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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에 가위질 소리
게시물ID : humorbest_7192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니양~콩
추천 : 70
조회수 : 3915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7/26 11:13:02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7/25 20:46:42
이 이야기는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삼년 후 외할머니가 돌아가실때의 이야기 입니다.

외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에 많이 아프셨어요. 전신에 암이 퍼져 병원에 계셨고엄마랑 외삼촌들이 돌아가면서 간병을 하는 상황이였습니다.
외갓댁에 딸은 저희어머니 한분이시라
늘 딸에대해 정이 많았고 엄마또한 그랬기 때문에 엄마가 병원에서 간병을 하는 시기가 길었습니다.

엄마가 병원에 계신 날에는 제가 아침을 준비해야 했기에 으레 일찍 잠에 들곤 했어요. 아빠가 일찍 출근 하시기에 그 시간 맞춰서 밥을 준비해야했고 행여 늦잠잘까하는 불안감에 깊게 잠을 못드는 나날의 연속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
아니 밤인지 새벽녘인지 제대로는 모르겠어요. 서걱 하는 금속성 소리가 머리 바로뒤에서 들렸습니다. 간담에 서늘해지고 소름이 확 돋아서 벌떡 일어났죠.
근데 거기에 계신분은 저희 엄마였어요. 엄마가 어두컴컴한 제 방에서 가위로 제 머리카락을 자르고 계셨어요.

화들짝 놀라 엄마 왜 그래? 묻자
외할머니 가셨다. 오늘은 출근하고 낼 휴가내서 저녁에 와. 아침에 아빠밥은 안챙고도 돼. 아빤 외할머니 임종전에 연락받고 병원에 가셨고 낼 출근인 저를 위해 저는 따로 깨우지 않으셨더라구요. 그렇게 울먹이며 말하시곤 또다시 병원엘 가셨습니다(제가 일하는 곳은 부모님이 아닌이상 친척들 상중엔 휴가를 하루밖에 쓸수 없는 곳이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엄마의 행동이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왜 내 머리카락을?
오빠한테도 물어보니 오빠머리카락은 자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놀라움 반. 슬픔 반 그날은 더이상 자지 못했고, 이번에도 역시 입관식에 참여하지 못하고 그날 저녁부터 장례식장에서 조문객을 맞았고 그렇게 외할머니 장례식장을 마쳤습니다.

한참 후
엄마가 좀 추스려질 무렵 슬며시 이야길 꺼냈죠. 엄마 그때 내 머리카락 자른거 기억나? 왜 그런거야? 나 자다가 엄청 놀랬어.

아 그거 외할머니 입관식 할때 같이 넣었어. 이러시더라구요.

주변에 돌아가신 분은 외할아버지뿐이였고 그때도 타지에 있던터라 늦게 와서 장례식장에서 조문만 하고 장례식장에서 조문객 받느라 입관식이니 하는 장례절차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하여 그런거 넣어도 되는거야? 물으니
저의 안좋은 것들 가져가고 앞으로 잘되게 지켜달라는 의미로 넣었다고 하더라구요.

외할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 제가 유난히 몸에 안좋았어요.
수술도 하고. 잔병도 많고. 꿈에 외할아버지가 안좋은 모습으로도 많이 나오셨고. 외가쪽 손주도 저 혼자 여자여서 유난히 외할아버지가 이뻐하셨는데(전 중학생때까지 외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놀았음. 그만큼 외할아버지가 저를 이뻐하주심)
돌아가시고 나서 병원신세 한번 진적도없던 제가 두차례 수술하고 이상한 꿈도 꾸고 하니 엄마가 걱정이 많으셨나봐요. 그래서 외할머니 입관식때 넣었다고 ...

그래서 그런가 요즘엔 아픈데 없이 몸 건강히 튼튼히 잘 살고 있어요. 아마 외할머니가 지켜주신가 봐요.

곧 외할아버지 제사내요. 산소에 한번 들렀다 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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