 일쑤니."

이를 보고 이덕형이 웃으며 말했다.

"새끼때부터 길러온 것인데 어찌나 말을 안 듣는지 지금까지 꿩 한 마리 잡은 적도 없는 놈입니다."

그렇게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그들은 어디선가 나타난 푸른 색 안개 한줄기가 자신들을 향해 한들거리며 다가오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놀라 주춤거리기도 잠시 그들의 뒷편에서 귀를 찢는 듯한 소리가 들려와 몸을 틀었다. 하늘을 빈곳없이 가득채운 새까만 먹구름이 그들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들은 말들을 재촉했으나, 말들도 사람만큼 놀라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말을 듣지 않았다. 박만호의 개는 계속해서 하늘의 구름을 향해 짖고 있었다. 그것들이 그들의 위를 다다른 순간,  천둥이 내리치는 듯한 소리가 귓구멍을 꿰뚫었다. 그들은 위를 올려다보았다. 그제서야 그 까만 구름이 까마귀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중에는 다른 새들도 섞여 날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귀를 손으로 막으며 자신의 말들이 흥분해 날뛰는 것을 진정시켜야했다. 흥분한 말은 앞발을 들어올리며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만호는 고삐를 당겨 말의 갈기를 쓰다듬으며 달래자, 말은 콧김을 내뿜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푸른 안개는 조금씩 옅어져가고 있었다. 그때 덕형이 만호의 손등을 가리키며 말했다.

"자네 손좀 보게!"

박만호는 손등에 길게 베어진 상처가 사라져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 지나온 수풀 사이에 자란 가시나무에 베였던 것이지만 그리 깊지 않기에 그냥 두고 잊고 있었던 것이었다.

"허 참. 별일도 다 있군."

덕형은 만호의 손을 가만히 보다 다시 맑게 개인 하늘을 보았다. 아직까지 푸른 안개가 다 흩어지지 않고 주변을 감싸안고 있었다.

"가세. 이러다 날이 저물겠어."

덕형의 말에 만호는 채찍을 말의 궁둥짝에 내리쳤다. 얼마쯤 걸은 후, 덕형이 말했다.

"무엇때문에 이곳에 오자 하였는지 알고있나?"

"좌상께서 가자 보채지 않으셨습니까? 나이도 그리 많지 않으면서.....참. 사냥하러 가자하지 않으셨습니까?"

이에 덕형이 웃으며 말하길

"그렇지. 사냥하러 온 게지."

"그리 말씀하신분이 아무런 준비도 없이 오셨습니까?"

만호는 덕형이 들고온 봇짐에 문방구만이 들어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덕형은 박만호가 찬 화살통을 가리키며,

"그 활은 목궁인가?"

"그러하옵니다. 흑궁이 좋긴 하오나 구하기가 힘들고 값이 비싸 대신 구한 것인데 화살은 백오로 빳빳하고 좋아 잘 날라갈겁니다. "

이에 이덕형은 웃으며 말하길,

"자네가 만족할만한 사냥감이 있으면 좋겠군."

그들은 곧 마을에 도착했다. 종 하나 없이 온 몸이라 신분을 드러낼 순 없었기에 그들은 주막에 묵기로 하였다. 주막에 몸을 풀고 평상에 앉아 주모로 보이는 여자에게 국밥두그릇을 갖다달라일렀지만 주모는 쌀이 없다며 하루 지낼 방 값을 미리 내 준다면 이웃에게 얻어오겠다는 것이었다. 박만호는 내심 화가 났지만 행색이 초라하고 지쳐보이는 주모의 모습에 딱히 여겨 그리 하라 이른 후 밥을 지을 때까지 이덕형이 말하는 사냥터를 둘러보기로 했다. 주막을 나서기 전 방울 소리가 들린다며 박만호가 토시를 끼운 팔을 들어올리자 보라매 한 마리가 날라와 박만호의 팔 위에 앉았다. 활과 화살통을 챙긴 후, 각자의 말을 타고 그들이 길을 나서니 박만호의 개가 그의뒤를 따랐다.

