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얼마나 필요할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그 진리 하나만은 변하질 않았다.
수차례 거듭되온 새로운 만남과 이별을 겪어보고 확실히 깨달았듯이,
너 역시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얼마나 지나야 할지 모르는 그 막막함 속에서
너를 애써 지우려 용을 써보고 돌아오라 떼를 써보고 미워하려 악을 써봐도
결국 시간이 필요하다는 변하지 않는 그 진실하나가 내마음에 메울수 없는 구멍을 내버린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우리가 함께였다고 기억되는 날만큼, 혹은 그 보다 더 많은 날들이 흐른듯 하다.
여느 노래가사 처럼 이제는 제법 무뎌져 아직도 문뜩 문뜩 스치는 네 기억에도
가슴을 부여잡지 않고 입가에 빙긋 미소지으며 절절했던 그때의 나를 그리고 우리를 회상해본다.
너의 행동하나, 말투하나, 그날그날의 기분에도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감각이 민감하게 반응하던
지난날들을 또 언젠가 그랬듯이 완전한 과거형이 되어 기억 너머로 훌쩍 넘겨버린다.
얼마나 기다렸던가, 무뎌지기를.. 그렇게 미친듯이 애원하던 그 잔잔한마음이 다시 내게로 왔다.
반갑다, 하지만 반갑지 않다. 너를 그저 지난 기억의 한조각으로 남기게 되는 이 순간이 반갑지 않다.
아직까지 문뜩 떠올라 그때의 우리를 떠올리게 하는 너지만,
그래도 이제는 웃으며 담담히 말할수 있다. 안녕 정말 사랑했던 사람아, 이젠 널, 아니 당신을 보내줄수 있겠네요.
그동안 고마웠어요.