"장마가 끝이 보이니 이제 곧 추수철이 다가올터인데도 벌써부터 사람들이 지쳐보입니다."

박만호의 말에 이덕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은 눈밑은 검해 피로에 찌든 듯 하고  배고프다 우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집 곳곳에서 들려왔다. 박만호는 혀를 차며 마을을 벗어나기 위해 말에 고삐를 당기려 했을때 말이 놀라 앞발을 들어올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박만호는 말을 진정시키고 말에서 내려와 바닥을 보니 거대한 뱀이 또아리를 틀고 있었다.

"아...아니 어디서 나타난게야?"

박만호의 개가 뱀을 향해 짖었지만 가히 그 크기가 무섭도록 컸기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시끄럽게 짖기만 하였다. 어른 팔뚝보다 굵고 그 길이가 한척은 될 듯한 길이의 뱀은 혓바닥을 낼름거리며 개를 향해 이를 드러냈다. 개는 꼬리를 내리고 짖는 것을 멈췄다. 이에 만족 유유자적하게 어느 집으로 들어갔다. 박만호는 뱀을 베기 위해 집안으로 들어섰다. 박만호는 자신이 본 광경에 눈썹을 찌푸렸다. 집안의 어른들은 뱀이 들어온 것에 기뻐하며 볼이 움푹 패인 얼굴로 웃으며 부엌에서 먹을 거리를 꺼내려 있었다. 이를 본 그들의 아이들은 자신의 어미의 팔을 붙잡으며 먹을 것을 빼앗으려 들었고 어미는 화를 내며 아이를 밀쳐내곤 기어이 뱀에게 음식을 물려주는 것이었다. 이를 본 박만호는 버럭 화를 내며 말하길,

"아니자신들의 아이가 울고 있는데 그 주린 배를 달래주진 못할 망정한낯 미물에게 자신들의 먹을 것을 던져주는 놈들이 어디 있더냐!"

이를 들은 부모는 거대한 풍채의 남자를 보며 벌벌 떨며 말하길 이 뱀은 한낯 미물도 아니며 자신들을 보호하는 것이라 하는 것이었다. 박만호는 뱀을 잡아 찢어 죽이려 했으나 이덕형이 이를 말리며 어서 가자 하였다. 말에 올라 마을을 빠져나와 산길을 걸으며 박만호가 말하길,

"좌상. 이곳은 이상하오. 단단히 미쳐있어. 나 또한 미칠 것 같아 두렵소."

박만호의 말에 이덕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또한 입을 닫고 이덕형이 가자는 대로 걸어가니 산 중턱 즈음에 절이 보이기 시작했다. 절의 이름은 화장사였다. 박만호는 눈썹을 들어 올리며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사냥터라 할 만한 것은 뵈지 않았다. 중 몇이 나와 마당을 거닐고 있었는데 이덕형이 그 중 한 명을 붙잡아 말을 걸었다.

"여기서 흘러온 소문을 듣고 왔네. 노승들의 학질을 치료해주는 게 있다던데."

덕형의 말에 박만호는 고개를 돌려 이덕형을 보았다. 사냥가자하더니 절이 보이자 당황한 그에게 그저 웃으며 다왔다말할 뿐이었다. 노승은 망설이는 듯 했으나 이덕형의 재촉에 화장사 불단 뒤에 바위로 안내해주었다.까마귀들이 바위에 발디딜틈 없이 붙어 앉아있었다. 박만호가 탄 말이 거칠게 푸르릉거렸고, 박만호의 개는 짖으며 까마귀들에게 달려들었으나 그리 멀리 날아가지 않고 근처에서 서성거렸다. 그의 매는 얌전히 그에 팔토시에 앉아있었다.

"아까 그 까마귀들이 어딜 가는가 싶더니 여기로 모여들었구만."

이덕형에 말에 박만호는 사람 하나가 들어갈 크기의 구멍을 보고 있었다. 빛이 닿지 않는 구멍은 실로 어두워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 왠 노파가 아이를 안고 그들 앞에 나타났다. 그러고는 아이를 바닥에 내려놓고는 가져온 보자기를 끌러 음식을 꺼내 구멍 앞에 두고 손이 닳도록 빌기 시작했다. 바닥에 눕힌 아이는 색색거리며 얕은 숨을 뱉어내고 있었다. 노승도 이를 따라 빌기 시작했다. 박만호는 왠 구멍에 대고 저러는 지 이제는 화가 날 지경이었나 그때구멍 속에서 거대한 고양이 한 마리가 머리를 드러내었다. 아니 그것은 고양이머리를 한 뱀이었다. 머리가 끝나는 부분은 사람 몸통보다 큰 뱀의 몸이 자리잡고 있었다. 뱀의 머리는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입을 벌려 음식을 낼름 받아먹고는 구멍 속으로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어디선가 날아온 백우(흰깃이달린화살)의 머리가 꿰뚤려 멈춰서 몇 번 꿈틀 거리더니 곧 움직이지 않았다. 노파는 놀라 아이처럼 울기 시작했고 이를 듣고 온 절에 있는 중들이 이 광경을 보곤 서로 다투어 뱀에게 합장하고 절을 하기 시작했다. 박만호는 들고 있는 목궁을 내려놓고는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은 채로 말에 채찍을 휘두르며 가버렸다. 만호의 개는 그의 뒤를 쫓았고 매는 날개짓소리를 내며 날아올랐다.

박만호는 그 후 당상관에 승진하여 고을 원을 역임하다 나이가 들어 자기 집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어느날, 고향의 족속을 거느리고 계를 하기 위해 이 화장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때와 달리 머리는 희끗희끗했으나 용모는 여전히 엄하고 굳세었다. 절에 중들이 그를 쳐다보며 이 노인이 당시에 뱀을 죽인 자와 같은 것 같다며 서로 이야기를 하다 그의 종에게 물었다.

"혹, 이 분이 장단 박만호가 아닌가?"

종이 그러하다 하자 여러 중들이 앞으로 나서며 박만호를 칭찬하기를 마지않았다. 박만호는 엄한 얼굴로 말했다.

"옛날, 이 절에 요괴같은 뱀이 있었는데 내가 화살 하나로 쏘아 죽였소. 중들은 나에게 재앙이 따를것이라 생각했겠지만, 나는 지금 그보다 나이나 지위가 모두 높소."

박만호는 웃으며,

"뱀은 미물인데, 어찌 사람에게 불행을 가져다 줄 수 있겠소? 더구나 옛날로부터 뱀을 죽이고서 복을 얻은 자는 얼마든지 있소. 그러니 그 때 어리석은 중들이 의혹한 것은 참으로 우스운 일이오."

이 말을 듣고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깊이 감탄하였다.

"그런데."

다들 박만호에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고 있는데 박만호는 눈썹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혹, 내가 이곳에 왔을때 다른 이가 있지 않았는가?"

박만호의 물음에 중들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홀로 이곳에 왔다고 다들 입을 모아 말했다. 박만호는 대답에 만족하지 못한 듯 했으나 더는 말하지 않았다.


촛불이 크게 일렁이자 이덕형은 붓을 내려놓았다. 이덕형은 자신이 쓴 것을 다시 읽어보다 그 종이를 찢고는 새 종이에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요즘 나이가 들어 실수가 잦아지는 듯 하였다. 어째서 자신은 가지도 않은 화장사로의 여정에 자신의 이름과 박만호라는 자와 대화를 나눈 흔적들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이덕형은 허탄하게 웃고는 앞으로 송도기이라 불릴 책의 일부를 다시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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